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말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저절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 말의 고통이 느껴져서이다.

 

                                   <수술을 잘 견뎌낸 말에게>

 

  비르아켕! 안녕?

  난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병에 걸린 것을 금방 알아차렸단다. 그런데 네가 장폐색증이란 병에 걸린 건 나도 알아채지 못했어. 창자의 일부가 막혔을 때 많이 고통스러웠지? 네가 수술을 잘 견뎌내는 장면을 읽고 나도 한숨을 내쉬었어. 내가 너였어도 엄청 고통스러웠을 거야. 나는 비르아켕, 네가 대견스러워. 그래서 이 편지를 쓰는 거야.

  비르아켕! 정말 네 번의 경주에서 우승했니! 정말 놀라워. 당장 너를 찾아가서 축하해 주고 싶어.

  나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미소라고 다 기쁘거나 즐거울 때 짓는 게 아니란 것을 알았어. 그래서 나도 쓸쓸한 미소를 지어보았단다. 그랬더니 쓸쓸한 마음이 내 가슴을 색칠하더라.

  의사들은 너의 안락사를 주장했지만 아이들은 수술을 주장했어. 너는 그런 수술을 견뎌내고 또 한 번의 경주에서 우승한 거야. 너를 살리려고 수술을 주장한 아이들에게 보답하듯이 말이야.

  비르아켕! 널 꼭 보고 싶어. 그리고 네가 잠들 때까지 옆에서 너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 네가 자랑스러워서 그래. 너를 사랑해. 아픔을 잘 견뎌내서 자랑스럽고.

                                                              동물을 사랑하는 승민이가

 

  나는 비르아켕에게 쉽게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을 배웠다. 또 이 책에서 어른들에게 기쁨을 되찾아 주는 것은 아이들이란 것을 알았다. 나도 며칠 동안 생일 파티를 준비해서 엄마와 아빠의 얼굴 가득 웃음을 퍼지게 한다. 며칠 전에는 엄마에게 보내는 마음을 스마트폰에 녹음해서  들려 주었는데 엄마가 우시려고 했다. 그리고 산책을 할 때, 나의 뒷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눈길을 나는 느낀다. 그 웃음을 자주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

저는 말의 미소라는 책을 읽었어요.

처음에는 말도 우리처럼 웃을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처럼 웃는것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정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해서 웃는데 말의 미소속에 있는

말은 아파서 웃었어요. 우리가 보기에는 말이 웃는것이라고 생각해서 찡그린 얼굴이

웃는 얼굴처럼 보였졌어요. 설수도 없어서 다리를 구부린 것이 인사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말의 마음도 몰라져서 말이 너무 속상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도  가끔 내 마음을 몰라주어요. 그럴때  전 너무  속상해서 울기도 하고

더욱 엄마한테 화를 내요. 나는 이야기 할수 있어서 말을 할수 있지만 말은  이야기도

못하고 너무 안됐어요.  하지만 이젠 말은 아프지 않아요. 그래서 웃지도 않아요

너무 아쉬워요. 정말 말이 웃을수 있다면 어떻게 웃을까? 너무 궁금해요  엄마는

내가 웃는모습이 제일 멋있데요. 말도 가짜 웃음이 아니라 정말 행복해서 웃는

진짜 웃음을 가졌으면 해요.
 

책 제목은 '말의 미소'인데 표지 그림은 제목과 어울리지 않았다.
말 주위에 어린이들이 많이 몰려 있었고, 그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 슬프고 우울한
모습이었다. 왜 그럴까 궁금했다.
그래서 책을 읽었더니 말이 병이 들어서 괴로워하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선생님이 말을 한마리 샀는데, 그 말은 병이 들어서
오래 살 수 가 없었다. 정말 불쌍하고 마음이 아팠다. 또 말 주인이 정말 나쁘다는
생각을 했다. 나쁜 아저씨.....

비르아켕은 '사막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경주마였다. 8살이고 경주에서 4번이나
우승을 했지만 지금은 늙고 병이들어 도살장에 가기로 되어 있는 불쌍한 말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저금통을 깨고 용돈을 모아 3500프랑에 샀지만 말은 웃고 있었다. 선생님과 아이들도 함께 웃었다. 말이 즐거워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말이 웃을때는 몹시 아플때 라는 것을 수의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비르아켕이 장폐색증에 걸린걸 알게 되었다. 사람은 기쁠때 웃지만 말은 아플때
웃는것이 이상했다.

마음씨 좋은 수의사 선생님 덕분에 비르아켕의 창자를 씻어내는 수술을 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열심히 기도했다.
'하느님, 불쌍한 비르아켕이 꼭 건강해져서 아이들이랑 놀게 해주세요'

말은 혼자서 일어나야 살 수 있다고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이들은 응원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응원했다.
"일어나, 일어나, 비르아켕! 어서 일어나"

그러자 비르아켕이 혼자 일어섰다. 마음이 안정되고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비르아켕이 일어나는걸 보고 살려는 용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비르아켕과 아이들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비르아켕 아자!"




 

주민의 수가 반으로 줄고 사람들의 마음까지 황폐해진 시골 마을. 그 곳에 희망을 주고 싶은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말 한마리를 구입하기로 한다. 말을 구입할 비용을 모금하는데 워낙 가난한 마을이라 말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에 그친다. 결국 선생님은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비르아켕을 사게 된다. 말 주인은 경마에도 나가지 못하고 전혀 쓸모가 없어 도살하려는 병든 말을 아이들과 선생님께 가져다준다. 비르아켕이 아이들을 보고 웃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비르아켕이 자기들을 보고 너무 반갑고 행복해서 웃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의 미소는 고통을 참으려다 얼굴 근육이 움직여서 생기는 것인데도 말이다. 비르아켕을 학교로 데리고 왔지만 비르아켕은 아픔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고 급히 수의사가 달려온다. 썩어서 악취가 풍기는 장을 도려낸다. 마음 졸이며 수술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비르아켕에게 외치기 시작한다. "힘내! 힘내! 비르아켕~ 비르아켕~" 말이 일어서지 못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비르아켕이 고통을 이겨내며 힘겹게 일어서는 장면에서는 내 가슴까지 뭉클해졌다. 비르아켕은 아이들의 응원을 듣고 있었다. 아이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어린 친구들의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살고자하는 열망과 열심히 하고자하는 의욕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병든 말, 비르아켕을 살려낸 것은 바로 어린 친구들의 사랑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