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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8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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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92쪽 | 492g | 147*210*17mm |
ISBN13 | 9788958206798 |
ISBN10 | 8958206799 |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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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우리에게 경이를 안겨준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것에서부터 우리 머리로는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거대한 것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룬다. 그것이 생명체이건, 무생물이건 과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우리는 그것들의 존재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렇게 볼 때 과학은 ‘그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되고 그 질문에 답하는 학문일 게다. 이 책 [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을 쓴 김홍표 교수도 ‘과학은 질문이 답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가깝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17년부터 경향신문 <김홍표의 과학 한 귀퉁이>에 쓰기 시작한 질문들을 모았다고 한다. ‘생명의 역사를 읽는 넓고 깊은 시선’이라는 부제가 의미하듯, 저자는 작고 사소한 것에서부터 넓고 거대한 것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고 생각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것들이 어떤 자연의 법칙을 가지고 있고, 또 그것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한편 한편의 글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과학지식을 존재의 차원에서 성찰하고 있다. 마치 과학 에세이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재의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과 혹은 사람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엄청난 수의 생명체가 지구행성에 살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끊어짐 없이.’(22쪽) 식물은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산소를 만들며, 인간은 그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며 서로 연결된다. 그래서 그렇게 존재하는 나는 모든 것을 떠나 고귀한 존재이면서도 혼자서는 존재하지 못한다.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태양의 빛에 기대어 살고 있으며, 그들을 구성하는 물질과 그들의 삶을 이어주는 에너지 순환을 생각해보면 동물과 식물과 미생물의 경계는 사라지고 만다.
‘소화기관의 여정을 따라가는 일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그 작업은 인간을 포함하는 다세포 생명체가 결국 낱개의 단세포에서 기원했다는 진실을 소환하는 논리적 수순을 따른다. (…) 우리가 먹는 일은 수십조 개에 달하는 우리 세포 하나하나를 배불리 먹이는 일이다.’(74-75쪽)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먹는 일에 대한 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심장과 폐와 간 등의 소화기관과 생식기관의 작용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가하면 귀지나 점, 지문, 코딱지, 털과 같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작용의 결과는 먼 옛날부터 우리가 진화해오면서 겪었을 세상살이의 곤고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식론 수준에서 필요한 인간 지성의 경계를 세포와 생명체들은 쉽게 넘나든다. 세상에는 원래 그런 경계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그랬듯이, 세상은 거대한 네트워크로 하나가 된다.’(7쪽) 지구에서 태양에 다리를 놓아 다양한 지구 생명체에게 안정적으로 먹을 것을 확보해주고 진화적 복잡성을 향한 시간을 벌게 해준 것은 식물이다. 또한 세포 안 미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생화학적 작용에 관계하는 것은 미생물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 모두는 이런 식물과 미생물에 빚을 지고 있다. 처음부터 세상은 하나의 네트워크로 유지되어왔지만, 우리는 인위적으로 그것을 교란하고 행성의 주인노릇을 하려 한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아오는 것들, 사소하고 작은 것들, 존재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어 관심조차 주지 않는 것들을 경계없는 과학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리 인간 역시 지질학적 시간 속에서는 유한하기 짝이 없는 존재이며, 이 행성에 일찍부터 존재했던 것도 아니다. 생화학적 작용과 물질과 에너지 순환으로 서로 엮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 저자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쉽게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 동안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루어진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원소, 세포, 바이러스에서부터 시작하여 동물을 넘어 식물과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그것들의 존재를 통해 인간존재에 대한 성찰에까지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지구에 사는 한 종의 생명체로서 인간이 지켜야 할 겸손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저자, 그것은 우리가 자연과 세상을 과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질문을 던질 때 가능함을 [작고 거대한 것들의 과학]은 보여주고 있다. 과학에 관한 글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은 그만큼 저자의 글쓰기가 단단함을 말하는 것이 아닐런지.. 오랫만에 흥미로운 책 한 권을 읽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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