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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변 신
책을 보기 전 왜 제목이 '변신'일까 한참 생각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변신은 더 쓸모 있고 더 좋은 것으로의 변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어느날 아침 깨어나보니 벌레로 변해 있었습니다.
저는 그레고르가 벌레가 되었을 때 그레고르 못지 않게 놀랐습니다. 또 하루 아침에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까지 버림까지 받았습니다. 항상 열심히 일하고 가족들을 위해 살았던 그레고르의 모습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레고르가 가족들을 끝까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효심이 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레고르는 그렇게 더러운 방의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하며 결국 가족들에게까지 버려집니다. 그리고 아픈 마음으로 고통스럽게 죽습니다. 아마 가족들이 그레고르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 주었다면 그레고르는 그렇게 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레고르가 느꼈던 외로운 마음은 잘 모르지만, 제가 사랑하는 가족이 어느날 저에게 멀어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힘들 것 같습니다. 저도 제 주변의 사람들이 외로워지지 않게 관심을 많이 가져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레고르가 벌레가 된 이유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 그냥 중얼거렸던 그레고르의 말이 벌레로 변하는 마법의 주문이 아니었을까요. 우리 누구나 나도 모르게 벌레로 변할 지도 모릅니다.
강아지로 변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가족에게 이야기를 해도 내 말은 '멍멍'하는 소리로만 들리고 가족들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했다. 나는 나인데 가족들은 나인 줄 모르는 그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목소리가 나오고 내가 나인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 귀여운 강아지도 아니고 무려 ‘벌레’로 변신한 ‘그레고르’가 있다.
하룻밤 사이에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그가 회사에 나가지 못하자 회사 지배인이 집으로 직접 찾아온다. 하지만 변해버린 그레고르를 보고 지배인과 가족들은 깜짝 놀라며 도망치기에 바쁘다. 처음에는 밥도 주고 들여다보기도 했던 가족들이지만 그레고르가 엄마를 놀라게 하자 아빠는 그레고르 등에 사과를 던지고 그 일은 몸과 마음의 상처가 된다.
이전, 그레고르가 돈을 벌어와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던 그때, 그는 가족들의 자랑거리였지만 벌레로 변신한 이후 가족들은 고레고르를 '저것' 혹은 '괴물'이라 부르고 수치로 여긴다. 동생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이렇게 감동을 느끼는데 과연 자신이 동물이고 벌레인가에 대해서 생각하는 그레고르. 잠깐 자존감을 회복했던 그였지만 다른 사람이 볼세라 그를 다시 방으로 밀어 넣기 바쁜 가족들의 모습과 ‘참을 만큼 참았고 할만큼 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는 가족들의 말은 또다시 그에게 상처를 입힌다.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생각하던 그레고르는 가족의 냉담함에 결국 죽음을 택한다. 쓸쓸한 그의 죽음. 그리고 그의 죽음과 함께 이제서야 해방되었다는 듯 따뜻한 볕을 쬐며 나들이를 가는 가족들의 모습이 대조된다.
그레고르는 가족을 위해 모든 시간을 쏟아부으며 돈을 벌어오지만 그가 그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자 가족들은 등을 돌리고 그를 버렸다. 진정한 가족이라면 그의 모습이 어떻든 그가 어떤 존재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잘 보살펴 줘야하는데 말이다. 사람의 존재 가치는 어떤 기능, 혹은 겉모습에 의해 값이 매겨지고 의미가 부여되는 게 아닌데... 어떤 기능을 하든 못하든 겉모습이 어떻든 존재 그대로 인정해주었음 좋겠다. 그랬다면 그레고르도 그렇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의 존재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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