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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2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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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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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
파일/용량 | EPUB(DRM) | 2.71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91166830211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전성배
(농산물 MD의 우리 작물 이야기)
“땅과 붙어사는 사람, 그 땅에 갚지 못할 빚을 무한히 지고 있는 사람. 그것은 농부만이 아닙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모든 인간과 죽어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저자의 블로그 프로필)
저자와 블친으로 지낸지 꽤 된 것 같다. 만난 적은 없어도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으며 참 맑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에야 비로소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지금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귀금속 공예를 전공한 내가 전역 후 시장의 한 과일가게로 들어갔던 것, 과일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게 된 것, 농부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게 된 것 까지.(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0쪽)
저자는 이렇게 전공과 무관하게 우연히 과일을 팔게 되면서, 농산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 직접 농사짓는 분들에게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등, 우리 농산물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지 나도 블로그에서 소개한 인터뷰를 보고, 귀한 토마토를 사 먹기도 하면서 지금은 단골이 되었다.
이 책≪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있다. 계절별로 과일을 소개하며, 자신이 가게에서 과일을 팔면서 몸소 체험하며 자연스레 터득한 내용들을 진솔하게 적어놓아, 누구나 쉽게 책을 읽으며 그동안 미처 생각 못하고 지나친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설향은 봄으로 넘어갈수록 맛과 신선도에 변화가 생긴다. 설향은 경도가 낮아 기온이 올라가면 과육이 쉽게 무른다. 오프라인 장사를 하던 때, 봄에 사입해 온 딸기가 반나절 만에 물러지는 일은 다반사였다. 아침에는 뚜껑을 뚫고 나올 것처럼 충만했던 딸기의 양이 오후에는 흔들면 달그락 소리를 낼 정도로 빈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23쪽)
딸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경우지만, 나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장을 보면서 신선도를 의심하며 판매자를 불신하기도 한다.
“사람도 속을 모르듯, 겉이 멀쩡한 것을 골라드려도 속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니 이상이 있으면 꼭 말씀해 주세요.” 대부분의 손님은 그 말에 웃으며 수박을 받아든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47쪽)
어쩌면 사람이나 농산물이나 기본원리나 이치는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에서 인생을 배운다.
복숭아가 장마철에 취약한 이유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복숭아는 과육이 약해 수확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쉽게 생채기가 날 수 밖에 없는데, 꼭 비가 침투하지 않더라도 온도와 습도가 높다면 그 곳을 중심으로 빠르게 썩기 시작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79~80쪽)
또 모든 과실은 호흡을 하는데, 그 때 내부의 유기물이 분해되며 열이 발생한다. 복숭아는 특히 호흡하는 열이 높으면 높을수록 과실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신선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사계절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여름은 복숭아의 제철인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의 계절이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81쪽)
때로 상황이나 특성을 알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모르고 접근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기도 한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겪어서인지, 과일 판매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배의 단단하고 새하얀 과육, 갈증이 나지 않는 깔깔한 단맛, 넘치는 수분감과 청량감은 명절에만 잠시 즐기기에는 무척 아쉽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29쪽)
설에는 과일 선물을 할 때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사과와 배는 추석에 많이 선물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설에는 다른 품목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때 만감류는 최선의 선택이 된다. 그렇다보니 대목을 노리는 상인들이 미리 한라봉을 사입해 두었다가 설 선물을 준비하는 시기에 맞춰 판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출하 초기에 비싼 값을 주고 한라봉을 구매했는데, 맛이 없으니 점차 한라봉 구매를 꺼리게 된다.(계절을 팔고 있습니다-190쪽)
저자의 우리 농산물에 대한 안타까움과 애정이 느껴져, 명절이나 기제사 때만 배를 구입하는 게 살짝 마음에 걸리며, 빠른 출하로 인해 제 본연의 맛을 못 내는 한라봉도 조금 기다렸다가 구입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을 팔고, 농사를 짓는 수고로움을 익히고, 사라져가는 소중한 풍경들을 안타까워하며 적은,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 청년의 마음을 쭉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우리네 인생살이가 아주 많이 닮아 있음을 체득하게 된다. 아울러 앞으로 태어날 미래의 꿈나무들을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은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 땅을 살고 있는 많은 청년들이, 이 책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에서 소소한 희망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저자의 글이 더 궁금하다면~
https://blog.naver.com/aq137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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