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태어났을 때
생명의 탄생을 지켜본 적이 있나요? 촉촉한 땅에서 새싹이 돋아날 때, 작은 새가 톡톡 알을 깨고 깨어날 때, 아기가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세상 밖으로 나올 때....이렇듯 생명의 탄생이란, 늘 우리에게 벅찬 감동과 신비로움을 선사합니다. 『우리가 태어났을 때』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아름다운 그림과 감각적인 글로 표현한 논픽션 그림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생명의 탄생 그 자체를 삶의 시작으로 향하는 멋진 여행이라고 묘사합니다. 그 말처럼 우리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동물이 태어나고 자라나고 살아가는 과정을 보며 깨닫게 됩니다. 나를 포함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모두는 이미 특별하고 가치 있는 여행을 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 이 여행의 마침표에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한 가지 사실은, 생명이란 그 자체만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책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 상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생명은 이미 태어난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파란 몬스터의 포옹
남들보다 내가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잘하는 게 있는데 자신만 초라하게 느껴질 때, 아무도 없는 곳에 숨어 버리고 싶을 때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파란 몬스터 역시 그랬습니다. 친구들 모두 자신만의 재능을 뽐낼 때, 나 홀로 언덕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누구나 그렇듯 파란 몬스터 역시 잘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나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고 문제를 알아채고, 주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었지요. 넉넉하고 따듯한 품으로 모두를 끌어안았습니다. 누군가를 안아 줄 줄 아는, 작지만 커다란 재주는 친구들을 변화시켰고,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높이 뛸 줄 안다고, 크게 말할 수 있다고, 힘이 세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재주를 가진 친구는 몇이나 될까요?
자신이 남들처럼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된다면, 파란 몬스터처럼 가만히 앉아 주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내 귀가 남들보다 클지도, 내 팔이 남들보다 길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어쩌면 파란 몬스터처럼 팔이 기다랗지 않아도 괜찮을 거예요. 팔이 짧다고 포옹을 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 말이에요. 자, 그럼 지금부터 귀를 쫑긋 세우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 파란 몬스터의 이야기를 들어 볼까요?
할머니 등대
높은 하늘 아래, 곡식이 익어 가고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는 풍요로운 계절, 가을. 시골의 가을날은 무척이나 바빠요. 할머니는 오늘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요. 수확한 콩을 털고, 마늘을 말리고 저녁을 해 먹고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면 어느새 하늘은 저녁 빛으로 물들고 금세 어두운 밤이 찾아와요.
하지만 할머니는 쉬이 잠자리에 들 수 없어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거든요. 거칠어진 손으로 이모에게 보낼 마늘을 하나하나 다듬고 아픈 허리를 툭툭 두드려 가며 삼촌에게 보낼 못난이 콩을 알알이 골라내요. 어느새 밤은 더욱더 깊어지고,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 할머니는 밀려오는 잠을 겨우 이겨내며 자식들을 향한 사랑의 빛을 등대처럼 오롯이 밝혀요.
지하철이 잠들면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의 하루가 마무리되는 늦은 저녁, 마지막으로 운행되는 지하철이 역 안으로 들어왔어요. 엄마와 지하철을 기다리던 아이는 문득 떠오른 질문들을 엄마에게 던졌어요. '엄마, 지하철엔 누가 타?', '지하철은 언제 자?'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우리도 엄마와 아이를 뒤따라 책 속 지하철에 올라타 볼까요? 덜컹덜컹, 지하철이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동안 지하철에는 누가 타는지, 마지막 역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거예요. 이야기의 중간에 내리지 말고, 이 책의 끝까지 함께 탑승해 주세요.
눈물점을 없애는 완벽한 방법
유독 잘 우는 아이, 다울이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함께하는 즐거움'에 대해 전하는 그림책이에요. 눈물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다울이처럼 유독 눈물이 많은 친구가 또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위로하기도 하지요. 또 자주 우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노력하는 다울이의 모습을 보여 주며 어떤 문제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 해결해 보고자 하는 용기를 전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서는 하지 못하는 것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거울을 보다가 못 보던 점을 발견한다면 의심해 보세요. 나 혼자 너무 많이 울었던 건 아닌지, 내 얼굴에 눈물점이 생긴 건 아닌지 말이에요. 만약 눈물점이 맞는 것 같다면 당장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아 보세요. 눈물점은 혼자서는 없애지 못하지만, 여럿이 함께한다면 분명 없앨 수 있거든요.
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다
누군가를 만나고, 가까워지고, 사랑하게 되는 일은 아주 특별한 일입니다.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누군가를 꼭 닮아 가거든요. 오래 보아 온 단짝 친구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하게 된다거나, 사랑하는 연인의 걸음걸이에 자연스레 발맞춰 걷는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깨닫습니다. '내가 너를 닮아 가고 있구나.'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면 닮고 싶어지고, 닮아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더욱이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도 이상한 것이 아니지요. 노란상상의 그림책 『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다』는 이렇게 누군가에 의해, 또는 어떤 존재에 의해 마음과 몸이 물들어 가는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너에게
우리는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합니다. 사랑한다는 말로, 널 아주 아끼고 있다는 말로만은 모두 담을 수 없는 넓고 커다란 마음이니까요. '자신보다 더욱 소중한 나의 아이.' 세상에 그 어떤 단어로 부모의 마음을 모두 담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옥희진 작가가 쓰고 그린 『너에게』는 이런 엄마 아빠의 애틋한 마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엄마의 품을 이 세상 어떤 곳보다 더 안전하게 여기며 편안하게 잠들던 아이, 아빠와는 단짝 친구처럼 무엇이든 함께하던 아이는 시간이 흐르고 성장하며 세상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는 아이의 이런 과정을 지켜보며 함께하지요.
엄마 아빠의 작은비밀
이 책은 완벽할 것만 같았던 엄마, 아빠의 작은 고백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무시무시한 괴물도 단번에 해치울 것 같은 아빠가 조그마한 강아지를 보고 식은땀을 흘리는 이유, 아이의 일이라면 번개보다 재빠른 엄마가 회사에 갈 때는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한 이유, 건강이 최고라던 아빠가 온종일 군침을 흘리며 작은 초콜릿 한 조각을 만지작거리는 이유, 아이를 위해 열심히 채소 볶음을 만든 엄마가 밥 먹을 때 자꾸만 아빠 눈치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건 비밀인데 사실은....'
같이
아무도 없는 나 혼자만의 세계, 그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
그림책 『같이』에는 그림을 그리고 알록달록 색칠하는 걸 좋아하는 두 명의 주인공들이 등장해요. 둘은 반반씩 각각 책의 오른쪽 공간과 왼쪽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요. 둘은 아주 많이 달라요. 생김새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지요. 그러니까 둘이 그리는 그림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림을 그리는 선부터 칠하는 색깔까지 무엇 하나 같은 게 없어요. 그래서인지 한 권의 책이지만 마치 두 가지 이야기가 담긴 것처럼 느껴져요.
둘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무엇을 그릴지 혼자 생각하고 혼자 정해요. 누구와도 이야기 나누지 않고 누구의 이야기를 듣지도 않지요. 그런데 만약 이런 혼자만의 공간에 누군가가 들어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파란 벤치
파란 벤치에 앉아 주었고,
파란 벤치에 앉을 모든 이들에게
다양한 삶이 머물다 간 자리,
파란 벤치 이야기
머물렀다 떠나는 삶, 그리고 기억하는 누군가
그 자리를 지키며 누군가의 한 일생을 오롯이 들여다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요?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파란 벤치는 자신에게 머무르는 모든 사람들의 삶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계절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고, 머무르는 사람들이 바뀌어도 파란 벤치는 늘 그 자리 그곳에 있지요. 파란 벤치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납니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영원히 이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지요. 새로운 삶이 시작되기도 하고요.
오 미자!
『오, 미자!』에 등장하는 다섯 '미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건물 청소부, 스턴트우먼, 택배 기사, 전기 기사, 이사 도우미로 활동하는 이들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미자' 열매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가끔은 사람들의 찌푸린 시선에 쓴맛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또 부당한 차별이나 누군가의 손가락질에 매운맛을 보여 주고 싶을 때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의 '미자'들을 그 정도로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맛을 맛본 뒤 느끼는 달콤함이 더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누군가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격려해 주는 '달콤함'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자들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땀 흘려 일합니다. 그림책 『오, 미자!』는 노동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존재와 생동감을 느끼는 이 세상의 모든 미자들을 위해 응원의 박수와 위로를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코끼리 미용실
정말 해 보고 싶은 머리 스타일이 있니?
아무도 안 해 본 머리는 어때?
사자 올림머리나, 진짜 똥 머리도 있어!
일단 같이 가 보자! 코끼리 미용실로!
노란상상의 그림책 『코끼리 미용실』은 『문어 목욕탕』 최민지 작가의 두 번째 책이에요. 『문어 목욕탕』에서 쓸쓸하고 외로운 내 마음을 깨끗하게 씻을 수 있었다면, 이번 책 『코끼리 미용실』에서는 나를 짓누르는 그 무엇, 잘못된 억압을 시원하게 잘라낼 수 있지요.
착한 아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되어,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만들 수도 있어요. 『코끼리 미용실』의 주인공도 그랬어요. 우리의 어린 주인공은 부모님이 자신의 현재 모습만을 사랑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일까요? 책 속 주인공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한다고, 새로운 나를 도전해 본다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을까요?
정답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에요. 지금 당장 『코끼리 미용실』에 가는 거예요.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내 머리'를 해 보는 거지요!
오래도록 나를 답답하게 가려 왔던 긴 머리를 싹둑 잘라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 마음에 쏙 드는 내 머리를 찾기 위해서 말이에요!
용기가 사라진 날에
'우리 동네에는 아주 오래된 동굴이 하나 있어.'
과연 동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나는 나예요. 누군가 나를 어떤 역할로만 한정 짓거나, 잘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더라도 '진짜 나'의 모습은 변하지 않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너무 자주 잊어버리곤 해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툭 내뱉는 말에 상처받기도 하고, 정말 내가 부족한 사람인가, 정말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괴로워하기도 하지요. 이럴 땐 '나는 그렇지 않다'라고 크게 외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하지만 그 용기를 갖기 위해선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어요. 바로 나 자신은 누구보다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이지요. 노란상상의 그림책 『용기가 사라진 날에』는 이렇게 잠시 내 안의 용기를 잊고 있는 친구들에게 다시 용기를 되찾아 주는 그림책이에요. 남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크게 외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이야기랍니다.
슬기와 용기는 둘도 없는 단짝이었어요. 엄마는 슬기와 용기에게 말썽꾸러기들이라고 하지만, 슬기와 용기는 서로만 있으면 어떤 일이든 모두 해내고야 마는 최고의 단짝이었지요. 슬기와 용기는 엄마가 절대 가지 말라던 오래된 동굴을 탐험해 보기로 했어요. 서로와 손전등 하나만 있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동굴은 생각보다도 더 무시무시했어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아득한 어둠이 기다리고 있었고, 동굴을 향해 발을 딛자마자 박쥐들과 벌레들이 슬기와 용기를 덮쳐 버렸어요. 그런데 그때, 용기는 왕왕 짖으며 어디론가 뛰어가 버렸지요. 슬기는 너무나도 무서웠지만, 가장 친한 친구 용기를 버려두고 집에 돌아갈 수 없었어요. '용기''를 찾기 위해 자신 안의 남은 '용기'를 모두 끌어 모아 동굴로 들어섰지요.
도대체 이 동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또 슬기의 '용기'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걸까요?
밤의 숲에서
삶이란 매우 분주한 것입니다. 태어나고 자라 어른이 되고,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군가의 한 가족으로서 정신없이 살다 보면 어느새 세월과 함께 나이가 들어 버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테지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아지게 되면 우리는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나에게 지금 무엇이 남아 있을까?', '이 생이 모두 다하면 그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 마음속에는
우리 주변 길 위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적은 월급으로 빠듯한 생활을 이어 나가는 직장인들의 퇴근길, 대학 진학을 앞두고 피곤에 지친 수험생들의 하굣길, 취직 때문에 마음 졸이는 취업 준비생들과 애잔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님의 마중. 길 위의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충분히 피로하고, 고단합니다.
누군가에게 더 '열심히 살라.'라고 훈계 당하고, '무능력한 건 네 탓이야.'라고 비난 당하며, 또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데 급급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에게 묻습니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뭘 하고 있긴 한 걸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세상은 바뀌지 않을 것만 같은 무력감, 나 홀로 뒤처지고 있는 것 같은 불안함, 이 모든 감정들은 우리의 세계를 감싸고 있는 공통된 고민거리입니다. 그림책 『내 마음속에는』은 바로 이런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입니다.
엉뚱한 수리점
시원하고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심심했던 아이들은 공원으로 쏟아져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왁자지껄 떠들고 뛰어다니며, 숨바꼭질도 했지요. 그리고 어스름한 저녁이 되어 이제는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주인공 소이는 '엉뚱한 수리점'이라는 간판이 달린 건물 앞에 문득 멈춰 서게 되었습니다. 낮 동안은 내내 닫혀 있던 가게가 갑자기 환하게 불을 켜더니, 그 앞으로 이런저런 물건을 들고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거든요.
이 별나고 수상한 '엉뚱한 수리점'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고쳐 주는 걸까요? 줄을 선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던 소이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묻기 시작했습니다.
왜 멀쩡한 의자를 갖고 나왔는지, 방귀 소리를 부끄러워하는 사람에게는 왜 재미있는 방귀 소리를 고치려 하는지, 물건을 한 번 넣으면 절대 찾을 수 없는 옷장을 왜 골칫덩이로 생각하는지 등 궁금한 이것저것을 물었습니다.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는 것을 정하는 기준은 누가 만드는 걸까?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한 아이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시선, 그리고 그렇지 못한 어떤 이들에 대한 이야기
다음은 누구일까?
집에 혼자 남겨진 날, 심심한 날, 우리는 뭘 하고 놀면 좋을까요? 더 이상 텔레비전도, 스마트 폰도 지겹다면, 종이 한 장과 색연필을 꺼내 보세요. 그리고 지금 당장 만나고 싶은 친구를 그려 보세요. 목이 기다란 기린, 흔들흔들 춤추는 무당벌레, 개구쟁이 원숭이는 어떨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나, 멀리 사는 친척 언니 오빠는 어때요? 아, 그림책에서 만났던 괴물 친구도 좋아요. 혹시 모르니까요. 정말로 보고 싶은 친구들이 지금 당장 그림 속에서 짠하고 나타날지 또 누가 알겠어요?
집에 엄마도 아빠도 없는 조용한 어느 날, 안톤 역시 종이와 색연필을 꺼내 왔어요. 그리고 사각사각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작고 앙증맞은 무당벌레 한 마리였어요. 그런데 그 무당벌레 그림이 종이 속에서 펑! 하고 튀어나왔어요. 방금 전 안톤이 직접 그렸던 무당벌레가 바로 눈앞에서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거예요. 안톤이 꿈인지 생시인지 고민하고 있는 동안 무당벌레는 자신의 친구 한 명을 더 불러 왔어요. 무당벌레가 흔들흔들 춤을 추며 움직이자, 포근포근한 털을 가진 양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온 거예요! 그리고 이야기는 끊임없이 계속되었어요. 이 귀여운 양은 바로 뒤뚱뒤뚱 오리를 불러냈고, 오리는 기린을, 기린은 나비 한 쌍을, 나비들은 토끼들을, 토끼들은 거미를 불러냈어요. 급기야 코끼리는 안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누군가를 불러내기로 했지요. 안톤이 너무나도 보고 싶은 그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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