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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훔치는 작은 카리스마

데브라 파인 저 / 김미옥 | 21세기북스 | 2007년 08월 10일 | 원제 : The Fine Art of Small Talk (2005) 리뷰 총점8.3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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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8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94쪽 | 36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0911935
ISBN10 895091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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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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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저자 : 데브라 파인 (Debra Fine)
데브라 파인은 어린 시절 뚱뚱하고 말수 적은 아이였다. 친구를 사귈 줄도, 또래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직업으로 인간관계가 적은 엔지니어를 택했으며, 사교장에서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기술이라고는 "무슨 일을 하시나요?"가 고작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남편과 헤어진 후 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강사이자 코...
역자 : 김미옥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CNET뉴스, 에이즈뉴스 등 외신번역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편집작업에 참여하는 등 전문번역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오프라 윈프리 다이어트》《지금 이순간을 즐겨라》《800만 가지 죽는 방법》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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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이웃 만들기 프로젝트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k*****h | 2007-08-29 | 신고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반 반장은 유난히 말을 잘 하는 아이였다. 그 친구가 밤새워 읽은 <15소년 표류기>를 이야기해줄 때 우리 반 아이들 전체가 넋을 잃고 들었다. 워낙 책이 없는 시기였기 때문에 난생 처음 듣는 <15소년 표류기>의 내용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청산유수로 재미있게 이야기하는지 우리 모두가 한결같이 그 속에 빠져 있었다. 다른 사람 앞이라면 반듯하게 서는 것조차도 두려워하던 나에게는 꿈같은 일이었다.

이제는 세월이 흘렀고 나도 수시로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해야만 하는 위치에 있지만 사람들에게 말을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기질적으로 나는 사람들 사이에 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계룡산 꼭대기에 가서 혼자 살 놈”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야 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전히 시끄러운 사회 한복판에서 기댈 곳을 찾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아무도 없는 빈들이나 산 속이 편하다.

나에게는 누구를 만나든지 할 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아는 사람이든지 모르는 사람이든지... 결혼하고 몇 주만 지나면 이야깃거리가 바닥나 버릴까봐 두려웠다(p.17)는 어떤 사람과 같지는 않지만 연애를 할 때 화젯거리가 없을까봐 염려돼서 연애를 두려워한 적은 있다. 거기에다 사람을 사귈 때 선뜻 사귀기보다는 약간 멀리 떨어져서 오랫동안 경계의 눈으로 관찰한 뒤에 사귐을 시작하는 경향까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누구에게 할 수 있는 얘기도 아니다. 부끄러움과 함께 가슴에만 묻어두어야 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아닌 것처럼 행동할 뿐이다. 그런데 데브라 파인이 그런 내 마음의 상태를 콕 집어냈다. 내가 얘기하면 사람들이 지루해 할까봐 겁나고, 다가가서 말을 시키면 거절될까봐 또 겁나고, 조리 있게 말 못하는 걸 뻔히 아는데 괜히 말한다고 시작했다가 실수나 하면 어떨까 싶어 겁나고... 읽으면서 돌아보니 이 책은 확실히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이고, 말도 못하고, 사람들 앞에 서기만 하면 버벅거리는...

나는 요즘 사람들이 철저하게 개인주의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로가 말은 안했지만 서로의 생활에 개입하지 않고 각자 자기의 인생을 살도록 방치하기로 무언의 합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사는 것이 이 시대에 걸맞고 편하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자기 세계에 매몰되어 사는 우리들 모두는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 굳이 철학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고 서로의 관계를 통해서 접촉을 꾀한다. 대화는 그 접촉을 매끄럽게 해주는 가장 좋은 고리이다.

데브라 파인의 『small talk』는 그 과정을 돕는 책이다. 특히 대화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은밀하게 전해주는 대화의 비밀이 이 안에 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 그렇게 말 못하고 수줍고 왕따를 당했다고 하는 경험 위에서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을 이 책을 통해서 돕고 있다. 그래서 그가 제시하는 대화 수업은 누구나 따라 올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제안들은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을 점검하면서 그의 수업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각각의 상황에서 말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고객 앞에서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처럼 탁월한 화술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지는 못할지라도(사실 그것은 이 책이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사람을 사귀기에는 부족함이 없게 된다. 누구나 편하게 생각하고 가까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관계라고 하는 것은 언제 어떤 모양으로 발전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귄 사람들은 훗날 우리 인생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것이 small talk를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 책을 쭉 따라 읽는다고 해서 그것으로 대화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은 책일 뿐이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그 목표에 도달하게 할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고 또 하나는 철저한 훈련(연습)이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나는 사람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말을 잘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든지 책읽기를 즐기는 이유도 바로 사람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나는 다른 사람의 사생활이 궁금하지 않다. 물론 연예인들에게 열광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캐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소개하는 것처럼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 제시되는 갖가지 질문들(가족관계, 하는 일, 오늘의 메뉴에 대한 생각 같은...)은 나에게는 실감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궁금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처럼 그렇게 해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사람을 사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서 저자가 정죄의 펀치를 날리는 것처럼 사람에 대하여 무관심한 나 같은 사람은 확실히 이기적인 사람이다.(P.34) 그러므로 대화의 기술을 익히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을 먼저 가져야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기술만을 단편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방법까지 다루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또 한 가지는 연습의 문제다. 모든 자기계발서가 제안하는 것들이 마찬가지지만 연습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저자의 그럴듯한 제안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대화의 기술을 얻기 위해서 따라온 저자의 훈육이 아무리 멋지다고 하더라도 이것 역시 연습 없이 되는 일이 아니다. 부끄러움 당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다른 사람에게 먼저 찾아가고, 손을 내미는 작업들이 이루어진 다음에 얻을 수 있는 승리가 바로 대화의 기술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도 이것을 이 책의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P.183)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 감사하고 이런 책을 쓴 저자에게도 감사한다. 나를 점검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 가지는 의문이 남는다. 그것은 이 글의 모든 상황이 미국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적인 배경을 놓고 쓴 이야기가 한국에서도 통할까? 러시아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쯔뜨라스비쩨(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런 생활 방식이 나에게는 좋게 보였고 그곳에서 몇 년 살았던 습관도 있어서 귀국 후에도 그렇게 해보기로 했다. 어느 날 친척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그곳 주민을 만났다. 조그만 공간에 단 둘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 순간 뭔가 잘못 됐다는 느낌이 탁 들었다. 처음 보는 수상한 놈이 아는 척 한다는 경계의 눈초리가 응답으로 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느 시골 마을에서는 그곳 아주머니에게 인사했을 때 “나를 아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 그런데다 우리는 칵테일파티 같은 것도 익숙하지 않고 이제는 세상이 각박해져서 이웃집에 빈대떡을 갖다 주면 “이런 거 부담스럽게 왜 갖고 오냐?”는 말을 듣는데... small talk가 우리에게도 유용할지... 나는 확신이 안 선다.

그렇지만...

그래도 나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

대화의 단절 없이...

그래서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이웃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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