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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2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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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9.14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98075705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6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껏 읽었던 당뇨병에 대한 책 가운데 가장 좋았던 책이라고 하겠다. 책을 쓴 제이슨 펑은 당뇨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의사의 처방에 따라 당뇨병에 대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세는 계속 안 좋아져서 복용하는 약이나 인슐린 주사의 단위를 올리는 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이 병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음으로써 파생되는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당뇨병을 제대로 다스릴 수 있는지까지 자세히 그리고 일관된 논리의 바탕 위에서 자신의 논지를 전개한다. 물론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감상은 다를 테지만 말이다.
제이슨 펑은 캐나다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오랜 기간 동안 당뇨병을 연구하고 필드에서 당뇨병 치료에 임해왔다고 한다. 그러니 이 사람이 당뇨병에 대해 하는 얘기는 어느 정도는 믿을 수 있겠다 싶었다.
다른 책에 대한 리뷰에서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나는 20년 가까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당뇨 환자이다. 당뇨가 발병하기에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30대 중반에 환자가 되었다. 너무나 극심한 피로, 극렬한 갈증,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해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다다라서 병원을 찾았고―증세가 시작되고 나서 병원에 가기까지 개략 1달 정도 걸렸는데 처음에는 야근을 너무 많이 해서 피로가 쌓인 탓인 줄로만 알았다― 피검사 후 혈당이 600 가까이 나오는 당뇨 환자라는 진단을 받았다. 경구 혈당강하제로는 치료가 안 되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의사의 처방을 그대로 따랐고 그 이후 계속해서 나는 내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나오지 않는 제1형 당뇨병 환자인 줄 알았다. 이사 등으로 인해 담당의사가 몇 차례 바뀌었는데 그 누구도 내가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아니라고 진단을 하지 않았다. 인슐린 주사의 단위 수는 높지 않지만 맨 처음에 처방 받았던 단위에 비하면 약 1.7배 높은 정도로 인슐린을 투여하고 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정밀검사를 하면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종종 저혈당증세를 겪었는데 그 이유가 체내에 인슐린이 과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안 맞아도 되는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게 아닌가 싶어서 의사에게 먹는 약으로의 전환에 대해 문의했지만 먹는 약을 복용하던 사람도 나이 들면 인슐린 주사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냥 가는 게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계속 주사를 맞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당뇨를 완치할 수 있다는 책 소개 내용을 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다가서게 되었다. 아, 이런 얘기에도 불구하고 나는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꽤 잘 조절하는 모범 환자로 평가받고 있다. 체중도 많이 나가는 편은 아니고.
꽤 분량이 되는 책이지만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그 핵심은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약 없이 간헐적 단식을 통해 완치의 길로 갈 수 있다.”이다. 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글쓴이는 긴 여정을 떠난다.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빠른 시작 매뉴얼에 이 책의 얼개가 나오는데 이 부분은 본문에 대한 예습 용도로 보다는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복습 용도로 활용하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 매뉴얼만 읽어서는 글쓴이 설명하는 바를 잘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선 당뇨병이란 무엇이며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한다. 또한 제2형 당뇨병의 병인은 무엇인지 드러낸다. 개략 알고 있던 내용이 분명히 머릿속에 들어온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심각하게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지만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 병은 유전 요인이 아니라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며 당뇨병 환자의 90~95%가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당뇨병을 앓고 있으면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암 등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훨씬 높아진다. 겉으로 드러나는 당뇨합병증 말고도 몸속의 기능이 떨어져서 생존 위협에 쉽게 노출된다고 이해했다.
이후로 결론 부분에 도달하기까지 왜 우리가 제2형 당뇨병에 걸리는지 그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기존의 치료 방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가를 이해시키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하나씩 현상과 현재 대처 방법의 문제점을 보여줄 때마다 속된 말로 설득된다. 특히 내가 경험을 통해 인지하던 문제점을 의학에 기반한 해석으로 풀어줄 때에는 답답한 가슴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제2형 당뇨병은 먹어야 하지 말 것을 먹고 체중이 는 게 가장 큰 원인이며 약이든 주사든 기존의 처치로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으므로 애초에 원인이었던 음식 투입을 통제해야 한다는 게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이다. 음식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헐적 단식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혹한다. 그리고 간헐적 단식이란 걸 시도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다만 이 책은 간헐적 단식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조금 불안해서 글쓴이의 다른 책인 ‘독소를 비우는 몸’을 찾아볼 참이다. 간헐적 단식을 하게 되면 인슐린 주사를 계속 맞으면서 해야 하는지, 주사를 계속 맞아야 한다면 주사 단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물론 글쓴이는 간헐적 단식을 하기 전에 담당의사와 협의를 하라고 한다.
책에서는 당뇨병이 드러나기 전에 나타나는 현상을 여럿 들고 있는데 비만 외에 지방간의 발생이 그 예이다. 비알콜성 지방간의 경우 피로가 많이 쌓이고 운동 안 해서 생긴 것이므로 잘 쉬면 낫는다 정도로 가볍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지방간이 당뇨병이 본격화되기 전의 전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당뇨 발병 전에 지방간 진단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었다. 진단해준 의사가 이러다 당뇨병이 오는 게 확실하니 빨리 조절하라는 조언을 했더라면 조금 더 조심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 지금 당뇨병이라고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지만 지방간이 있다고 진단 받은 이들이라면 자신이 곧 당뇨 유병자가 될 단계에 들어섰음을 알고 관리해야 한다. 제발 가볍게 듣지 말고 지방간 판정을 받으면 바로 대응하기 바란다.
책은 쉽게 설명하려고 애를 쓰지만―문장과 표현에서 느껴진다― 마냥 쉽지만은 않다. 무슨 얘기인지 금방 갈피가 잡히지 않는 부분도 꽤 등장한다. 하지만 길게 설명한 내용을 자주 도표로 정리해서 이해를 돕는 점은 유용하다. 다소 복잡한 바를 엑기스만 뽑아 만든 도표를 본문과 연결하면 의미를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각 파트의 마지막에는 실제로 치유된 임상 사례를 두 건씩 제시하는데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의 도구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적어도 당신이 당뇨병 환자라면 당신의 병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구비해두라고 권하고 싶다.
책을 읽고 이런 의문을 갖는 이도 있을 수도 있겠다. 내 담당 의사는 이런 얘기를 해주지 않는데 왜 이 의사는 하는가? 혹시 이 사람이 잘못된 주장을 해서 혹세무민하는 것은 아닌가? 내가 당뇨병을 오래 앓아서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환자가 아니라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의사가 말하는 당뇨병 증세의 변화 상황을 읽으면 내가 겪었던 바와 그 흐름이 같아서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그 누구보다 자세하고 분명하게 병의 내용을 알려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부분에서도 이 사람을 믿는 게 실수는 아니지 않을까
당뇨병 진단을 받은 때로부터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의사 중 그 누구도 당뇨병은 완치될 수 있다고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나도 이 병은 죽을 때까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혈당이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합병증이 생기고 수술도 받지 못하므로 혈당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만 들었다. 그런데 완치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움튼다. 그러고 싶다는 욕심이 돋는다.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안 된다, 백미나 밀가루 같은 정제 음식도 안 된다 같은 얘기는 이미 알고 있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런 음식을 금함과 동시에 인슐린 투약과 저칼로리 식사,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처방을 이행하다 저혈당증세를 여러 차례 겪게 되면 저혈당증세를 피하기 위한 정도로는 정제 탄수화물을 먹어두어야겠다는 면피심이 발생한다. 저칼로리 식사나 운동은 책에서 얘기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꾸준히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책에서 권하는 간헐적 단식을 시도해보려고 한다. 얼마를 살든 노력하지 않아서 나와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기 보다는 방법을 바꾸고 몸 상태를 나아지게 만들어 보고 싶다. 어쨌든 의사와 상담하고 단식을 실행해보면 어떤 결과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6개월 후쯤에 실행의 결과를 기쁘게 공유하는 글을 올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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