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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1999년 06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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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80쪽 | 153*224*30mm |
ISBN13 | 9788932008813 |
ISBN10 | 8932008817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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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이러한 물음을 던져본다. 이념적 대립이 남긴 것은, 분단의 현실에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그들은 불신의 대상인가? 사실이 그렇다. 이념이 다른 그들에게, 우리는 평화통일을 외치고 있지만은,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는 불신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김정일 만세”를 외치며, “권력 3대 세습”을 자행하는 그들 앞에서, 우리가 이해 못하는 많은 부분을 뒤로하고, 그들을 신뢰한다는 것은, 사실 모험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불신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주인공 갑수가 좌익운동에 앞장섰던 아버지를, 당신이 죽은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아버지를 불신하고, 아버지의 잔상을 잊으려 노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사실, 불신을 넘어, 이념이 다른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는가? 그러 하기에, 이 순간에도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으며, 나아가 그들의 경우에는 무력도발을 일삼고 있다고 본다. 최근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서, “남조선을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겠다.” 고 성명하는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그들을 불신의 대상으로 운운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 아닐까한다. 현재, 그들을 불신의 대상으로 여기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나, 우리가 불신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그들이, 때론 우리의 마음속에선 화해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나 우리나 할 것 없이, 처참했던 지난 역사의 피해자가 아닌가? 이런 면볼 때, 우리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끊임없이 상대를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남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남이 아니라, 우리의 친구이고, 형제이고, 가족이였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분단된 국가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변치않는 믿음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언젠가는 통일 될 날이 온다.” 이라는 믿음이다. 이것은, 우리가 상대를 불신의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다. 더불어, 이념의 대립으로 무너진 가족공동체를 세우고자 하는 서로의 노력이 “남북 이산가족 찾기”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서로가 본질적으로는 화해의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 갑수가 좌익운동의 핵심인물이였던 배도수와 화해를 시도하는 것과, 주인공 자신을 빨갱이의 아들로 전락시켜버린, 아버지를 용서하는 대목이 결국은, 그들 모두를 화해의 대상으로 여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아버지는 예견된 죽음을 앞에, 이런 말을 남기지 않았았는가? “세상 사람들이 다 욕해도 너만은 이 애비를 욕하지 마라라.” 결국은 아버지는 자신의 행동을 핏줄에 호소했으며, 나아가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절실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념대립으로 벌어진 폭동에 앞장서, 죄인으로 전락했음에도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갑수가 아버지 자신을 이해해주는 것이였다. 결국,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핏줄에서 오는 사랑의 감정과 화해하기를 바랬던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핏줄 앞에서는 이념이 다르더라도, 어떠한 죄를 지었더라도,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가 화해의 대상인 것이다. 사실, 우리가 그들을 화해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었음을, 우리의 피는 알고 있다.
그렇다. 이념의 대립으로 마주하고 있는 그들은 결국, 우리에게 불신의 대상일수도 또는 화해의 대상일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우리에게 통일의 대상인 동시에, 대립하고 있는 주적인 것이다. 이와 같은, 그들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현명하게 대처해야할 것이다. 그 예로, 우리는 이러한 대처를 위해 정부 직속 기관으로 통일부를 두고 있다. 이 기관에서는 그들에 대해 때론 강경하게, 때론 원만하게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것은 그들에 대한 불신과 화해가 공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작품 안에서도 그랬다. 주인공 갑수는, 이념의 대립이 광기로 표출되어 살육을 저지르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마음 한켠으로는 아버지가 관청에 잡혀서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공존하지 않았는가. 이처럼, “노을”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불신의 대상임과 더불어 화해의 대상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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