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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20년 09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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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2쪽 | 214g | 140*195*20mm |
ISBN13 | 9791185716985 |
ISBN10 | 118571698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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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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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제목부터가 주제를 그대로 담고 있다. 저자 리즈 마빈님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고 저자 소개도 간략하지만 막연히 이 책이 전하는 주제가 관심이 갔다. 페터 폴레벤님의 [나무 수업]이라는 책에서 받았던 감동이 적지 않았기에 나무의 지혜를 전하겠다는 이 책의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애니 데이비드슨님의 그림체도 너무 편안히 다가왔다.
책은 [나무처럼 살아간다]는 제목처럼 나무들 마다의 생존 방식을 바탕으로 사람이 배워갈 수 있을 지혜를 전하고 있다. 매 단원 마다 각 나무의 특성이 격언과도 같을 지혜를 전하고 있는데 그 지혜를 전하는 방식이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다. 그리고 나무의 생존 방식이 이토록 다양한지 이전에는 미쳐 몰랐다. 그래서 나무 마다 전하는 지혜가 때로는 서로 상충되기도 한다.
사시나무는 땅밑에서 뿌리가 서로 얶여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라고 한다. '나는 아무도 필요 없어'라는 센척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서 하나로서 살아가는 운명공동체이다. 자작나무는 나무로서는 너무도 짧은 80년이라는 수명만을 가졌을 뿐이지만 빈 터가 생기면 가장 먼저 바람을 타고 작은 씨앗들을 터뜨려 다른 나무를 위한 기반을 준비한다고 한다. 정작 본인이 사라지면서도 새로운 숲이 삶을 이어나가는데 만족한다고 한다. 사탕나무도 땅 밑 연결망을 통해 어린 세대들을 위해 당분을 전달하는 나무다.
이렇게 더불어 살아가고 유기체 마냥 살아가는 나무의 지혜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카우리소나무의 경우처럼 홀로서기의 의미를 전하는 나무도 있다. 이 나무는 숲의 일원으로도 철저히 혼자서도 1000년 이상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놀라운 자급자족의 힘으로 독립적인 삶이 가능하다고 말이다.
나무를 통해 생은 혼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깨우침과 그럼에도 홀로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삶이구나 하는 감상을 동시에 갖을 수 있다니 의외의 감흥이었다.
어쩌면 훈계질 하는 격언집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무라는 생명체의 생존방식을 바탕으로 전하고 있기에 반감은 크게 생기지 않는 책이다.
"나무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 엽록소를 낭비하는 법이 없다"는 문장은 어느 격언집에서나 볼 법한 문장이지만 실제 나무의 생존방식이 그러하기에 거부감이 없지 않나 싶다.
'세브 블뢰'라는 나무는 니켈 함유율이 높은 뉴칼레도니아의 토양에서도 잘 살아간다고 한다. 이 나무는 구연산을 이용해 니켈을 수액에 안전하게 저장한다는데 그 과정에서 수액이 영롱한 파란빛깔로 변한다. 이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저자는 말한다. "무언가 계속 신경 쓰이지만 바꿀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면, 그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찾는 것이 무턱대고 걱정만 하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다"라고.
용혈수라는 나무의 독특한 생김새를 설명하면서는 "돋보일 수 있는데도 굳이 주변과 비슷해지려고 할 필요는 없는 법"이라고 전하고 있다.
자기 자신과 다른 무엇이 되려 인생을 낭비하거나 바꿀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걱정만 하기 보다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라고 말이다.
내게는 이 책의 다른 교훈들 보다 이 세 가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 누구라도 해 줄 수 있는 말이고 어느 책에서든 찾을 수 있는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무가 자신의 삶을 통해 전하는 말이기에 다른 어떤 방식의 교훈의 전달 보다 인상 깊게 다가왔다.
밤나무의 단원에서 전하는 "현재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은 좋은 시절이 왔을 때 기꺼이 그 시간을 즐길 마음가짐을 가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문장도 깊이 다가왔다. 나는 얼마나 좋을 수 있을 시절들을 그냥 흩트려 보내버렸는가 하는 회한도 들었다.
이 책은 60가지나 되는 나무가 등장하며 그에 따른 다양한 지혜가 서술 되어 있다.. 상상 이상으로 나무의 다양한 생존방식에 놀랄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양한 생존방식 꼭 그만큼의 교훈을 전하고 있다. 여러 독자분들의 마음 상태에 따라 인상 깊은 대목이 다를 것이고 감동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라도 이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작은 책이 각자에게 맞는 감동과 교훈을 전할 것이라는 데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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