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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7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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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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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
파일/용량 | EPUB(DRM) | 73.12MB 파일/용량 안내 |
ISBN13 | 9788936412760 |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01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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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그러니까 운전대를 잡기 전까지는. / p.10
단편집들을 워낙에 선호하다 보니 한 권을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또는 마음속에 깊이 남는 작품이 적어도 하나씩은 있다. 객관성이 떨어지고 기분에 따라 같은 작품이라도 와닿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인상 깊게 보았던 작품들을 줄을 세우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냥 그 자체로 마치 하나의 공간에 저장하는 듯하다. 책을 손에 쥐면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의 내용이 마치 영화의 파노라마처럼 후루룩 스쳐가는데 그게 또 소설집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줄을 세우지 않는다고 하지만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단편 작품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장류진 작가님의 <탐페레 공항>을 망설일 것도 없이 꼽을 수 있다. 피디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주인공이 탐페레 공항에서 마주한 한 노신사와의 만남을 주제로 다룬 내용이었는데 당시 꿈을 위해 잠시 멈춤을 선택했던 시기에 주인공의 상황이 너무 구구절절 공감이 되었고,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이 너무 마음을 울렸던 작품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울컥할 정도로 참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장류진 작가님의 소설집이다. 작가님의 작품 느낌을 딱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공감이 아닐까 싶다. 서두에 언급했던 단편 작품을 비롯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야기들이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또한, 장편소설이었던 <달까지 가자>는 당시 주식에 관심을 가졌던 독자들에게는 마치 주인공들의 심리상태가 심전도 그래프 또는 주식 그래프처럼 요동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번 신작도 기대가 되어 설렘을 안고 바로 읽게 되었다.
총 여섯 작품이 실려 있다. 표제작이자 가장 먼저 등장한 <연수>라는 작품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순위 1위를 차지하는 수상작품집인 2020년 젊은 작가상 작품집에 수록되었기에 이미 완독했었고, 다른 작품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역시 작가님 특유의 가벼우면서도 현실적인 스토리와 후후룩 읽을 수 있는 문체들이 참 만족스러웠다. 두 시간 정도 안에 완독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 하나하나 푹 빠져서 읽었다.
작품들을 하나씩 읽다 보니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이 참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비범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 성향에 따라 민폐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평범하지만 보통이 아닌 사람들이었다. <연수>에서는 오지랖 넓고 독단적인 강사님이, <펀펀 페스티벌>에서는 아이돌 준비생이라는 과거와 얼굴만 믿고 무례한 말도 서슴치 않았던 한 남자가, <라이딩 크루>에서는 이성들에게 관심을 뺏긴다는 이유로 열등감을 느낀 크루의 수장이 등장한다. 초반에는 이런 인물들의 모습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동계올림픽>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다. 인턴 기자의 마지막 취재를 앞둔 선진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번 기사로 정직원 시험 여부가 갈린다. 다른 인턴들과 다르게 제대로 된 정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인 쇼트트랙 선수 백현호의 집을 방문한다. 큰 방송사 취재진의 텃세와 견제 사이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지만 백현호 선수 부모님의 이해로 결국 취재를 하게 된다. 그러던 중 백현호의 집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이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따뜻한 정이 와닿는 작품이어서 좋았다. <연수>의 강사님처럼 츤데레 스타일로 말보다 행동이 앞선 따뜻함도 좋았지만 <동계올림픽>의 백현호 선수 부모님의 모습들이 가장 마음을 울렸다. 피 하나 안 섞인 남이지만 열정 하나만 믿고 취재하는 초보 인턴 기자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이를 챙겨 주었던 모습들이 참 아름다웠다. 또한, 어둥지둥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직원이라는 절박한 동아줄 하나를 위해 달리는 선진이라는 인물은 참 안타까우면서도 대견했다. 다른 취재진들과의 차이점이 너무나 두드러졌다.
그밖에도 <라이딩 크루>의 결말을 보면서 그야말로 찌질함의 극치를 볼 수 있었고, <펀펀 페스티벌>에서의 찬휘라는 인물이 제목처럼 뻔뻔하게 노래 부르는 모습, 그것을 보고 대리로 수치심을 느끼는 주인공의 감정이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마치 활자를 영상화시켜 머릿속으로 재생시켜 보니 시트콤이 따로 없었다. 평일에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작품을 읽는 내내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책을 덮고 나니 과거와 이어지는 모습들이 떠올랐다.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에 점수 미달이라는 말을 듣고 펑펑 울었던 기억, 초보 인턴 시절에 정직원이 되고 싶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했던 기억, 직장에서 말도 안 되는 불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속으로 상사와 손절할까 고민했던 기억들까지 조각들 하나하나가 퍼즐처럼 끼워 맞춰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일들이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듯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과 걱정 역시도 별거 아니라는 위로를 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받았다. 그게 아마도 이 소설집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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