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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4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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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576g | 145*215*30mm |
ISBN13 | 9791196719463 |
ISBN10 | 1196719462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아직 클래식 입문자 수준이지만 최근 1 ~ 2년 사이 클래식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시간 날때마다 틈틈이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고, 기회가 되면 클래식 관련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몇해 전만 해도 클래식 음악은 일부 클래식 애호가들이나 산모들의 태교를 위한 음악으로만 생각했던 내게 큰 변화가 온 셈인데 최근 꾸준히 클래식 책들이 출간되는 걸 보면 나처럼 클래식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벚꽃이 만발하던 4월. 클래식 관련 책들 중 봄과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을 만났으니 이채훈의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다. 책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을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처럼 풀어낸 31편의 짧은 글들이 담겨져 있는데 책 중간 중간 작가의 회상이 잘 어우려져 있어 읽는 이의 감흥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요즘 클래식 책에 빠질 수 없는 QR코드가 이야기 중간에 삽입되어 있어서 눈과 귀를 행복하게 해 준다.
저자 이채훈은 현재 클래식 칼럼니스트로 30년 가까이 MBC에서 PD로 일하면서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리즈, <모차르트, 천 번의 입맞춤>, <비엔나의 선율, 마음에서 마음으로> 등 음악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방송국을 떠난 뒤엔 클래식 음악에 대한 칼럼을 쓰고 <이채훈의 킬링 클래식>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청중들을 위해 강연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생애
책은 클래식 책답게 7악장으로 장을 나누었는데 클래식 대표 음악가 27인의 생애가 시대순으로 배열되어 있어서 클래식 400년 역사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짧게나마 음악가들의 주요 생애를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제1악장 비발디, 바흐, 헨델, 페르골레시, 하이든 제2악장 모차르트 제3악장 베토벤 제4악장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쇼팽 제5악장 슈만, 리스트, 바그너, 브람스 제6악장 베르디, 스메타나,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제7악장 말러, 메사앙, 윤이상, 브루노 발터, 다니엘 바렌보임, 게오르크 숄티, 로린 마젤 |
봄이 오면 떠오르는 <사계>의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가 베네치아의 '피에타 자선원'에서 일하며 500곡 가량의 협주곡을 작곡했는데 그의 음악을 세계 최초로 연주한 사람이 자선원의 고아 소녀들이었다는 이야기, 음악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바흐는 궁정 악단 지휘자(단장)로 종교 음악을 작곡하며 평생을 조용히 살았을 것 같지만 책에서는 3가지 사건(바흐, 감옥에 가다, 괴텐에서 '유기' 당하다, 일주일에 한 편씩 칸타타를 쓰다)을 통해 바흐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돌아본다.
헨델과 조지 1세의 질긴 인연과 오페라로 승승장구하던 헨델이 거지 오페라에 패한 이야기, 최초의 자유음악가로 살아간 모차르트와 아버지 이야기,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사건을 중심으로 한 베토벤의 두 얼굴적 삶, 유복한 삶을 살면서 이탈리아로 '제2의 모차르트'로 비약할 그랜드 투어를 떠난 멘델스존, 최초의 '리사이틀'을 열며 지금의 아이돌 스타 이상의 인기를 구가했던 리스트, 미국 클래식 음악의 시조 역할을 한 체코의 드보르작 등 클래식 대표 음악가 27명의 주요 생애를 다루고 있어 책의 마지막 '클래식 시대' 연표와 함께 클래식 400년을 한 눈에 그릴 수 있다.
□ 음악
요즘 출간되는 클래식 책들은 QR코드로 스캔에서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어 보고 듣는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는 연주 영상을 비롯해 발레 영상, 다큐멘터리 등 무려 107개의 QR코드가 있어서 책의 감흥을 높여 주고 있다.
하이든은 <교향곡 94번 D장조>를 연주회에서 연주할 때 꾸벅꾸벅 조는 청중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2악장에서 갑자기 모든 악기가 "꽈앙!" 소리를 지르게 하여 교향곡에 <놀람>이란 별명이 붙여줬고, 모차르트가 자신의 연주로 <피아노 협주곡 21번 C장조>를 아버지 레오폴트 앞에서 초연하여 아버지와의 7년간의 갈등을 화해로 마무리했다는 이야기, 어린 시절 모차르트를 능가하는 천재라는 칭호를 받으며 17살에 자신의 대표작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을 썼던 멘델스존, 에디슨의 대리인인 테오 방게만 박사의 제안으로 연주와 자신의 육성을 남긴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 연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꿈꾸며 이스라엘 코앞에 있는 팔레스타인의 수도 라말라에서 역사적인 연주회를 개최한 다니엘 바렌보임의 <라멜라 콘서트> 다큐멘터리 등 클래식 음악가들의 대표 음악들을 QR코드를 통해 생생이 들려준다.
□ 사랑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클래식 음악가들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야기일 것이다.
파리에 정착했던 쇼팽은 마리아 보진스키라는 폴란드 귀족 가문의 여성에게 마음을 주고 청혼까지 했으나 때마침 결핵에 걸린 쇼팽의 건강을 걱정한 그녀의 어머니 반대로 인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고 소팽은 마리아 보진스카가 보낸 편지 묶음에 '모야 비에다(나의 슬픔)'라 써 놓고 평생 간직했다고 한다.(그녀와의 만남을 기념하며 작별 선물로 준 곡이 '이별의 왈츠'Ab장조 op.69-1 이다)
"당신은 나의 영혼, 당신은 나의 심장. 당신의 사랑은 나를 가치 있게 해 주며, 당신의 눈빛은 내 마음을 깨끗하게 해 주네."
슈만이 사랑하는 클라라에게 결혼 전날 26곡의 노래가 담긴 가곡집 <미르테의 꽃>을 바쳤다고 한다. 슈만은 20살 전후 프리드리히 비크에게 피아노를 배우며 자연스럽게 비크의 딸인 클라라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하는데 클라라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로 법정 투쟁까지 가는 힘겨운 과정 끝에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된다. 난관을 극복하고 사랑의 결실을 맺은 두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슈만의 클라라에 대한 마음이 그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A단조 op.54에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 평생 동성애자의 정체성으로 괴로워하던 차이콥스키가 모든 사랑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고 여기며 만든 첫 관현악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 19살 연하의 알마 신틀러와 결혼한 말러가 그녀에게 선물한 아름다운 <아다지에토>는 세월이 흐른 후 1996년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남편을 잃은 러시아 출신 피겨 여왕 예카테리나 고르디에바가 <아다지에토> 선율에 맞춰 펼친 피겨 연기를 통해 슬픔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 회상
악장 중간 중간 저자의 클래식 성장기라 할 수 있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를 통해 저자와 음악의 인연에 대해 공감 가득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가 까까머리 중학교 1학년이었던 1972년 가을 이화여대 강당 앞, 빈 필하모닉의 연주를 듣기 위해 표도 없이 무작정 연주회장으로 갔으나 끝내 들어가지 못하고 방송 중계차 옆에서 녹화 모니터 화면으로 연주회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들여다봤던 기억, 대학 졸업 후 일간지 기자로 1년 남짓 일하던 누나의 갑작스런 자살과 누나가 저자에게 남겨 준 RCA-빅터 축음기와 LP 음반들에 대한 이야기, 아버지의 반대와 자신의 한계로 좌절된 음악가의 꿈 등 저자의 음악과 관련된 회상들은 책의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는 첫 장을 펼친 후 꽤 오랜 시간을 읽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고 듣느라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해야겠다. 책 속 이야기와 함께 QR 코드 속 유튜브 영상과 클래식 음악들은 벚꽃이 만발하던 4월 동안 내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클래식에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주었다. 이 책 한 권으로 클래식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시대순으로 정리된 클래식 대표 음악가 27인을 만나다 보면 클래식 400년 역사가 머릿 속에 큰 그림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꽃들이 만발하는 이 좋은 봄날씨에 어렵지 않은 아름다운 클래식 책 한 권을 읽으며 봄의 충만함을 느껴보는 것도 봄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은 아닐까 싶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혜다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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