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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13년 07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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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632g | 147*219*30mm |
ISBN13 | 9788955593624 |
ISBN10 | 8955593627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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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는 유대인 집단이 겪은 끔찍한 대량학살 사건을 뜻한다. 우리는 이 사건은 보통 '유대인에게 벌어진' 혹은 단순하게 '유대인의 역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홀로코스트의 의미를 축소 시키는 것이며 바우만은 이것이 단순한 '민족적 애사'가 아닌 우리 모두에게 보편적
의미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홀로코스트를 현대성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인류의 문화적 성취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태동하여
실행된 사회와 문명과 문화의 문제라는 것이다.
유대인 학살이 정신 나간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이 만들어낸 참극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 바우만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착한 일꾼들'이 현대산업과 문명의 혜택을 이용하여 효율적이며 합리적으로 처리한 사건이
되는 것이다. 고도의 합리적 사고가 600만 유대인을 학살한 홀로코스트의 실체였다니...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홀로코스트가 단순한 억압과 박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폴란드에 위치했던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는 현대 공장의
평범한 확장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이 원료가 되고 죽음이 최종 생산되는 제품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살점을 태우는 연기가 나오는 공장.
그러나 그러한 공장도 관리자들의 열정과 구조적 효율성 아래 돌아갔던 현대 기술의 산물이었다. 현대 문명이 홀로코스트의 충분조건은 아니였지만 필요
조건임은 분명했다.
소름 끼치는 사실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아니 그보다 더 완벽한 관료체제와 효율적인 시스템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아우슈비츠를 가능하게 했던 합리성과 효율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더 나는 사회적 조건들 속에서 말이다..
유대인
학살이 충동적이며 감정적으로 혼란과 무질서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거대한 관료조직 안에서 각종 규제들의 소소한 사항을 거치고, 법을
준수하며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광적인 사람들이 가진 악의 힘으로 만들어졌을 것 같은 홀로코스트가
철저히 감정을 베제 함으로 살인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람들의 도덕적 판단을 제거했으며, 유대인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감정과 혼란, 우발과 변덕 같은 개념은 관료제적 절차를 방해하는 것으로 현대성에 어긋나는 개념이었던
것이다. 친위대 ss 사령부에서 유대인 학살을 담당한 부서의 공식 명칭이 '행정 및 경제부' 였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거짓 명칭이 아니라
유대인 절멸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인 것이다. 단호하지 못한 가해자들을 오도하기 위하여... 이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일인가.
관료제적 문화가 없었다면 '최종 해결책(물리적 절멸)'까지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바우만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최종 해결책'은 유대인 제거 혹은 유대인 없는 독일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진지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일상적 관료제
절차의 산물인 것이다. 위대한 현대의 '도구적 합리성'이라는 정신에 의해 600만 유대인들의 삶이 연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인간의 목숨마저도 효율성과 합리성에 기초하여 계산하는 것이 지금이라고 어디 어려울까? 1940년 보다 훨씬 더 세분화되고
기계화된 현대의 시스템은 오히려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인간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동물적 연민' 조차도 철저하게 계산되어 단계별로 소멸시켰다는 것에 다시한번 놀랐다. 또한 모든 기관들은 규율과 제도 안에서 엄격하게 통합되어
각각의 관리자들에게 하나의 톱니바퀴를 제공하고 주변의 바퀴들과 잘 맞물려 갈 수 있도록 배타적 책임을 부여했다. 책임에 부응하는 자는 명예를
얻었고, 그들의 도덕적 판단은 자연스럽게 면제되어 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다. 자신의 톱니바퀴를 타고 직접 결과를 경험하지
못하기에 그들은 더욱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었다.
행위와 그 결과들 사이의 물리적 그리고 또는 심리적
거리의 증가는 도덕적 억제의 유예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그것은 행위의 도덕적 의미를 파기하며, 그럼으로써 도덕적 품위에 관한 개인적 기준과
행위가 초래한 사회적 결과들의 부도덕(성) 사이의 모든 갈등을 미리 없애 버린다. p63
관료제의 효율성이 제공하는 도덕적 수면제의 힘은 유대인 학살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듯 보인다. 유대인 없는 독일의 목표가 유대인 없는 유럽이라는 목표로 바뀌면서 유대인은 점진적으로 천천히 비인간화되었다. 특히 '나라 없음'이라는 비민족적 공백이 그들을 혐오하고 우리와의 관계에서 선을 긋고 '그들'로 분리하는데 가장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개념적 유대인은 실로 질서와 명확성이라는 현대적 꿈에서 원형적인 '끈적끈적 함'으로, 모든 질서 - 오랜 질서, 새로운 질서, 특히 소망하던 질서-애 대한 적으로 해석되었다 p110
그들은 질병, 감염, 부패, 세균, 박테리아 등으로 표현됐으며 그러한
이미지에 합리성을 입히기 위해 응용과학과 태도, 철학 및 권고들을 전재하려는 체계적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유대인은 배척의 대상에서
절멸되어야 하는 '악' 이 되었다.
이런 끔찍한 홀로코스트가 과거 어떠한 집단학살과도 다르게 가지는 고유한 특징은 바로 현대적인
냄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적 문명이 능동적으로 홀로코스트를 이끌어 갔다는 바우만의 얘기에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발생되는 테러행위 또한 조직된 정치적 도구로서 이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더해진다.
우리는 어떨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도덕적 윤리적 힘은 어떠할까?. 관료화된 집단의 조직처럼 잘게 부숴저 버린것은 아닐까? 만약 우리에게 도덕적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조각난 도덕성과 윤리적 힘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어렵고 힘들다.)
나치당은 전체 조직에
어떤 '이상주의', '사명감', 그리고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관념을 공급했다 ...그것은 실로 하나의 특별한 역할을 부여받은 조직
사회였다... p46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체험하는데 이용된 관념이 이러했으니 그들이 어떻게 행동했어야 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뻔히
보이는 결과이다.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자가 자신의 행위를 이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비인간화된 유대인에게 승인된
폭력과 개념화되어 입혀진 이미지, 그리고 그런 것들의 일상화와 이러한 관념체계는 는 도덕적 무관심을 불러왔다.
그사이 유대인들은
아우슈비츠로 가는 길을 만들었고, 그 길 위에서 사라져 갔다. 그들이 연기가 되어 사라지기 까지 모든 과정은 전시상황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성과 합리성위에 이루어졌다. 흥분과 광란, 광기 따위는 없었다. 과연 우리는 홀로코스트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이것은 결코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린 단 한번의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 2017.5.22 책읽는 엄마 -
"일상생활의 지평에서 폭력이 사라진 것은 현대 권력의
집중화와 독점화의 또 다른 표현이다. 개인들 간의 상호 작용에서 폭력은 부제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제 개인 들이 결코 접근할 수 없는
힘들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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