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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7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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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 PDF(DRM) | 87.36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91185769325 |
2024년 09월 02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09월 20일
2024년 09월 02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20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28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얼마전 '나혼자 산다'에 마술사 이은결이 출연해 그의 혼자남 삶을 엿보면서 잠깐 그의 마술 작업실이 공개되었는데 20대 이은결 마술사의 첫 공연을 보러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마술 콘서트가 없던 시절이라 생소했고 무엇보다 마술이 속임수가 아니라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는 고마운 매개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정말 신나게 즐겼더랬다. 이렇듯 마술이 대중화가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p9 역사적으로 사람들은 다양한 기록을 남겨왔다
여자 마술사가 드문 시절 외대를 졸업하고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군인 스튜어디스직을 사직하고 마술사가 된 오은영 마술사가 알려주는 마술의 역사와 명화 속 마술의 이야기들은 마치 일요일 오전 '서프라이즈'를 보는 것처럼 설레고 신기한 내용 투성이였다. 가령 성경 속 동방박사는 사실 '마기'였는데 고대 페르시아의 사제 계급을 일컫던 용어인 마구스(오늘날의 매직)의 복수형인 마기는 한 부족의 이름(메디안)이기도 했지만 마술과 마술사의 어원이기도 했다. 이 마기 중 가장 유명한 사람들이 바로 동방박사였으며 이들이 성서 속에서 '마기'로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는 매춘 못지 않게 마술 역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고대 벽화 속에서도 점을 치는 모습, 예언하는 모습들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몇번 들어가보지 않았던 유령의 집은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의 과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가 개발한 매직 랜턴으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그가 개발한 특수 효과는 18세기에는 요한 게오르그 슈레퍼에 의해 영혼을 불러 내는 의식 즉 교령회에 이용되기도 했다. 이후, 판타스마고리아라고 불리는 환영으로 발전되어 트릭 영화에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마술의 바탕은 속임수가 아니라 기술이며 그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는 어제보다 오늘 더, 오늘보다 내일 더 놀라운 마술들을 구경하게 된 것이다.
보통 우리가 구경했던 마술은 사람을 통에 넣고 칼을 찔러넣는 모습 혹은 물체를 사라지게 하거나 다른 물건으로 바꾸는 모습 또는 탈출마술 등이었는데 책 속에서 발견한 인도마술은 익숙한 그 마술들과 달리 어쩌면 잔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그런 종류의 마술이었다. 밧줄 마술은 꼿꼿이 선 밧줄 위로 올라간 사람을 잡으로 뒤따라간 사람이 앞사람을 칼로 토막내어 떨어뜨리고 곧 마술사는 그 시체를 바구니에 주워 담아 부활시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는 아니겠지만 그 끔찍한 쇼를 보게 되면 두 눈을 감게 될지 나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우디 앨런 감독에도 등장한 바 있는 중국인 마술사 청링수는 특이하게도 죽어서야 그가 중국인이 아닌 미국인 윌리엄 엘즈워스 로빈슨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생김새가 다른데 어떻게 사람들은 그를 중국인 마술사로 생각했던 것일까. 그 사실부터가 이미 마술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놀라움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남자 마술사들이 이렇듯 각광을 받았던 것과 달리 여자들은 마녀라는 오명을 쓰고 재판에 회부되는가 하면 화형당해지기도해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드는데, 이는 마술이 남자들의 성역으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에는 영화에서조차 여자 마술사의 멋진 모습이 그려지는데 말이다.(나우유씨미 마술사기단)
점성술사, 연금술사, 마법사 등으로 불린 남자들과 달리 마녀로 분류된 여자들의 삶은 참으로 비참했다. 박해를 받고 희생당하며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으나 그들 중 대부분은 억측이었을 뿐이었고 1900년대에 이르러서야 아델라이드 헤르만같은 위대한 마술사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마술의 역사들이 사진 혹은 그림으로 남아 그 당시의 분위기를 짐작케 하는데 아름다운 모습이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살짝씩 불편한 구석들이 있어 더 유심히 관찰하게 만든다. 특히 조르주 드 라 투르의 <에이스 카드를 든 사기꾼> 속에서는 카드 게임을 하는 남자도 여자도 가재미 눈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래 게임이나 도박할 때 사람들의 눈은 정말 이럴지도 몰라'라는 생각과 함께.
호모매지쿠스. '호모루덴스','호모 사피엔스' 를 너머 '호모매지쿠스'는 고대부터 존재해온 인간형인 동시에 새로운 조어로 인류의 마술적인 삶을 규정하기에 적합한 단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약간 낯설었으나 들으면들을수록 귀에 감기는 호모매지쿠스. 마술계에서도 미술계에서도 주목해 볼만한 그들의 모습은 이젠 그림보다는 영화에 더 자주 등장해 놀라움과 웃음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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