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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3년 06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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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7.95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60901421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5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새언니가 10개월 동안 몸 속에서 키웠던 아들을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예정일보다 1주일이나 지나는 바람에 순산이 끝날 때까지 내심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니 이번엔 산후우울증을 우려하는 엄마의 모습에 뜨악했다. 아, 도대체 출산의 끝은 어디인 거야!!
나는 사실 그닥 엄마이고 싶지 않은 여자다. 누군가를 위해 내 모든 것을 내어놓거나 양보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특히 공공장소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어린이들을 볼 때 그 마음은 더욱 강해진다. 지 새끼 낳으면 달라질 거라는 어른들의 말씀을 질리도록 들었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어린이들 덕분이리라.
이런 와중에 오빠의 결혼으로 새 식구가 들어왔고 곧 새 생명이 탄생했다. 솔직히 아직까지 실감나지 않지만 열심히 세뇌 중이다. 우리집에 처음 본 누군가가 태어났다고. 어쨌든 새언니의 산후우울증을 우려하는 엄마 때문에 나까지 조바심이 생겨 바로 이 책을 골랐다. 내가 읽을 책 한 권, 새 언니에게 선물할 책 한 권.
에세이라 읽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종종 한 문장, 한 문장 되뇌여 읽고 싶은 문장들이 등장한다. 아직 난 엄마가 아니니까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잠시 접어두고 삶에 대한 부분들이 주로 눈에 들어온다.
어른이 되면 어차피 싫어도 잘 맞는 척해야 될 때가 허다한데 미리부터 위선을 연습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인간관계에선 애써 노력하지 않는 게 늘 최선이라 생각해왔다. 억지로 노력하는 순간 무리하게 되고 스트레스가 생기고, 그렇게 되면 타인과의 인간관계 이전에 나 자신과의 관계가 어그러지기 시작하니까. 그런 인간관계는 우리에게 그 무엇도 줄 수 없다.
-네가 무리하는 건 싫어 중-
모든 건 자연스러운 게 제일인 것 같다.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더더욱. 그 사람을 더 빨리 많이 알고 싶은 마음에 자칫 부렸던 욕심들은 상대방에게 부담을 넘어 짜증을 유발할 수 있다. 조금만 더 때를 기다렸다면, 나 스스로 욕망을 다스리고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보다 어렸을 땐 그렇게 조급해했던 나를 수없이 자책했지만 이제는 하나 배웠군, 다음엔 딱 30초만 참아보자며 달랠 줄 알게 되었다.
먼 훗날 지금의 내 나이가 되었을 딸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는 저자. 그녀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더 이상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펐단다. 엄마가 내 나이였을 때 어떤 꿈을 꿨는지, 어떤 체념과 지옥을 겪었는지 이제 더는 알 수가 없다며.
내 몸을 힘들게 만드는 자식에게 느끼는 짜증과 동시에 엄마로서의 죄책감, 엄마에게만큼은 딸이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주길 바란다면서 정작 유치원에 다니기 힘들다는 딸의 말을 외면했던 것 등 매 순간순간 예측할 수 없는 딸(혹은 아들)을 둔 엄마는 처음인만큼 당혹스럽고 답을 찾기 어렵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비슷한 경험을 한 초보엄마들에게 남몰래 건네는 다독거림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도 지금 당신과 같은 감정을 수없이 느끼고 있다고. 그러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우리 모두 이 터널을 열심히 걸어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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