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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9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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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43.43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91190030663 |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01일
2023년 08월 08일 ~ 2025년 09월 08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7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 하지 않는다
공부란 무엇인가?
도서의 제목처럼 진지하게 고민스러웠고, 배워도 배움은 끝이 없었기에 부족함을 항상 느끼고, 어느 단계가 되어도 배움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공부에 치여서 해야'만'하는 상황보다 이미 현역시절은 지났거나 공부에 미련이 남은 이들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경험을 바탕으로 결론지어 본다. 나 역시도 공부를 해야'만'했던 시절을 빽빡하게 보내지 못한 탓에 공부에 대해 간헐적인 노력으로 내 미련과 공허함을 채우고 있었고, 그랬기에 이 도서의 제목은 나의 공부에 대한 생각을 결론지어 줄지도 모른다는 깊은 바램을 담은 도서였다.
도서를 읽기전 김영민 교수님의 그 유명한 [추석이란 무엇인가?] 라는 칼럼을 읽었고 지적이지만 엉뚱함으로 표현되는 문체를 보며 <공부란 무엇인가> 에 도달하게 된 것이다. 공부가 무엇인지 손에 쥐어주기 보다 여러 지식의 문을 통과하여 그의 속내를 파악해야 이해가 되는 도서란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터 학생들과 '대머리'에 관한 진지한 토론을 하는 내용부터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 사회적으로 헷갈리는 대화의 장이 벌어지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등의 전개가 의식의 흐름대로 쓰여진 건 아닌지 의심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다 정신차리고 집중하며 숨은 행간의 의미를 이해하다보면 공부의 의미는 물론 더 많은 지식을 깨닫기에 아주 탁월한 도서였다. 개인적으로 읽어서 보람을 느끼고, 무언가 남기고 싶고, 남에게 나눠주며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소소한 바램 등이 독서를 하고 얻고 싶은 결과인데 그 목적을 충족해 주면서도 유쾌한 언어들을 비틀어내는 방법이 부모의 부부싸움을 중간에서 해결해 버리는 만렙 내공의 자식이 될 것 같은 기분도 들게 하는 비유로 꽉 찬 도서였다.
자식들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어머니나 아버지가 학교에 찾아와서 통사정을 하거나, 떼를 쓰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하더군요. 참 난감할 것 같습니다. 대학은 유치원이 아닙니다. (중략) 이렇게 강조했는데도 성적이 안 좋다고 여러분들 엄마가 연구실에 찾아와서 저를 괴롭히면, 저도 어찌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도 엄마를 불러올 수 밖에.
'지적 성숙의 과정인 공부에 대해 알려면 공부에 대한 삶과 기초를 터득하고 생각을 정교하게 목마른 사람처럼 배움의 기회를 찾기를 권유한다'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의 함축이라 조심스럽게 단정해 본다. 대충 알고 있는 단어를 대화가 이루어지는 장에서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서로의 말을 곡해하기에 정확한 개념을 알아가는 것과 모호함에서 헤어나오길 바라는 서두 부분은 공부의 기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평소에 알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착각한 척 하며 사용한 말의 습관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하는 중요한 읽을거리였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무용해 보이는 것에 대한 열정이 공부하는 삶이라고 설명한다. 무작정 공부하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거나, 목적없는 공부를 제시하는 뒷심 부족한 주장으로 끌고 나가지 않고 '주기적으로 정해진 일을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간접적인 응원을 잊지 않는다. 그가 제시하는 공부에 대한 기대효과의 하나인 '섬세함'의 장, 단점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고 또 다른 기대효과인 '간지가 난다'는 내용은 공부가 즉각적인 쓸모와 거리가 멀수록,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라틴어나 초서 읽기 등은 현실적으로 무슨 이득을 가져다 줄지 불분명한 것들이 자기 통제력을 놓지 않은 파계승 같은 '간지'가 맴돈다는 것은 현실적인 공부에 대한 대안을 꼬집기도 한다.
이처럼 무용해 보이는 공부가 가진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아마도 그런 공부가 죽기보다 하기 싫을 것이다. (중략) 공부가 싫은 나머지, 공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일을 그는 해낼 수 있게 된다. 공부가 싫은 나머지, 숨막히는 조직생활도 해낼 수 있다. 심지어 매일 출근도 해낼 수 있다.
도서의 중반이 되면 공부의 능동성과 창의성을 다루는데 공부의 기초로 질문과 맥락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다. 흥미로운 것은 '책을 왜 읽는가?'란 질문에 대해 '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드러나기 위함'이라는 프랑스의 비평가 에밀 파게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책은 사회와 자아의 중간에 있다는 즉, 사회로부터의 도망이 독서이고, 자아로부터의 도망도 독서가 될수 있다는 의견은 결론적으로 독서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를 준다는 것이다.
언어가 풍부해지면 사회에 나가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더라도,
작은 축제와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된다.
참 반짝거리는 문장이라 생각되는데 이것저것 머리에 넣어두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부딪히고 가슴 깊숙하게 발효되어 다채로운 상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공부에 대한 강요와 허울뿐인 설명보다 스스로가 공부에 빠져들고 싶은 문장이 아닐까 생각되어 굉장히 인상깊던 구절이다.
또다시 흥미로웠던 부분은 '서평이란 무엇인지'를 다룬 부분이다. 독서 후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서평에 관한 관심은 기본적일텐데 저자의 서평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다. 더군다나 저자의 말처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독자가 읽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서평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나의 조악한 글이 책에 대한 세계를 열어준다고 생각하니 성장이 더딘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워질 따름이다 .
책을 읽고 그 책에 관해 쓰는 글은 다 광의의 서평이며 서평의 기본적 기능은 그 책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높여주는 것이다. 요즘처럼 전 세계적으로 책이 넘쳐나는 시대에 서평은 꼭 필요한 장르이며 전체의 요약을 넘어서 컨텐츠를 부여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아주고 창의적 질문을 던져 그 책의 새로운 면모를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
도서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그렇다면 저자는 공부란 무엇이라 생각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으며, 독자의 머릿속에 무엇을 남기고 싶은 것인지 그의 의견을 알 수 있어진다. 그런데 여기까지 읽고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방대한 지식을 현란한 미사여구로 표현하였기에 독자는 여기에 홀려 목적을 잊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원했던 공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거부감이나 당황스러움이 생길수도 있겠다는 기분도 든다.
그럼에도 이 도서를 읽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책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기에 배울 것이 많은 것이고 그것이 대부분이 이 책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나의 새로운 지식의 확장으로 다양한 카테고리가 생기며, 아는 즐거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로, 현란한 미사여구에 현혹되어 목적을 잊더라도 읽어야 하는데, 저자의 의도를 다시 생각하며 공부에 대해 어떤 답을 원하는지 스스로 결론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의 문체를 보면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사족을 단 것 같고, 듣고 싶은 답보다는 재치있는 표현이 더 많아 피식 웃음이 나온다. 즐겁게 읽을 수 있지만 정신차리지 않으면 챕터마다 길을 잃을 수 있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는지, 공부에 대한 나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인지 의심마저 든다. 이것은 영화를 볼때 감독이 열린 결말을 유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며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은 어차피 자기 식대로 이해한다. 따라서 다양한 결론이 나올 수 있으며 그 속에서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셋째로, 다양한 공부의 갈래와 생각을 깨달을 수 있다. 어쩌면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이나 좀 더 나은 것을 바라는 나의 단선적인 생각을 바꾸어 준 도서로 목차를 읽어보기만 해도 글쓰기, 단어, 공부의 기대효과와 체력, 독서와 서평에 관해, 토론과 사회의 기능 등 다양한 방면의 공부에 관해 알게 되니 시간 낭비가 없는 도서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생각하는 공부에 대한 단순함을 넘어설 수 있게 되는 도서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글을 많이 쓰는 이유를 인터뷰한 내용도 담겨있는데, "한국어로 쓰면 좋은 산문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라는 답변이다. 이 말은 자신이 쓰는 산문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 아닐까? 동료들과 고급 서평지를 내려는 계획 역시 "좋은 글을 다량으로 유통시키기 위해서라고"하니 많은 정보, 글, 책이 넘쳐나는 시대에 사회적 공헌을 생각하고 뚜렷한 목적을 갖고 실천한다는 것이 충분히 우리가 선택하여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가 평소의 수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학생들의 변화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통해 독자 역시 변화되는 일이 생길테니 그것으로 더욱 공부에 대한 명확한 나만의 답을 얻을 수 있는 가치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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