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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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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2010 제8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 문학동네 | 2010년 05월 18일 | 번역서 : I'll Be Right There 리뷰 총점8.8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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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472g | 145*210*30mm
ISBN13 9788954611275
ISBN10 895461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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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은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를 통해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한국의 대표 작가다.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등 일련의 작품을 통해 "말해질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자, 혹은 다가설 수 없는 것들에 다가서고자 하는 소망"을 더듬더듬 겨우 말해 나가는 특유의 문체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형상화하여 19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신경숙의 첫 장편소설 『깊은 슬픔』은 한 여자와, 그녀가 짧은 생애 동안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그 여자 '은서', 그리고 '완'과 '세'라는 두 남자를 소설의 표면에 떠올려놓고 있다. 그들 세 사람을 맺어주고 환희에 빠뜨리며 절망케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의 올이 얽히고 풀림에 따라, 고향 '이슬어지'에서 함께 자라난 세 사람의 운명은 서로 겹치고 어긋난다. 그러나 『깊은 슬픔』이 정밀하게, 더없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실린 시선으로, 그리하여 진하고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그려 보이는 것은, 그들의 사랑과 운명이 화해롭게 겹치는 국면이라기보다, 자꾸만 어긋나면서 서로의 기대와 희망을 배반하는 광경이다. 아니, 차라리 그들의 관계에선 겹침이 곧 어긋남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행했던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어제가 있어서 오늘이 있고 내일이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한 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짚어 보게함으로써 현재를 돌아보는 자성(自肖)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의 자폐적 기질, 아름다움에 대한 끝없는 동경, 삶의 속절없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요히 수납하는 태도 등이 어디서 발원했는지를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성의 문학'이라 부를 수 있는 신경숙 문학의 정점이자 제목 그대로 외딴방에서 외롭게 죽어간 한 가여운 넋에 대한 진혼가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신경숙은 자신의 체험을 질료로 한 글쓰기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과 그럼에도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지 사이의 위태로운 줄타기를 보여준다.『풍금이 있던 자리』는 유부남과 불륜의 관계에 있는 여자가 그 남자와 새로운 삶을 꾸리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되짚어준다. 특히 화자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의 새 여자와 어머니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삶에 찌들어 꾸밈이란 없이 소박하게 가정을 꾸려 나갔던 이 땅을 일구어낸 「어머니」와, 남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 땅의 「여성」과의 사이, 그 사이를 보여준다. 그 사이 속에는 무시 할 수 없는 사회 통념이 들어가 있다. 「어머니」를 긍정해야하면서 동시에 부정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요구되는 이중적 잣대는 있지도 않는 풍금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 내고 제 3의 새 여자, 또 다른 화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작가는 이야기 한다.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섬세하고 깊은 성찰, 따뜻한 시선의 작가의 절정의 기량으로 풀어낸 엄마 이야기이자 엄마를 통해서 생각하는 가족 이야기이다. 늘 곁에서 보살펴주고 무한정한 사랑을 주기만 하던,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 엄마가 어느날 실종됨으로써 시작하는 이 소설은, 가족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작품은 2011년 'Please Look After Mom'라는 제목의 영문판이 제작되어 출간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22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되었다.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쳀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특유의 예민한 시선과 마음을 집중시키는 문체로, 소외된 존재들이 마지막으로 조우하는 삶의 신비와 절망의 극점에서 발견되는 구원의 빛들을 포착해내어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바닥 모를 생의 불가해성을 탐색한다. 2013년에 출간한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명랑하고 상큼한 유머로, 반짝이는 스물여섯 편의 짧은 소설들을 담은 소설집으로, 산다는 것과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일상의 순간들에 스며들어 그리움이 되고 사랑이 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달에게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짧은 형식의 글이자, 달이 듣고 함빡 웃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이외의 작품으로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 전 집을 떠날 때』,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집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내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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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p.366

출판사 리뷰

추천평

신경숙 소설의 문장들은 가녀린 눈송이들을 닮았지만, 소설 말미에 이르면 집채를 삼킬 수도 있는 눈사태처럼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버린다.
황종연(문학평론가)
왜 나는 지드와 헤세의 청춘소설에 감동받은 척했던 것일까. 그들의 책은 아름다웠지만 상처가 만져지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아픔을 느끼지도 못했었는데. 그러나 신경숙의 소설은 아파서, “세계는 떠나버렸다. 내가 널 짊어져야 한다”라는 첼란의 시구를 생각나게 했지. 자신의 삶을, 동료의 죽음을, 심지어 공동체의 운명을 짊어져야 했던 한 시대의 ‘크리스토프’들이 여기 있네. 네 명의 청춘이 유리병에 넣어 띄운 편지가 오늘날 청춘들의 마음에 온전히 가 닿기를. 그들의 아픈 시간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아픔들을 잊지 않으면서, 마침내 아픔이 없는 시간 쪽으로 걸어가기 위해서.
신형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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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물을 건너는 사람들
평점10점 | z****0 | 2010-10-11 | 신고

민태원이 그의 수필 <청춘예찬>에서 찬양했던 바와 같이 '청춘'이란 실로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이상과 열망 고뇌와 투쟁으로 가득찬 젊음이란 얼마나 낭만적인 것인가? 특히 사회적 억압과 청춘의 모두를 건 항거의 시대에 낭만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은 시대적 고통을 짊어지고 가는 것 마저 청춘의 특권이란 의미일 것이다.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이하 <어나벨>)는 치열하게 살아온 네 청춘의 투쟁과 낭만을 그린 청춘소설이다.

 

억압과 저항의 시대에 청춘을 보냈던 이들이면 누구나 겪어야 했던 성장통을 당연하게 이해하는 세대는 아니지만 여러 문학 작품들을 통해 그것을 이해하도록 길들여져온 바, <어나벨> 속에 드러나는 정서가 크게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 시대에 청춘을 겪지 못한 사람은 당대인들의 고뇌가 지극히 추상적으로 와 닿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경숙의 <어나벨> 속 청춘들의 감성에 큰 괴리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풍속과 세태가 급속히 변했다고 해도 청춘만의 특권이랄 수 있는 고뇌와 사랑의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신경숙 소설 속 인물들은 소설의 시작과 함께 이미 아픔을 간직한 채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아픔은 수시로 표면으로 솟아 올라 그들의 마음 속을 헤집는다. 이들은 때로는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것 같은 깊은 상처로 인해 군중 사이에 침잠해 있기도 하고, 때로는 환부가 불분명한 아픔으로 인해 괴로워하기도 한다. 여기 <어나벨>의 네 주인공들도 각자의 아픔을 짊어지고 있는 청춘이다. 엄마의 부재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건 정윤, 시대의 상처를 고스란히 자신의 상처로 떠 안으려 하는 명서, 언니의 부당한 죽음에 대한 상처를 떨치지 못하는 미루, 부조리한 시대를 살아내기에는 너무 여린 심성을 가졌던 단이가 그들. 각자의 아픔에 허덕이는 이들은 자신들의 환부를 쓰다듬어 줄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한다. 명서가 정윤을 향해 관심을 드러내는 것도, 정윤을 향한 단이의 외사랑도, 정윤과 미루가 서로에게 끌리는 것도 아픔을 가진 자들끼리의 말없는 소통 행위이다. 자신을 상처로부터 구원해 줄 상대에 대한 운명적인 끌림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한결같이 외롭다. 그러나 소설은 외롭지 않다. 소설 속에서 줄곧 이들간의 아름다운 연대를 말하고 있는 까닭이다. 새로운 도시를 걷는 것으로 끝없는 고독을 달래려 한 정윤과 시위현장에 나온 명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이들의 관계는 시작된다. 여기에 명서의 오랜 친구 미루, 같은 지역에 있지는 않지만 에밀리 디킨슨이라는 매개로 이들과 연결되어 있는 단이까지 합세하여 이들은 굳건한 연대를 이룬다. 그 중심에는 청춘의 멘토와도 같은 윤교수가 있다. 이들 각자는 서로가 느끼는 고독 속에서 구원을 손길을 내민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이 아름다운 청춘의 연대가 억압의 시기를 견디게 해주는 것이다. 

 

이들이 크리스토프인 동시에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이기도 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윤이와 명서, 미루와 단이는 어깨를 짓누르는 엄청난 삶의 무게를 감내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야 하는 강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강이 범람하고 물살이 거세질수록 두려움도 커 가지만, 견뎌야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계속해서 강을 헤치고 나아간다. 청춘들 각자는 그 자신이 크리스토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크리스토프에게 의지하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혼자서 건널 수 없는 강을 크리스토프에게 의지하며 건넌다.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어주기도 하고 서로의 등에 업히기도 하면서 함께 길을 건너는 이들에게 그 연대가 더욱 견고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들 모두는 생의 격랑기에 서 있는 청춘이며 '물을 건너는 사람'인 것이다.

 

이 젊은 크리스토프들은 치열하고 고통스러울지언정 지금의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 더욱 가열차게 현실을 맞딱뜨리며 그로 인한 좌절까지도 긍정한다. 비극적으로 끝나고 마는 미루와 단이의 좌절 또한 치열한 삶의 흔적으로 여겨진다. 그들이 습관적으로 내 뱉는 "우리 오늘을 영원히 기억하자"는 말처럼, 치열하면서 고통스러운 삶의 흔적 모두를 이들은 모두 받아들인다. 윤교수의 죽음을 앞두고 서로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억압의 시기를 함께 보낸 이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오듯 다시 윤교수 주변을 모여드는 것은 이들 모두 그 때의 오늘을 오롯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작가 후기에서 밝히고 있듯이 이 소설의 태생적 기반은 우리말로 쓰여진 품격있는 청춘소설의 부재에 있다. 오늘날의 소비적이고 향락적인 세태가 진지한 청춘소설의 탄생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일회적인 재미에 길들여져 있으며 사변과 철학 따위를 고리타분한 산물로만 여기는 세태는 별 수 없이 또 하나의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도 개인과 사회의 소통의 부재는 여실히 드러난다. 오늘날 현실은 그 때와 다름없이 여전히 팍팍하지만 청춘들의 치열함과 열정은 오롯이 '자기 자신'에만 집중되어 있다. 팍팍한 현실을 위해서 일회적인 위안만을 추구할 뿐이다. 청춘의 정신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어나벨>은 청춘에 대한 사변적인 고뇌가 없이 소비적이고 흥청거리는 청춘에 대한 질타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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