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셴융
白先勇
외국작가
문학가
퀴어 문학의 선구자이자 오늘날 타이완을 대표하는 ‘문학의 거벽巨擘’ 바이셴융은 1937년 중국 광시성 구이린桂林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타이완 국민당 정부의 바이충시白崇禧 장군이다. 어려서 집안이 부유했지만 7세 무렵 폐병에 걸려 몇 년간 격리되어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로 인해 민감하고 내향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1952년 타이완으로 건너온 뒤 청궁대학 토목학과에 진학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닫고 이듬해 타이완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한다. 대학 졸업 후 대학 동기들과 잡지 『현대문학』을 창간하고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던 중 1962년 모친 별세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미국 아이오와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대학 샌타바버라 분교의 중문학 교수로 취임한 후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바이셴융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부터 「월몽月夢」 「외로운 17세寂寞的十七歲」 같은 퀴어 단편소설을 발표하다가, 1983년 유일한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인 『서자孼子』를 출판한다. 몇 년간 잡지와 신문에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묶인 이 책은 출간 당시에는 작가로서의 유명세에 비해 민감한 소재 때문인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몇 년 뒤 프랑스와 미국에서 번역서가 출판돼 열렬한 반응을 일으키고 나서야 타이완 내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1986년 이 작품을 각색한 동명의 영화가 상영되었고 2003년에는 역시 동명의 드라마가 절찬리에 방영되어 타이완 금종상의 여우주연상, 감독상, 미술상 등을 휩쓸었다. 당시 드라마의 영향으로 연예인과 일반인의 커밍아웃이 줄을 이었으며 가출한 동성애자 자식들에게 “용서해줄 테니 돌아오라”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모들의 전화가 방송국에 빗발쳤다고 한다.
1999년 홍콩의 유력 주간지 『아주주간』에서 선정한 ‘20세기 중국어소설 100선’에서 바이셴융의 『타이베이 사람들臺北人』은 7위를 차지했으며 생존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는 으뜸이었다. 미국의 저명한 중국문학자 샤즈칭夏志淸도 “5·4운동 이후 예술적 성취에서 그와 필적할 만한 사람은 루쉰부터 장아이링까지 단 대여섯 명에 불과하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작품집으로 『외로운 17세』 『뉴요커紐約客』 『타이베이 사람들』 등이 있고, 연인 왕궈샹과의 사랑을 기념해 펴낸 에세이집으로 『나무는 이와 같다樹猶如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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