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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08월 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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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492g | 148*206*30mm |
ISBN13 | 9791185035031 |
ISBN10 | 1185035036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3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2일 ~ 2024년 09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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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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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좌파답게 그녀가 제일 먼저 언급하는 책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20대 시절 이 책을 읽으며 착취나 폭력과 같은 불온한 방법으로 약자들의 삶을 강탈한 인간들에 대한 분노 때문에 잠 못 이루던 때가 있었기에 아직도 이 책에 대한 온정을 느끼고 있다. 이 땅의 경제적 약자들은 '난장이'였고 그 삶은 비극적으로 끝나기에 책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저자의 생각이 궁금했다. ‘세상에는 점점 더 많은 난쟁이가 생겨나고, 난쏘공의 기업가들이 한 말 "지금은 분배할 때가 아니고 축적할 때"를 여전히 이 나라의 기업가들은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그녀의 글은 좌파답게 예리하고 날카롭다. 이 정부는 나름대로 분배의 양극화에 대해,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복지정책을 확산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매우 미비하다. 생활고를 비관해서 동반자살을 선택한 세모녀의 슬픈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을 저리게 했던 것은 그녀들이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던 양심의 가치 때문이리라.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메모와 함께 월세, 공과금 70만원을 놓고 삶을 마감한 그녀들을 보며 약자였지만 삶을 마감하는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품위에 대한 공감 때문에 더 아프게 다가왔다. 저자 목수정의 언급처럼 세상은 점점 더 많은 난장이가 생겨나고 있지만 우린 아직도 분배보다는 축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가진 자들의 논리에 길들여진 것이 아닌가? 란 자기반성이 있다.
저자는 이 책속에서 사회적 금기에 저항했던 장정일, 여자의 머리카락은 남자들을 흥분시킨다는 이유로 차도르를 쓰게 했던 이란 정부에 반대해 차도르를 벗어버리고 10살의 어린 나이에 국경을 넘었던 이란 소녀 마르잔 사트라피, 누구보다 높은 지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낮은 자리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삶을 구가했던 불꽃의 여자 시몬 베유, ‘맨발의 이사도라’ 라고만 알고 있었던 이사도라 던컨이 실은 강한 독립적 자아를 가졌던 시대의 반항녀 이었다는 사실은 흥미진진한 스릴러를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다. 학교에 적응할 수 없어 11살의 나이에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공공도서관에서 인문학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사상을 만들어 갔던 그녀는 니체를 스승으로 선택한다. 그 후 그녀는 죽는 날까지 철저하게 자신의 예술을 고집했고 현실보다는 이상을 좇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저자는 그녀를 진지한 혁명가로 생각한다. 정치적인 것만이 혁명은 아닐 것이다. 예술에도, 종교에서, 혁명은 필요하다. 그 혁명가들 때문에 인류는 보편적인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좌파, 우파의 대립이 분명한 사회 속에서 한쪽 편을 든다는 것은 또 다른 편 가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나 법, 계층 구조 등의 부조리함을 주장하고 변화가 변혁을 주장하는 것은 이념을 떠나 모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가치란 생각을 한다.
감성좌파 목수정의 글은 이런 면에서 다른 리뷰와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그녀는 좌파답게 자신의 신념을 따라 인생을 산 사람들을 찬양한다. ‘세상은 강렬한 신념을 가진 자의 것이다. 단단한 신념을 가슴에 품고 살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사이에서 운명처럼 강한 신념을 가지고 그것을 향해 의심 없이 다가서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자신 앞으로 모은다.’ (이사도라 던컨에 관한 글 중에서)
진정한 자유와 인간의 행복에 이르는 방법에 대해 우파, 좌파 할 것 없이 그들의 생각을 토로한다. 문제는 수많은 주장 속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기준은 자기희생이다.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에 대한 경멸과 이중성에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식이다. 그러나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의 이름은 많이 기억되어야 하고 그들의 삶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저자는 이렇게 독자들에게 호소한다. ‘투쟁이 승리로 끝나지 않는 경험이 반복된다 해도, 굴종에 길들여지지 않은 영혼들은 언제나 정의를 짓밟는 세상을 향해 창을 던질 터. 기울어진 달이 다시 꾸역꾸역 차오르기를 멈추지 않는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온다 해도, 언제나 다시 떠나는 여행자처럼. 여행하고, 분노하고, 때론 싸우면서, 그러면서 난 여전히 다시 책을 펼쳐 끝나지 않는 오랜 질문들의 답을 찾고 있을 것.’ 그녀의 글에 공감하며 가치를 인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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