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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 마종기 | 문학동네 | 2014년 06월 05일 리뷰 총점9.6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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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6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416g | 137*203*30mm
ISBN13 9788954624992
ISBN10 895462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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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2명)

저 : 루시드 폴 (Lucid Fall,본명 : 조윤석)
아름다운 노랫말을 쓰고 따뜻한 멜로디를 입히는 일을 해요. 인디밴드 미선이를 시작으로 『사람이었네』, 『오, 사랑』 등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노래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소설집 『무국적 요리』, 가사집 『물고기 마음』, 번역 소설 『부다페스트』, 마종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도 펴냈어요. 최근에는 어린이 책에도 관심... 아름다운 노랫말을 쓰고 따뜻한 멜로디를 입히는 일을 해요. 인디밴드 미선이를 시작으로 『사람이었네』, 『오, 사랑』 등처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노래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소설집 『무국적 요리』, 가사집 『물고기 마음』, 번역 소설 『부다페스트』, 마종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도 펴냈어요. 최근에는 어린이 책에도 관심이 많아 그림책 『당신은 빛나고 있어요』, 『모두가 빛나요』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부드러운 언어로 삶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세상의 모든 경계를 감싸안는 시인이다. 1939년 일본 도쿄에서 동화작가 마해송과 무용가 박외선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앉아 혼자 동시를 쓰기 시작했던 소년은 중학생 시절부터 일약 ‘학원’ 문단의 스타가 되어 친구들의 연애편지 대필을 도맡는 등 타고난 시인의 재능을 맘껏 선보인다. 자연스럽게 문인의 길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어려운 고국의 현실을 외면... 부드러운 언어로 삶의 생채기를 어루만지고 세상의 모든 경계를 감싸안는 시인이다. 1939년 일본 도쿄에서 동화작가 마해송과 무용가 박외선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바닷가에 앉아 혼자 동시를 쓰기 시작했던 소년은 중학생 시절부터 일약 ‘학원’ 문단의 스타가 되어 친구들의 연애편지 대필을 도맡는 등 타고난 시인의 재능을 맘껏 선보인다.

자연스럽게 문인의 길로 접어드는 듯 했으나 어려운 고국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라는 주위의 권유로 연세대학교 의대에 진학했다. 1959년 본과 일학년때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하면서 ‘의사시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오하이오 주립대학 병원에서 수련의 시절을 거쳐 미국 진단방사선과 전문의가 되었고, 오하이오 의과대학 방사선과 및 소아과 교수 시절에는 그해 최고 교수에게 수여하는 ‘황금사과상’을 수상했다. 이후 톨레도 아동병원 방사선과 과장, 부원장까지 역임했고 2002년 의사생활을 은퇴할 때까지 ‘실력이 뛰어나고 인간미 넘치는 의사’로서 명성을 쌓았다. 은퇴한 후에는 연세대 의대의 초빙 교수로 본과 2년생에게 새 학과목인 ‘문학과 의학’을 5년간 가르쳤다.

고국을 떠나 이국에서 보내야했던 그리움과 고독의 시간을 자신만의 시어로 조탁하여 『조용한 개선』을 시작으로 『두번째 겨울』(1965), 『평균율』(공동시집: 1권 1968, 2권 1972), 『변경의 꽃』 (1976),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1980), 『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1986), 『그 나라 하늘빛』 (1991), 『이슬의 눈』 (1997),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2002),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2006), 『하늘의 맨살』 (2010), 『마흔두 개의 초록』 (2015) 등의 시집을 펴냈다. 그 밖에 『마종기 시전집』 (1999), 시선집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2004), 산문집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2003)과 『아주 사적인, 긴 만남』(2009),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2010), 『우리 얼마나 함께』 (2013),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2014) 등 수많은 시집을 펴냈다.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대산문학상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시 「파타고니아의 양」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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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나와 당신 자신의 이야기,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평점10점 | j****h | 2014-06-12 | 신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아니 발달할수록 우리는 거기에 '인간적인 냄새'가 나길 원한다(그런 우리의 성향을 적확하게 포착한 것이 아마도 애플일 것이다). 오랫동안 시를 써온 시인 마종기와 섬세한 감각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뮤지션 루시드폴의 만남이라는 조합은 그 자체로 호기심을 자아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첫 책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 이른바 '셀럽'의 명성에 기댄 것이었다면, 그토록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두 사람의 흥미로운 이력, 즉 한 사람은 정치적으로 망명하다시피 도미해 의사로 살아가며 시를 쓰고, 또다른 사람은 탁월한 연구성과를 가진 화학자이면서 음악에 모든 것을 건 뮤지션이라는 것은 어느 샌가 책의 배경에 머문다. 이런 점은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의 두번째 책,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에서도 여전하다. 책을 읽다 보면 5년만의 해후가 조금은 어색한지 서투르게 대화를 시작한 루시드폴과, 그런 그의 편지를 통해 활기를 얻는 마종기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두 사람을 잇는 끈은 다름아닌 '외로움'이다. 타국에서 고국을 그리며 시를 통해 구원을 찾은 노(老)시인과, 역시 이국인 틈에서 홀로 연구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목마름을 채울 길 없는 음악가에게 동병상련의 정만큼 끈끈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루시드폴은 이제 한국에서 오로지 음악에만 전념하며 살 것을 선언했다. 마종기 시인은 이제 은퇴한 친구들을 바라보며 나이듦을 부쩍 실감한다. 이 둘의 대화는 사실,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화에 목마르면서도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개인들의 이야기이다. 또 변한 듯 변하지 않는,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대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오해와 이해를 거듭한다. 시에 대한, 음악에 대한, 특정한 장소(몽골이나 프라하)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교차하면서 대화는 때로 교착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게 오해하고 오해를 풀고 결국 이해하게 되면서 나선형으로 전진하는 것이 우리의 대화가 아닐까.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폴의 대화는 바로 그런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거울이다.


우리는 두 사람의 시 같은 편지글을 통해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인의 낭독을 듣고, 음악가의 연주를 듣는다. 구술이 문자에 스며든다. 쓰기와 말하기가 어느 샌가 일치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무척 오랫만의 일이다. 책장을 덮고서도 좀체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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