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적이 있는 나에게 수영은 꿈에서도 도전하지 못할 운동 중 하나였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배워 보라는 아내의 자극에 힘입어(?) 내 수영 라이프의 서막을 열었다. 수영을 처음 배운 날, 내가 물에 몸을 띄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신기했다.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팔은 왜 잘 안 돌려지는지, 호흡은 왜 잘 안되는지, 추진은 왜 어려운 건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신비로움이 좌절감으로 바뀌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생각에 도움을 얻고자 책을 찾아보다가 영법 교육 책보다 수영을 주제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책이 좋겠다 싶어 <어푸어푸 라이프>를 집어 들었다. 
이 책은 카카오톡 이모티콘 ‘수영이 너무 좋아! #수영티콘’을 제작했고, 웹툰 <수영은 음파음파>를 연재했으며, 수모 브랜드 ‘스웽키’를 운영 중인 ‘씨유숨’ 님께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셨다. 글도 너무 현실 공감적이어서 흥미로웠지만 한 꼭지마다 등장하는 요약본 그림 때문에라도 책을 쉬이 덮을 수가 없었다. ‘씨유숨’ 님의 캐릭터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너무 귀여워 카카오톡 이모티콘까지 검색해 봤다. 책 속 캐릭터들이 고스란히 등장해 신기하고 반가웠다^^
수영 관련 에세이인 만큼 수영 이야기 그리고 수영이 그녀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 이야기들이 모여 <어푸어푸 라이프>가 쓰였다. 수영 초보자인 나는 작가의 글에서 많은 공감을 받았다. 그녀가 수영을 처음 시작한 것은 ‘불안’ 때문이었다. 여행을 가면 늘 혼자 뒤처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 건강 때문에 삶을 후회하게 될까봐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고백이 남 얘기 같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구기 종목 운동은 자칫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의 위험이 있어 조심스러운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운동은 또 해야 할 것 같고, 지금 하고 있는 조깅도 즐겁기는 한데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다른 실내 운동도 하나 정도 할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생각과 아내의 자극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게 수영이다. 
“분명 머리로는 기억하는데 호흡을 하려고 할 때마다 계속 코로 물이 들어왔다. 물을 먹을수록 몸이 경직되어 가라앉고, 가라앉으면서 또 물을 먹고... 이게 반복되다 보니 금세 몸에 힘이 다 빠져서 25m 레인을 끝까지 가지 못한 채 중간에서 멈춰 섰다”(31쪽). “여름 시즌 자유 수영은 조심하자. 흡사 워터파크 같다”(134쪽). “수영을 배우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행을 갈 때 그곳의 수영장 위치를 확인한다는 것이다”(135쪽). 내 생각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이런 문장들에서 작가가 수영 친구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통해 새로운 정보들을 많이 얻게 되었다. 수영 초보자에게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 특히 나같이 적극적이지 않은 불량 초보자들은 누가 가까이서 알려주지 않으면 당최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 
“수영에는 ‘오늘의 컨디션’이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 컨디션이 안 좋은 날”(62-63쪽). “수영 친구를 만드는 법. (1) 새 수영복을 입는다. (2) 수영복을 안 가져간다. (3) 수영을 잘한다. (4) 수영을 못한다. (5) 수영을 자주 빠진다. (6) 수영을 잘 나간다”(87-89쪽). “‘떡값’이란 ‘명절에 떡이라도 해 드세요’라는 의미로 같은 반 회원들이 명절마다 1만 원에서 2만 원씩 모아 강사님께 감사함을 전하는 수영장의 오래된 관습이다”(107-108쪽). “엔드리스풀 수영장―앞쪽 모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가로지르며 제자리에서 수영하는 방식”(135쪽). “실력이 정체되어 있을 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다른 회원들은 다 되는데 나만 안 돼’라든가 ‘내가 제일 느려’와 같은 남들과의 비교다”(151쪽). 
‘컨디션이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구나, 수영 친구라는 게 내게도 생겼으면 좋겠다, 떡값 요구가 내게도 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엔드리스풀 수영장도 꼭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 누가 뭐래도 내 페이스대로 가야겠다’와 같은 생각들을 책을 통해 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해 준 작가님께 감사를 드린다!
많은 이들이 운동과 인생을 비교하곤 하는데, 수영 역시 인생과 비슷한 점이 많다. 작가의 통찰 중 마음에 와닿은 글귀로 이 글을 갈무리하고자 한다.
“장거리 수영을 하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갈 때도 매번 모든 에너지를 불태우는 것보다 글라이딩을 하듯이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힘을 조금 더 남겨 둘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머니까”(156-157쪽). 
인생은 수영처럼! <어푸어푸 라이프>!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