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언약신학에 관한 번역서와 저서를 통해서였다. 그 책들을 읽으며 적잖은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던 차에 언약신학의 열매 가운데 하나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교재를 출간한다는 소식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원고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언약신학 전공자답게 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고 하나님과 백성의 사랑의 관계로 요약되는 은혜 언약의 관점으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주제들을 일관되게 풀어낸다.
간혹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개혁신학의 또 다른 유산인 웨스트민스터 요리문답과 비교하며 서로를 상호보완적으로 보거나 간혹 차이를 부각하여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자는 독자로 하여금 두 요리문답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도록 이끈다. 요리문답의 고유한 특징과 함께 성경에 충실하려는 개혁신학을 존중하는 저자의 중심이 느껴졌다. 각 챕터의 말미에 제시하는 ‘삶에 적용하기’는 행위의 독려나 행동의 교정이 아닌 진리에 비추어 마음을 살피고 마음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려는 목회자의 지향점을 보여 준다.
감사하게도 최근 들어 요리문답에 대한 관심과 함께 여러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해설서를 꾸준히 쓰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교재를 읽으며 베토벤이나 모차르트의 위대한 작품을 연주하는 정통 클래식 연주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래된 옛 명곡을 현대의 청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때로는 화려한 편곡이나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여 변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악보의 음계 하나 하나를 충실하게 따라가며 오랜 기간 숙성된 소리 깊은 악기의 음색으로 연주하는 정공법을 취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음악 경연 예능 프로그램보다는 콘서트홀 클래식 연주회를 다녀온 느낌을 얻게 될 것이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따라 깊은 울림이 있는 교의신학 강의를 수강한 기분이다!
- 서명수 (목사, 여정의교회 담임)
종교개혁 시대와 그 이후 작성된 각종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들은 개혁교회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네덜란드 교회의 세 일치 신조, 즉 벨직 신앙고백서(1561),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1563) 그리고 도르트 신경(1619)은 개혁교회의 신학과 신앙적 정체성을 수호해 온 영적 유산입니다.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한 세 일치 신조는 영미를 중심으로 한 장로교회의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에 상응하는 개혁교회의 표준 문서입니다. 특별히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교리적 논쟁을 다룬 도르트 신경이나 개혁교회 믿음의 체계를 다룬 벨직 신앙고백서에 비해 더욱 실제적이고 적용적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1문에서는 인간이 살아갈 때와 죽을 때에 유일한 위로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밝히면서, 2문부터 91문까지는 이 위로를 올바로 알기 위한 기독교의 근본 교리들을 다룹니다. 그 후 92문부터 129문까지는 이 위로를 소유한 중생한 신자가 살아 내야 할 마땅한 삶의 열매들을 십계명과 주기도문이라는 큰 주제로 풀어 나갑니다. 이런 의미에서 1문부터 38문까지 기독교 신앙의 근본 교리를 다루고 39문부터 107문까지 그 신앙에 기초한 삶의 열매를 다루는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과 그 구조가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금번에 세움북스는 『올인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에서 내용 한눈에 보기, 내용 연구하기, 내용 확인하기, 그리고 삶에 적용하기라는 구조를 통해 요리문답을 독자들이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실용적으로 소개합니다. 그럼에도 저자이신 박동근 목사님은 마치 재야의 은둔 고수처럼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중심 사상들을 철저한 개혁 신앙에 근거하여 매우 깊이 있게 해설하셨습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교리를 성경으로 주해했으며, 신학적으로 철저히 개혁적이며, 구원의 은혜가 무엇인지 아는 체험적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네덜란드의 세 일치 신조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를 적대적 관계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박동근 목사님은 시작부터(1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의 동일성을 제시합니다. 독자들은 각 문답의 스터디를 통해 저자의 따뜻한 위로의 교리를 하나하나 배워 나가는 동안 스스로 마음이 따뜻해짐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눈물 골짜기를 걸어가는 모든 참된 교회와 성도들에게 참되고 유일한 위로가 풍성히 임하기를 소원하며 『올인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기쁘게 추천합니다.
- 신호섭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겸임교수, 올곧은교회 담임)
1563년 작성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는 독일의 팔츠라 불리는 한 지역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 세상에 흩어진 개혁교회의 가장 중요한 요리문답서가 되었다. 많은 이들이 그 이유를 찾는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논리적 연결, 각 문장이 갖는 시적 운율 등을 그 이유로 언급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바는 성경이 가르치는 교리를 가르치되 신학적인 용어가 아니라 성경의 용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는 학습자의 손을 잡고 성경의 교리로 들어간다.
그런데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가 성경 용어들을 단순히 듣기 좋게만 배열한 것이 아니다. 종교개혁 이후 개혁교회 안에서 모든 교리의 표준은 성경이 되었다. 그리고 오류들을 바로 잡아 가르쳐야 했던 교회는 성경의 순수한 교리를 보여 주기 위해서 요리문답서를 작성했다. 따라서 성경의 용어들로 구성된 문답 안에는 교리적 맥락과 신학적 쟁점이 배경으로 있다. 교리적 의미와 배경과 맥락을 안다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를 풍성하고도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박동근 박사는 심혈을 기울여 이 책을 내놓는다. 박동근 목사는 정통 개혁신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조직신학자로서, 또 동시에 교회에서 주께서 맡기신 영혼들을 목양하는 담임목사로서 이 지침서를 위한 최적의 저술가다.
이 책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가 가르치는 핵심 교리가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내용 한눈에 보기), 성경의 증거, 교리적 배경이나 맥락, 필요한 신학적 쟁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내용 연구하기). 이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비참이 무엇이며, 우리가 거기로부터 받은 구원의 은혜가 무엇인지, 이 은혜 아래서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알게 된다. 성도가 언약 백성의 정체를 확인하면 더 큰 확실함 가운데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용을 확인한 후(내용 확인하기), 성도는 삶의 현장으로 나아간다(삶에 적용하기). 이렇게 성경의 핵심 교리로 시작해서 삶으로 나아간다.
누군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서의 배경이 되는 교리적 의미와 배경과 맥락을 설명해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을 위해서 여기 『올인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사나 죽으나 우리의 유일한 위로를 풍성히 그리고 선명하게 알게 되기를 바란다.
- 이남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Heidelberger Katechismus)은 독일 팔츠의 선제후였던 프리드리히 3세(Friedrich III)의 명령에 따라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와 카스파르 올레비아누스가 작성하였고, 1563년에 공표된 문답서이다. 도르트 총회(1618-1619)는 도르트 신경과 더불어 벨직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개혁교회 일치를 위한 3대 신앙 고백 문서(the three forms for unity)로 인준했고, 유럽 개혁교회는 이 3대 문서를 성경을 이해하는 열쇠와 성경적 교리의 판단 준거로서 존중해 왔다. 특히 네덜란드 개혁교회는 매 주일 오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차례대로 강설하는 것을 규례화해서 어떤 교단은 지금까지도 준수하고 있다. 따라서 화란어권이나 영어권에서는 이 요리문답에 대한 연구서나 강설서가 누적되어 왔다. 비록 21세기에 들어서야지만, 국내에서도 개혁주의 신앙 고백 문서들에 대한 관심이 일반 신자들에까지 확대되었고, 이에 부응하여 적지 않은 강설서들이 출간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개혁주의 조직신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취득하고 좋은 양서들(『칭의의 복음: N. T. 라이트의 칭의론에 대한 개혁신학적 평가』, 『언약과 구원: 오직 믿음과 순종의 입맞춤』)을 출간했을 뿐 아니라 현장에서 개혁주의 목회를 지향하고 있는 저자가 『올인원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교재를 출간했다니 매우 환영하는 바이다. 저자는 개혁신학적인 토대 위에 확고부동하게 서서 평이하고 간단명료하게 이 책을 썼기에 목회자들뿐 아니라 개혁주의 신앙과 교리에 관심을 가진 모든 신자들에게 적극 권독한다. 이 책을 통해 성도들이 건전하고 건강한 신앙 성장을 소망하며 분투노력하기를 소망해 본다.
- 이상웅 (교수,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