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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0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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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56쪽 | 652g | 133*194*24mm |
ISBN13 | 9788959138715 |
ISBN10 | 8959138711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2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나라별, 도시별 색깔이 다르므로 여행을 준비하면서 중점을 두게 되는 여행코스도 달라진다. 휴양은 동남아, 해외여행 기분만 내고 싶으면 일본, 유적 탐사는 이집트나 그리스, 관광은 터키 등 여행지를 대하는 자세가 조금씩 달라진다. 아직 서유럽의 대표 국가들을 가보지 못한 나는, 가보지 못했기에 가지고 있을지 모를 환상과 낭만이 있다. 런던과 파리는 한 달 이상 일정으로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마음에 품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유럽인의 생활을 곁에서 보고 싶기도 하고, 노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책도 읽고 느긋하게 햇살 쬐며 쉬고 싶은, 그런 욕망. 어쩜 그것이 내 안에 숨은 허세인지도 모른다. 어쨌던 이 허세같은 녀석이 불쑥 튀어나와 얼른 안데려가주냐며 내 안에서 투정 부릴때, 도대체 언제쯤 파리든 런던이든 가긴 가나, 그곳의 환상을 확인하러 갈 수 있긴 할까 하며 여행서를 뒤적이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경기가 안좋음에도 해외여행은 꾸준히 늘고 있단다. 소비는 줄었지만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현실을 도피(?)하는 사람들은 줄지 않는다. 아마도, 젊은 사람들 중심으로 '여행'이라는 것이 삶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그것이 현실 도피성이든, 레저나 자기성찰을 위해서든 이제는 대한민국에도 마음만 먹으면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여건의 사람들이 대폭 증가했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여행의 스타일도 다양해지고 변화한다. 트렌드에 맞춰 여행서의 색도 바뀐다. 코스 안내 중심의 여행서는 꾸준히 발간되고 있다지만, 요즘 한 도시, 또는 한 나라의 문화와 일상에 더 초점을 맞추려는 여행서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약발이 떨어진다 싶으면 여행서를 읽는 내가 체감하고 있는 변화이다. 여행서를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서에 접근하는 나름의 단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 번째 단계가 관광안내서 같은 여행서, 그 다음 단계가 개인의 여행일기나 감성 여행 에세이, 그리고 이제는 실용성과 전문성으로, 깊이를 더하는 여행서로 넘어가는 단계가 그것이다. 지금은 나는 실용성과 전문성이 짙은 여행서가 필요하다. 그래서 내 눈에 이런 전문 여행서가 들어온 것인가? 아니면 출판의 방향이 그리 바뀐 것인가?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진 모르겠으나. 어쨌든 [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는 지금의 내겐 꼭 맞는 책이었다.
런던이란 도시보단 영국이란 나라에 대한 갈망이 컸다. 영연방 중에서도 아일랜드를 가장 가고 싶었다. 그래서 런던보다 에든버러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작년 초 갑자기 남편이 영국으로의 이주를 제안했다. 대학시절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남편은 늘 영국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그곳에서 누린 자유와 복지, 직업의 귀천없음을 부러워했다. 한편 인종차별이 아직도 심하다며 두려운 마음도 품고 있었다. 마침 영국의 지인이 남편에게 들어오는 게 어떠겠냐는 제안이 왔고 우리 부부는 심각하게 고민하며 이것저것 알아보고 다녔다. 결국 연로하신 부모님과 나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망설였는데 영국 현지에서도 일이 꼬여 버리는 바람에 영국으로의 이주는 물건너 가 버렸다. 그 일 이후 나의 영국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고 영국에 가서 살진 못하지만 영국 여행이라도 반드시 하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이왕이면 우리 세 식구가 함께 한달은 머물 수 있는 여행으로 말이다. '영국에서 산다면' 이란 고민을 구체적으로 했기 때문에 영국의 역사와 문화, 생활, 관습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런 테마의 여행은 영국으로 좀더 깊숙히 들어가보겠다는 욕망을 발동하게 했다. 이를 알려줄만한 책을 찾던 차였기에 그 어떤 여행서보다 [런던, 클래식하게 여행하기]가 내 입맛에 쏙 들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런더너의 삶을 넘어 영국인들의 음식, 차(tea), 스포츠, 주택 문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게 도와준 책이다.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딱 맞았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을 더욱 깊이 흡수했고 그래서 이 책에 대하여 후한 평가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런던 근교에 살고 있는 한국인(결혼 이주)이 썼다는 것이고 더구나 전직 기자였기에 더 예리하고 섬세한 전문여행서가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각 분야에 현재 종사 중인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를 했기 때문에 여행자의 시선에서 대충 훑고 소감문에 지날 수 있는 약점을 보강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챕터별로 전문가의 설명과 조언이 담겨 있어 일반 여행자가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을 꼼꼼히 볼 수 있게 한다. 스쳐지나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제목처럼 영국의 정체성과 전통을 맥락적 차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앞뒤 흐름을 먼저 파악하게 해준다. 아~ 그래서 영국에서 애프터눈티를 마셔보아야 하고 에일 맥주도 펍에 가서 피쉬앤칩스와 함께 먹어야 하는구나, 또 런던 근처의 정원과 박물관을 차근히 감상하고 재정적 여유가 된다면 그들이 즐기는 스포츠도 관람해 보면 좋겠구나,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남들이 이러면 좋다더라 저렇게 하는 게 어때, 라고 말해주어서 그럼 한번 해볼까? 가 아닌 나 스스로 해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선택하게 만든다는 것. 여행자 자신이 주체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그런데, 돈은 많이 들 것 같다. ^^;;)
(왕실이 영국의 상징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상품화하는 전략이 돋보임)
오래된 것을 소중히 다루는 영국식 문화가 부러웠다. 군주제 국가이다보니 왕실 문화가 잘 남아있다는 것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고, 따라서 궁전이나 사원에 대한 것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관광 자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번째 챕터부터 나오는 왕실 문화 관련 정보가 식상하지 않다. 영국 여행의 시작은 왕실에 대한 역사와 문화적 접근이 선행되어야 함은 분명하다. 왕실 관련 상품과 문화재가 영국인들 삶의 곳곳에 스며있다. 아직도 군주가 존재하지만 영국인들은 이를 없애야 할 낡은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정하고 존중하며 왕실 사람들을 존경한다. 이는 왕실의 권위만을 내세우지 않고 존경받게 행동하고 위엄을 갖추는 왕실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은 전통과 오래된 것에 대한 보존 의지가 뛰어난 것 같다. 일반 대중이 쉽게 접하는 술집(펍) 중 400년 가까이 역사를 가진 펍(Lamb & Flag)이 있다는 것만 봐도. 그래서 영국, 하면 '클래식'이구나.
(샴페인을 마시며 조정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
물론 이면에 피의 역사, 정복과 전쟁이 있었다. 오늘날 영국인들이 역사와 문화에 대한 프라이드가 이토록 강한 이유가 승자국으로서의 경험이 많았다는 것과 자기식의 정복과 식민지 개척으로 이만큼의 부와 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기 떄문인지도 모른다. 국가 대 국가끼리의 관계를 떠나 영국 내 국민성과 그들만의 영역안에서 영국 문화를 들여다본다는 전제 하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옛것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것, 그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상품화하여 경제적 이득도 취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삶 속에 옛것에 대한 존중과 형식이 예의가 될 수 있도록 녹였다는 점이다. 더 깊은 그들만의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나 지식이 미천한 내가, 이 책만을 읽었을 때 부러워 했던 점이었다는 것. 아직도 19세기때 만든 서점이 남아 있고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왕실에서 지원을 해주며 그것을 세계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개발이란 명목으로 과거와 단절된 현대화 도시화를 위해 옛것을 파괴하는 한국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자연스럽게 발동하는 부러움일 것이다.
앤티크와 빈티지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래서 벼룩 시장이 발달하고 옛 것을 보존하여 새로운 가치로 발굴해내는 영국이다. 오래된 스포츠를 대중화하고 국제 스포츠로 만드는 능력 등 을 봤을 때 전통을 계승하는 것만큼은 영국이 정말 잘 하는구나 싶다. 더구나 자신들의 국기를 상징화하여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감히 대한민국에서 태극기가 러그로, 발매트로 또는 소파로 이용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있을까 싶은데 영국은 그러한 상품으로 만들어 낸다. 이는 보수적인 듯 개방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다.
두고두고 들고 있을 책이다. 여행서 치고는 깊이가 있되 군더더기 없는 내용이라 실속과 알맹이를 동시에 갖춘 책이다. 아마 사진을 싣느라 종이질을 높였을 터이고 그러다보니 책이 무거워진 듯 하다. 런던을 가게 된다면 이 책을 들고 차근히 둘러보고 싶은데 책의 무게가 아쉽다. (전자책을 사야하나?) 우리 문화와 전통도 개발의 논리가 아닌 보존을 통한 창조의 논리로 비중이 더 전환하면 좋겠다.
<ㅠ억지로 편집 오류 찾기ㅠ>
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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