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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12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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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42.14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84374188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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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따끈따끈한 #기욤뮈소 의 신작, #인생은소설이다 (La vie est un roman) 를 읽었다.
나는 항상 인터넷 서점의 베스트 셀러나 신간 도서 목록을 확인하곤 하는데, 얼마전 이 책이 새로 등장한 것을 보고 언젠가는 읽어봐야지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뒀었다! 그러다가 yes24 리뷰어클럽에서 리뷰어를 모집하는 글을 보고, 뒤늦게 신청해서 책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는 기욤 뮈소의 작품. 기욤 뮈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 역시 굉장히 많다. 한 때, 기욤 뮈소를 처음 알게 되고 <그 후에>, <7년 후>, <파리의 아파트>,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구해줘>, <센트럴파크>를 읽었다. (나 생각보다 많이 읽었는데?ㅋㅋ) 가장 최근에 읽었던 작품은 파리의 아파트. (문제는 줄거리가 잘 기억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만나게 된 <인생은 소설이다>의 경우, 어떤 느낌을 기대했냐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편한 스토리의 소설을 기대했다. 더불어 책 소개에 소설 속 작가가 재차 등장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고, 내가 읽어보진 않은 이전 작품에서도 계속해서 이런 특징이 나타났다고 했다. 단순히 '소설 속 주인공이 작가'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훨씬 더 복잡한 내용의 책이었다.
이 책은 액자형 구성, 격자 소설이다. 격자소설이란,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골격을 구조적 특징으로 하는 소설. 화자가 자신이 목격하였거나 연루된 사건 또는 남에게서 전해 들은 사건을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는 형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국어사전 발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격자 소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인터스텔라를 읽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의 첫 시작은 작가 플로라 콘웨이로 시작한다. 플로라 콘웨이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거머쥔 세계적인 소설가이지만, 언론에 단 한번도 자신을 노출한 적이 없는 신비주의 작가이다. 그녀는 오로지 출판사를 통해서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며, 출판사 사장 팡틴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 그녀가 사람들에게 공포증을 느낀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은 대표 팡틴이 "플로라는 왜 자신을 노출하지 않냐는" 외부의 질문에 얼떨결에 대답한 내용이었을뿐, 플로라 콘웨이 자신은 단지 언론에 노출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무튼! 그런 플로라에게는 사랑스러운 딸 캐리가 있다. 캐리는 엄마와 숨바꼭질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그날도 어김없이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날과 다르게 집안 구석구석을 뒤져봐도 캐리의 흔적은 없었다. 집 밖으로 나가는 모든 문이 안전하게 잠겨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숨을 곳이 없는 곳에서 자신의 딸 캐리가 순식간에 증발해버리게 된 것이다. 그 충격으로 플로라는 작품활동을 더이상 하지 못하고, 6개월동안 캐리를 향한 수사는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팡틴은 그런 플로라에게, 슬픔을 동력 삼아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해보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가 매몰차게 거절 당한다.
그러다가 플로라는, 문득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기 시작한다. 바로, 자신은 6개월동안 사라진 캐리가 혹여나 집안에서 다시 뿅! 나타나지 않을까, 하며 집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집 안에만 있었다는 것.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강력한 느낌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내가 집 안에 유폐 중인 포로라는 느낌이었다.(중략)
그럼 다른 이유는 뭘까? 내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략)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의도적으로 나를 집 안에 가두고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도록 통제하고 있는 거야."
p. 90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서 조종당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그 다음 장은, 또 다른 작가 로맹 오조르스키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알고보니 '로맹 오조르스키'가 쓰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이 '플로라 콘웨이'였고, 로맹은 자신의 소설을 써내려가면서도 갈피를 못잡고 결국 (어느 부분에서) 중단하게 된다. 로맹 역시 이혼한 아내와의 분쟁에 계속해서 시달리고 있으며, 자신의 아들 테오를 양육권 분쟁에서 이기지 못해 마음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다.(자식이 실종된 플로라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로맹에게도 재스퍼라는 출판 담당자가 있었다.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더이상 소설쓰기를 기피하는 로맹에게 재스퍼 역시 '네가 그 소설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어떻겠냐'라고 조언을 한다. 그렇게 로맹은 현실세계와 픽션세계(플로라가 있는)를 왔다 갔다 하며 자신의 소설을 완성해나가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본격! 인터스텔라 같은 느낌이 파바박 들면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ㅋㅋ '그래서 지금.. 어쨌든 플로라 이 사람은 작중인물이라는 맞지? 맞지?' 혼자 물어보면서, 머릿속에서 켭켭이 그려나가면서 읽었다. 그래서인지 로맹이 픽션세계에 들어가 있는 내용은(즉,파리에 살고 있는 로맹이 뉴욕에 있는 플로라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장면들 등) 실제론 로맹이 타자기 앞에서 쓰고 있는 내용이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타이핑하는 한 남자 작가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아, 뭐라고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이 소설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어렵다. 항상 수학 공식만이 이해가 되지 않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글로도 충분히 이렇게 머리아파질 수 있다니! 하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인터스텔라, 인셉션 같은 영화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뭘 읽고 있긴 하는데.. 이해가 되는 것도 같긴 한데... 다시 논리정연하게 이야기해보라면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줘야할지 모르겠는 느낌? 이 책 표지 뒤에 추천사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 아찔한 느낌 속에서 전혀 예기치 못한 세계로 끌려들어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소설!
딱 이 문장이 맞는 것 같다.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전개로, 그리고 그 전개는 또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 활자를 따라 읽어내려가면 자꾸만 어디론가 빠져드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이야기가 직선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동심원의 형태로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혹은 나선형 계단처럼 자꾸만 어디론가 흘러간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무조건 어떠한 형태의 결말을 맞이하듯이, 이 소설도 읽어나가다 보면 결국엔 어떠한 결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결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내용이다.
(올해 1월, 바티칸 박물관 내부에서 찍은 원형 계단 사진)
이 책의 한국판 표지를 보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그 의미가 확 와닿는다. 플로라(Flora), 로맹(Romain), 알민(Almine), 팡틴(Fantine), 테오(Theo). 책 속 인물들의 이름이 나열되어 있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이게 다이지만, 이 다섯 명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감히 3차원을 넘나드는 복합적인 전개의 스토리이다. 그래서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굉장히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참고로 앉은 자리에서 바로 완독할 수 있었던 책. 한 4시간 걸렸나? 쉽고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사실 어제 읽은 책, <천 개의 파랑> 이후 나도 한번쯤은 멋진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소설은 아무나 쓰는게 아닌 것을 알게 되고 마음을 살짝 접었다.^^; 소설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이다보니, 소설을 쓰는 과정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묘사가 되어있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수많은 작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언급되는데 그런 구절들을 읽을 때마다 기욤 뮈소가 알고 있는 정보들은 어디까지일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시계공처럼 우선 몇 달에 걸쳐 완벽에 가까운 집필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료 준비를 했다. 내가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에 사건, 발단, 전개, 위기, 반전,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외모, 성격, 특징, 소설의 배경으로 정한 도시의 관련 자료, 사건이나 등장인물에 따른 전문 지식을 적어 두었다.
p. 100
나는 소설 집필을 시작하기에 앞서 항상 노트에 모든 등장인물들의 인생 이력과 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해 두었다.
노트에 적어둔 대부분의 자료들이 소설에서 실제로 쓰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하는 작업이었다.
p. 142
나는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나 사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특징을 수첩에 기록해두는 게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일 년 후, 혹은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내 소설에서 시위대가 등장하는 장면을 묘사할 때 수첩에 기록해둔 자료들이 얼마나 긴요하게 쓰일지 잘 알고 있었다. 소설을 쓰려면 사소해 보일수도 있는 이런 준비들이 필요했다.
p. 162
주말에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격자 구조를 띄는 소설을 또 새롭게 읽어본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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