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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7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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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8쪽 | 524g | 153*224*30mm |
ISBN13 | 9788991510579 |
ISBN10 | 8991510574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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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불안한 노후, 치솟는 대학 등록금, 공포의 유가 기타 등등 암울한 시대의 여울목에서 넘어지지 않고 지탱하기 위해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물살은 점점 거세게 발목을 휘어잡는데 나는 도통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자칫 한 발짝만 잘못 떼었다가는 물길에 휩싸여 떠밀릴지도 모른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이 물길을 건너기 위해 애를 쓰는 내게 ‘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의 저자 이영남은 슬쩍 동아줄 하나를 보여주며 이거라면 당신이 그 물살을 헤치고 나가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권해준다.
그 동아줄의 이름은 ‘성찰적 사고’다. 이영남은 얼 쇼리스가 쓴 ‘희망의 인문학’을 언급했다. 얼 쇼리스는 가난한 이들에게 한 끼의 빵보다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힘 즉 외부의 어떤 무력적인 힘이 영향을 미칠 때 무조건 반응하기 보다는 심사숙고해서 대처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클레멘트 코스(노숙인 및 저소득층에게 대학수준의 인문학 강의를 실시함)를 운영한 사람이다. 비루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인문학은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이영남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이것은 내가 평소에 우리 아이에게 계속 강요하던 말과 다를 바 없었다. 그건 바로 ‘공부해라’다. 공부의 유형은 다양해서 학교 시험공부도 공부고, 공무원 시험공부도 공부지만 인문학적인 사고를 위해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것도 공부다. 누가 그랬지. 내세의 운명을 바꾸려면 적선을 하고, 현세의 운명의 바꾸려면 공부를 하라고. 공무원 시험공부해서 현세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지만 인문학 공부를 통해 성찰하는 삶을 살게 될 때는 진정 내부로부터 변화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푸코에게 역사의 문법을 배우다’는 저자 이영남이 푸코를 통해 인문학적 성찰을 하는 내용이다. 미셀 푸코로 말하자면 들뢰즈와 함께 프랑스 철학의 거두인데 그 푸코의 인문학적 성취를 더듬는 이영남의 시선은 때론 찬탄하고, 때론 동정하고 그러면서 때때로 현실을 탄식한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책을 읽는 방법’에서 슬로 리딩의 최종 목표는 작가가 의도한 것 이상을 상상하고 발견하는 창조적 오독에 있다고 했다. 이 창조적 오독이라는 것이 바로 책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즉 공부다. 이영남이 푸코를 텍스트로 삼아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창조적 오독의 과정이요 공부의 과정이다. 독자는 이영남의 공부를 따라가면서 푸코를 이해하고 푸코를 이해하면서 다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이영남이 바란 것은 바로 이러한 과정이다. 개인의 역사가 실증적 연구를 거쳐 사회성을 얻고 역사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은 어쩌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인문학의 기본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단순 계산은 계산기에 맡기면 되는 것처럼 단순 지식은 네이버에 알아보면 된다. 현대는 더 이상 단순지식의 암기가 필요한 세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책을 왜 읽고 공부를 왜 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사유하고, 성찰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푸코가 성취한 학문적 업적이라든가, 이영남의 역사적 사유를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 삶이란 그리 단순하지도 않다는 점,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것으로 혼재되어 있다는 점, 자기도 그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점, 그러면서도 파편화될 수도 없고 그렇게 이해될 수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삶을 충실하게 역사화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분과나 시대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인문학을 두루 공부하는 것이 요청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고 인문학이 나에게 여울목을 지나갈 동아줄이 되어줄 것이란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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