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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04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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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3.93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29.2만자, 약 7.1만 단어, A4 약 183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37419300 |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여러 면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의 ‘빨리 감기’ 버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빨리 감기’하면, 그 안의 사건들이 더는 자연스럽게 진척되지 않고, 그 결과는 파괴적일 수 있고 심한 경우엔 치명적일 수도 있다.” [p.12]
이 책에 다루고 있는 10가지 주제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진행중이거나 주목하고 있는 주제들이였다. 코로나19는 '빨리 감기'를 한 것이다. 느린 변화에는 적응할 수 있지만 갑작스런 변화에는 대응을 해야 한다. 이 책은 어떻게 대응방법을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어떠했으며 앞으로는 어떤 선택지가 놓여 있는지 보여줄 뿐이다.
다만 어느 주제에서나 우리는 진보해야함을 담지하고 있다. (정치적 의미의 진보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나가야한다는 본래 뜻이 더 강하다)
“미국을(아니, 그 어떤 나라든) 다시금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여정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절대 뒷걸음치는 것이 아니다.” [p.101]
중요한 것은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정부의 능력이다.
코로나19는 성별, 인종,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는 가린다. 한국, 대만에 사는 시민이 인도, 브라질에 사는 시민들보다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낮다. 이 차이가 발생한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능력이다. 그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민들을 위하는 마음을 고양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의 능력을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압박이 필요하다. 압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다.
“규제받지 않는 정보의 흐름과 그로 인해 선출직 공무원들이 느끼는 압박이야말로 기근의 확산을 막는 열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p.52]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중국은 정보를 통제하는데 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성공했을까? 중국은 정보를 통제해도 자국내 코로나 확산을 막았다. 그 이유는 중국 공산당 공안들에게는 정보의 흐름보다 상부의 지시가 더 큰 압박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정보 통제가 코로나의 조기 치료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자는 더 큰 정부가 아니라 더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저 정부의 덩치만 불린다고 해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노릇이다. 권력은 제약 받지만 선이 또렷한 권위, 그것이 바로 좋은 정부의 요체다. 좋은 정부는 어떻게 관리들에게 자율과 재량권을 주고 스스로 판단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려면 총명하고 헌신적인 사람들, 조국에 봉사하며 그로 인해 존경받을 기회에 고무되는 사람들을 선발해야 한다.” [p.76]
유능한 정부는 시장이 더 잘 작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시장은 독점을 추구하고 독점은 승자와 패자가 발생하기에, 이를 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정치 시스템의 모니터링뿐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이익을 창출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인 피터딜도 인정했다시피, 모든 기업의 목표는 독점의 달성이다. 그렇다면 성공을 거둔 기업이 그들의 여러 가지 자원을 이용하여 경쟁을 없애려 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다. 이런 노력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들에 대한 정치 시스템의 모니터링뿐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 시스템이 비즈니스로부터 어느 정도나마 격리되어 있어야 한다.”[pp.94~95]
“우리의 체제는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가 시장에 봉사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니잖는가. 아니, 그 정반대다. 어떤 경제체제든 가족을 약하게 만들고 파괴한다면 붙들고 있을 가치조차 없다. 그런 시스템은 건강한 사회의 적이기 때문이다.”[p.30]
“규제를 목표에 맞추어 적절하게 조절하기만 한다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과세 정책도 그 혜택이 노동자들에게 더 돌아가고 자본가들에겐 덜 돌아가도록 조정할 수 있을 터이다. 정부는 과학과 기술에 큼직큼직한 투자를 실행하는 방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과 재취업 훈련에도 더 많은 자금 지원이 필요하며, 이는 관료주의적 행정 절차를 최소화하고 최상의 교육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정부 계획의 재편성과 조화를 이루면서 실행되어야 한다. 시민들이 번성을 위한 적절한 도구와 훈련과 안전망으로 무장하고서 글로벌 경쟁과 기술의 역동성이라는 환경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바로 이것이 어려운 과제다.” [p.102]
과학을 믿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코로나19는 국가마다 발병률의 차이가 크다.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의 유능함 여부와 함께 국가를 구성하는 사회가 과학을 얼마나 신뢰하는지도 코로나19 발병률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과학을 신뢰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다. 정치 리더들은 편가르기가 아니라 통합을 추구해야 한다. 과학은 반대편의 주장을 배격하는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학이 하나의 결정적인 대답을 제공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게 작동하는 게 아니다. 과학이란 무엇보다도 묻고 탐구하는 한 가지 방법이요,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이런 가정들을 엄격하게 검정하는 과정이다. 새롭고 좀 더 나은 데이터로 무장하면 우리는 새롭고 좀 더 나은 결론에 이른다.” [p.109]
“사람들이 손을 씻는가 여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는가 여부, 또는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인 것 여부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한 가지 요소는 그들이 사는 지역도 아니요, 그들의 나이도 아니고, 오히려 그들이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였다!” [p.117]
“일부 평자들은 “정보 수준이 낮은 유권자들”을 두고 격분하게 되었지만, 문제는 무지가 아니었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를 위시한 학자들은 “동기를 지닌 추론”의 힘을 강조했다. … 오늘날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뉴스를 읽고, 사실을 얻는 것은 더는 중립적 행위가 아니며, 오히려 정치적 의미가 가득한 행위다.”[pp.118~119]
“미국 역사가 리처드 호프스태터는 이렇게 적었다. “예전의 지식인들은 필요 없다는 이유로 은근히 조롱당했지만, 요즘은 지식인들이 너무 지나치게 필요해서 사람들이 분개한다.” [p.126]
디지털로의 이행과 불평등
팬데믹은 그 이후에 상처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호황도 남긴다.
“스페인 독감을 생각해 보라. 미국에서만 약 70만 명, 그리고 전 세계에 걸쳐 5000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팬데믹이 물러간 직후, 미국은 ‘광란의 1920년대’ 혹은 ‘재즈 시대’에 안착했다.” [p.132]
현재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리는 곳은 IT기업들이다. 왜냐하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로의 이행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2020년의 팬데믹은 디지털 라이프를 위한 일종의 강요된 대량생산 제품 테스트 역할을 했으며, 우리의 기술적 도구들은 대개 이 시험을 통과했다.” [p.139]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면 불황인 곳도 있다. 디지털로의 이행은 호황만큼 불황이 커지는 속도도 빠르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이 애초에 의도한 것은 만인 평등을 실현하겠다는 것, 조그만 스타트업도 세계 각지의 고객에 접근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에는 어느 정도의 진실이 담겨 있다. 그러나 좀 더 큰 진실은 영 딴판이다. 경쟁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이 되기는커녕, 역사상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규모의 독점 탄생을 부추기는 것이 바로 인터넷의 속성이니까.” [p.205]
코로나19는 정부의 유능함 정도, 사회가 과학을 신뢰하는 정도에 따라 국가별로 발병률이 달라졌다. 하지만 국가 내로 들어간다면 어느 국가든 가난할수록 발병률이 높고 부유할수록 발병률이 낮다. 빈부에 따른 차이는 발병률에서만 나타나지 않는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서, 최상위 1% 가정의 자녀들이 아이비리그나 다른 엘리트 학교에 들어갈 확률이 무려 77배나 높다는 내용이었다.” [p.211]
도시는 사라지지 않는다
판데믹으로 이제 도시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도시는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 낸다.
““주민이 100만 명 이상이 대도시 지역에 사는 미국인들은 규모가 더 작은 도회에 사는 사람들보다 생산이 평균 50% 이상 높다. 교육이나 경험 혹은 노동자의 근면성 같은 걸 고려하더라도 이런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 심지어 근로자 개개인의 지능지수를 고려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와 똑같은 현상을 전 지구적으로도 보게 된다. 즉 세계에서 가장 큰 대도시 지역 300개가 지구촌 GDP의 절반, 그리고 GDP 성장의 3분의2가량을 실현한다.” [p.173]
그리고 도시는 상식과는 다르게 환경에 도움이 된다.
“도회 지역의 지구 위 인간들의 대부분을 품고 있는데도, 지구 표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도 채 안 된다.” [p.178]
아무리 온라인이 확산되고 있더라도 오프라인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고 이런 사회적 활동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도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실 도시의 최우선 목적은 우리를 모범적인 인간으로, 그리고 특히 시민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보기에 도시의 근본은 기념물이나 공원이 아니라 거기 사는 사람들과 그 특성이다.
인간은 도시를 창조하고 도시는 인간을 만든다. 동전의 양면과 같다. 재앙과 맞닥뜨리고도 우리의 도시가 성장하고 견디는 것은 우리 대부분이 참여와 협동과 경쟁에 이끌리도록 태어났기 때문이다. 도시에서의 삶을 합리화하는 것은 다양하다. 일, 동료 의식, 엔터테인먼트, 문화, 혹은 그 모든 것. 그러나 이런 외적인 이유의 밑바당에는 사회적 교류를 향한 깊은 욕구가 숨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처럼 고정된 배선에 합선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아니, 사실 봉쇄의 격리는 그 단순하지만 심오한 직관, 인간은 속성상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통찰을 우리에게 상기시킴으로써, 어쩌면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다.” [p.192]
이 책은 예언서가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선택해야 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이 흉측한 팬데믹은 변화와 개혁의 가능성을 마련해 주었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미 쓰여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p.305]
이 책에 그래프는 딱 한번 등장한다. 참 오랜만에 텍스트만 있는 사회과학서적을 본 것 같다. 팬데믹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작년에 코로나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내용보다 적은 내용으로 페이지수를 늘리는 기발한 방법을 많이 배운 책도 더러 있었다. 이 책은 내용이 꽉차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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