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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4년 10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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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도서 제본방식 안내 |
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397g | 131*192*20mm |
ISBN13 | 9788959138340 |
ISBN10 | 8959138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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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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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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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또 때로는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걸까? 요즘 부쩍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내세울만큼의 인맥은 없었지만, 깊이있는 인간관계는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심리적으로, 상황적으로 안 좋은 요즘 내 마음 하나 어디 속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내 밑바닥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참 많이 힘들었다. 내 마음속 깊은 곳 이야기를 거짓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참... 서글펐다. 거기에 더해 누르고 또 누르고 있던 여러 감정들이 터지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떤 날은 나를 증오하고 어떤 날은 주변사람들을 미워하고, 어떤 날은 믿지도 않는 신을 원망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괜히 주변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며 불안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한동안 이런 상태에서 시험을 핑계로 책도 잘 안 읽고 리뷰도 미루었지만, 사실 이미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한 확신도 자신도 없던 내가 공부가 될 일은 없었다. 그저 멍하니 아무것도 안하면서 시간을 낭비하며 우울을 벗삼아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 이제는 이 감정에서 그만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깊이 상처 받은 후, 의도치 않게 그 상처로 내가 사랑하는 다른 사람을 더 아프게 했다." 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가 읽게 된 책. 지금 딱 내 심정을 대변하는것 같아 예전 같았으면 스쳐지나갔을 텐데 눈길이 가고 손이 갔던 책이다. 그리고 자기 전 잠깐 읽으려고 펼쳤다가 그 자리에서 새벽이 올 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다 읽고 말았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소설도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뭔가 쓸쓸했다. 외적인 갈등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관계에 맞춰 이야기가 전개되다보니 읽는 동안 크게 감정변화를 느끼며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가을 저녁 부는 바람과 같은 느낌을 받으며 읽어나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느낌이 이 소설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던 것 같다.
이 소설에는 크게 4가지 색깔의 사랑이 등장한다.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해인과 유진의 사랑 - 분량이 굉장히 작고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중심 내용은 아니었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음. 유진은 해인이 자신의 어릴적 상처를 치유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될 사랑으로 등장하는 것 같았음 - , 해인의 과거로 돌아가 보여주는 해인과 안나의 사랑, 그리고 해인의 어머니 혜진의 사랑과 안나의 엄마 정인의 사랑을 각각 보여준다. 그러면서 이들이 그토록 외롭고 아프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오늘은 소설속에 나온 그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솔직히 처음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해인과 안나의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둔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정리해야하는 관계 중 하나였던 내 첫사랑을 정리하고 싶었고 그로인해 내 옆에 누군가를 두고도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는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 어느 사랑보다도 미국에서의 그들의 첫만남과 학창시절 풋풋하면서도 아련한 첫사랑에 나역시 몰입을 더 했다. 하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 먹먹함과 동시에 어머니라는 존재였지만, 한 여자이고도 싶었던 혜진과 정인의 사랑이야기가 더 많이 생각이 나는 이유는 대체 왜일까...?
수능을 얼마 앞두고 첫경험을 했던 혜진. 사랑보다는 성적 호기심과 욕망에 더 이끌려 했던 그 첫경험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정해진 길을 따라 살아가던 그녀를 변화시킨다. 외적으로는 여전히 단정하고 빈틈없이 완벽한 삶을 살아가지만, 내적으로는 이탈을 꿈꾸며 산다. 그리고 그녀의 불운한 결혼생활과 함께 그녀의 이탈은 멈추지 못하고 결국 혜진은 망가진다. 정신병원에서 가족과 불리된 채 자해를 수없이 시도하다 끝내 죽음을 맞이하던 그녀의 모습은 마음을 참 많이 무겁게 했다. 소설 속 인물들 중 가장 진실된 사랑을 할 줄도 받지도 못했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마음에 멍이 들어가고 있는 중에도 남편에게는 이뻐보이고 싶었던 여인. 하지만, 자신의 그러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채 외로움 속에서 다른 남자 품에서 쾌락만을 쫓으며 살았던 여인. 혜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해인의 아버지이자, 혜진의 남편이 참 무심하고 냉정하고 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혜진을 그렇게 만든 것은 혜진의 남편 탓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혜진과 정략결혼을 한 그가, 그러고도 그 여자를 잊지 못하고 살아간 그가 참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결혼 생활을 유지하면서 결국 스스로 망가진 혜진이 안타까우면서도 그녀에게 화가 났다. 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 못했는지, 아니 적어도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보지 못했는지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유부남을 사랑하고 그와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결국 그의 옆자리를 차지했던 안나의 엄마 정인의 이야기는 읽는 동안에는 이해하기가 참 힘들었다. 안나의 외로움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유부남 사이에서 태어나 혼외자로 자라야했던 안나의 아픔을 그녀는 왜 달래주지 않았던 것일까? 엄마가 행복하면 자신은 불행해진다고, 엄마가 불행해도 자신은 불행하다고 말하던 안나가 너무 안타까워 그녀의 사랑을 욕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렇게 누군가를 놓을 수도 없을만큼 사랑할 수 있는 그녀가 부럽기도 하고, 타인에게는 이기적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사람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등장인물 중 가장 뜨겁게 사랑을 하고 가장 솔직하게 사랑을 하며 결국 자신의 사랑을 지켜낸 이는 그녀뿐이니까.
마지막으로 읽는 동안 가장 이루어지기를 응원했던 해인과 안나의 사랑이야기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명제를 내게 또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그들의 이별은 아름다우면서도 아쉬웠고, 아팠다. 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 오해하면서 평생 살아가지 않아도 되니까, 적어도 그 때 그 순간 그들이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서로 진실했는지는 알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
결국 이 소설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가족간의 사랑과 친구간의 사랑과 남녀간의 사랑을 말하면서 우리가 맺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모두 외로운 존재들이고, 그럼에도 그런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것이노라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은... 이 소설에서 말하는 "상대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렇게 한 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엇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에 쉬이 수긍할 수는 없다. 여전히 난 내 사랑이 그 무엇보다도 오래 가기를 바라며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들이 내곁에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이를 더 먹고 내가 진짜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또한... 오겠지 싶다.
임경선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그녀의 글이 참 좋았다. 어렵지도 않으면서 담담하니 내뱉는 그 말들이 좋았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이런류의 소설은 내 타입이 아니라면서 좋아하지 않았을텐데...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걸까? 아니면 그동안 외로움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많이 아팠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든 기회가 된다면 그녀의 소설을 또 만나보고 싶다.
그동안 난 외로움을 별로 느끼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없으면 외롭다고 하소연을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로 힘들어하고, 자주 연락하지 않는 나에게 서운함을 표현할 때면 겉으로는 이해하는 척했지만, 진심으로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른인'척'하며 그들을 보듬는'척'을 했을 뿐 말이다.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그러한 감정들로부터 도망을 치고 살아왔었다라는 생각이 든다. 상처를 받고 그것을 치유하며 성장해 나갔어야 하는데 그동안 난 그걸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그래서 저 말이 참 와닿는다.
"기꺼이 상처받을 것."
지금 나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상처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그것을 받아내며 나 스스로 성장해가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몇 달 남지 않은 올해가 가기전에 나역시 기꺼이 상처를 받으며 해인이 그랬듯 내 안에 어린아이를 이제 그만 감정에 솔직하고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성장시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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