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티븐스
Taylor Stevens
외국작가
문학가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신의 자녀들(Children of God)’이라는 컬트 종교 단체의 선교사였다. 교주의 생각은 기독교 종말론 신앙의 기초에 1960년대 말 캘리포니아를 휩쓸던 히피 문화를 결합하는 것이었다. 신도들에게는 한곳에 머물며 직장을 얻거나 자신의 핵가족을 꾸리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가족 개념을 부인하는 내부 규율에 따라, 신도의 자식은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만 학교의 정규 교육이 허용되었고 열두 살 이후로는 부모 곁을 떠나 세계 각지의 ‘코뮌’에서 집단생활을 해야 했다.
작가는 열네 살이 되도록 취리히에서 도쿄까지 세 개의 대륙, 열두 개 나라를 떠돌아다녔다(여기에는 한국도 끼여 있다). 집이라고는 캠프에 세워놓은 트레일러가 전부였다. 거리에서 리더의 지도하에 동냥을 하거나 미성년 노동자로 취직해 생계를 유지할 돈을 벌어야 했다. 또한 코뮌에 함께 취식하는 나이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빨래를 하고 한꺼번에 수백 명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열다섯 살 한겨울 내내 여름에 신던 샌들 한 짝을 끌면서 눈 쌓인 오사카 거리에서 구걸했다고 한다(구체적인 체벌 내용과 참상에 대해서는 앞으로 나올 작품 '더 이노센트'에 실릴 예정이다). 그러다가 리더의 변덕에 따라 저당 잡힌 물건처럼 다른 도시로 옮겨갔다. 얼핏 들으면 코스모폴리탄이고 노마드 같아 보이지만 철저한 비문명이었다. 그렇게 사춘기였다.
1994년 교주 데이비드 버그가 사망하면서 규율이 바꿔 신도에게 독립생활이 허용되었다. 그때 저자는 남편과 함께 아프리카로 이주했으며, 그곳 적도기니에서 작은 코뮌을 꾸려나가다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단체와 결별했다.
그렇게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글쓰기를 다시 떠올렸다. 열세 살 무렵 함부로 글이라는 걸 썼다가 리더에게 발각되어 사흘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갇혀 지낸 적이 있다. 코뮌은 신도들이 외부 세계와 교류하는 것을 철저히 막았으며 텔레비전 시청과 독서 등을 금지시켰다. 바깥세상과 단절된 상황에서 상상력은 일종의 생존 메커니즘이었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꾸며내어 애들에게 들려주면서 이야기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리더는 이 습작 노트를 빼앗아 불태워버렸다.
서른한 살에 미국으로 돌아와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생활하다가 로버트 러들럼의 제임스 본 삼부작을 읽으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결심한다. 이렇게 태어난 데뷔작 '인포메이셔니스트'에 이어 바네사 먼로 시리즈 2탄 '더 이노센트'에서는 선민의식에 절어 살던 자신의 컬트 시절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올해 미국 나이로 서른아홉으로 텍사스에 사는 두 아이의 어머니. “우리는 절대 컬트라는 말을 쓰지 않았어요. 특별하게 선택받은 신의 아이들이라고 들으면서 자랐지요.” 현재 ‘신의 자녀들’은 ‘패밀리 인터내셔널(The Family International)’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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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이노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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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인포메이셔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