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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5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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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8쪽 | 292g | 122*188*19mm |
ISBN13 | 9791185153490 |
ISBN10 | 1185153497 |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1월 08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08월 02일 ~ 2024년 11월 30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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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기타하라 하쿠슈, 하야시 후미코, 나쓰메 소세키, 가타야마 히로코, 사카구치 안고, 나카하라 주야, 호리 다쓰오, 스스키다 규킨, 구보타 만타로, 기노시타 모쿠타로, 고이데 나라시게, 데라다 도라히코, 도쿠토미 로카, 오카모토 기도, 미요시 주로, 오카모토 가노코, 미즈노 센코, 와카야마 보쿠스이, 시마자키 도손, 와카스기 도리코, 가지이 모토지로, 이마이 구니코, 미야모토 유리코, 사이토 모키치, 나가이 가후, 요사노 아키코, 요사노 뎃칸, 다케히사 유메지...
일본 문학의 황금기는 언제로 볼 수 있을까.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오르내리던 시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부터 다자이 오사무까지의 일본 근현대 문학이 일본 문학의 황금기가 아닐까. 당시의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한 산문집은 그 이름들 만으로 설렌다.
작가의 실제 작품들은 현학적이고 어려울 수 있으나(사카구치 안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절대 아니다.) 책 안에 실린 산문들은 짧고 읽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잡문을 그냥 실은 책은 아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유명 소설 '런던 탑'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산문 '안개'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유명 산문 '홀로 어슬렁어슬렁'이 실려있다. 홀로 어슬렁어슬렁은 산문을 모은 책에 자주 실리는 산문이다.(나가이 가후의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중 어느 것이 영향을 받은 것일까. 두 작품은 너무 비슷하다.) 표현이 솔직해서 재밌다.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경우 '손바닥 소설'이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산문과 많은 엽편을 남긴 작가로 함축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유명한 호리 다쓰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방랑기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여류작가 '하야시 후미코'(유리가면에 실린 연극 키재기의 원작자인 히구치 이치요와 잠시 착각했다. 일본은 근대 유명한 여성작가들이 꽤 보이는데 한국에는 많지 않아 이점이 많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천재 시인 '나카하라 주야'와 말해 뭐해 '다자이 오사무'까지 일본 문학의 슈퍼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 산문집이다.(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에겐자부로가 빠져있긴 하다...)
책을 읽기 전 미리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 책에 실린 작가들이 100여 년 전 작가들이란 점이다. 시대와 배경이 드러내는 묘사는 좋게 표현하면 서정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예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은 의성어와 비유 표현을 멋부리듯 사용하는 작가들도 있다. 일부는 신기하고 귀여운 표현도 있으나, 일부 표현은 현시대에는 촌스럽거나 문장에서 느껴지는 고전 특유의 분위기를 지울 수가 없다.
이런 몇몇을 넘긴다면 대가들이 선사하는 멋스러운 이야기와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소설가와 시인, 극작가 등 각 분야의 대가들이 쓰는 산문의 매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한 개인의 산문이 아닌 다양한 작가들의 산문을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이 산문집의 매력이다.
게으름쟁이라 가끔 바쁜 일이 생기면 금세 지쳐버렸고, 그럴 때는 산책하러 나갔다.
가타야마 히로코, 장미 다섯 송이 중에서
산책이란 주제 아래 써 내려간 작가들의 40편의 글. 생각들이 하나같이 다양해서 이야기 배스킨라빈스에 방문한 느낌이다. 어떤 작가에게는 현실에서 벗어나 일탈과 자유를, 또 어떤 작가는 사유의 시간, 그리고 전혀 다른 이국 땅에 온 작가는 고독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떤 이는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채 방황의 시간을 겪기도 한다.
김연수 작가가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이란 책은 외상후유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산책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김연수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하는데, PTSD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가볍지 않게 썼다는 부분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좋아한다는 많은 작가들의 인터뷰를 보고, 긍정적인 글들을 읽다 보니, 대부분의 작가들이 산책을 좋아할 것이라는 편견이 생겼나 보다. '작가의 산책' 안에는 우울과 고독, 죽음을 암시하는 문장들도 더러 보인다. 책 안에 실려있는 다양한 글들을 읽으며 '산책'이라는 글의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달빛을 받으며 묘와 묘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누군가의 묘지 받침돌에 걸터앉아도 본다. 하지만 묘지는 영원히 잠들어야 하는 장소다.
토쿠토미 로카, 어느 밤 중에서
'작가의 시간'을 받은 뒤 출퇴근 시간은 이 책을 계속해서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그중 맘에 들었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역시 가장 먼저 읽은 산문은 첫 번째에 실린 '홀로 어슬렁어슬렁'이다. 하야시 후미코의 섬세한 문장은 100여 년을 뛰어넘어 촌스러운 느낌이 없어 좋았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이 대부분이 그러하지 않을까. 한 편 한 편이 짧아 순식간에 지나가는 책이니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문장의 매혹이란 것이 무언인지를 말하는 구절들이 꽤 있다.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동시에 푸르른 산이 못 견디게 그리웠다. 시계를 보니 그럭저럭 12시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의자에서 일어섰다.
와카야마 보쿠스이, 어느 날 점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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