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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0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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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530g | 148*210*30mm |
ISBN13 | 9788954611268 |
ISBN10 | 8954611265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뉴욕타임즈 21세기 최고의 책 100대 도서 『파친코』, 『채식주의자』 선정
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1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 )은(는) 인생이다
흔히들 자신이 평생 열정을 바쳤던 일이나 아주 좋아하는 일에 대해 물으면, 그것을 인생으로 정의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야구선수나 해설가에게 물으면 “야구는 인생이다”라고 말하고, 바둑 기사들 역시 “바둑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라고 말한다. 이처럼 각자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 ) 안에 넣어본다면 아마도 큰 무리가 없을 듯 한데, 책의 저자 밥 미첼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바로 골프인 듯 하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골프는 인생이다”라고 할 수 있겠다. 글쎄, 그렇다면 과연 골프의 어떤 면이 인생과 비슷한 것 일까.
내가 살아야 할(구원받아야 할) 이유
주인공인 엘리엇 굿맨은 심장마비로 죽기 직전의 상황에 처해있다. 종교를 믿지도 않는 그이지만, 본능적으로 하느님을 원망한다. “왜 접니까, 하느님? 왜 하필이면 접니까?” 살고 싶다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애타게 외친다. 그러자 기적적으로 하느님이 나타나서, 이렇게 반문한다. “내가 왜 자네를 살려야 하나?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 보게.” 의외의 하느님 등장.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는 곧 필사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그럴듯한 대답을 생각해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낸다. 막상 이런 상황이 되자 그럴듯한 이유는 떠오르지 않았고, 횡설수설 끝에 결국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 솔직함 때문인지, 하느님은 엘리엇에게 그의 인생을 구할 기회를 주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18홀의 골프승부였다. 이기면 살고 지면 원래의 운명 대로 죽음을 맞게 되는, 목숨을 건 골프 시합. 그러나 그 제안은 다분히 장난스러움이 느껴진다. 사안의 심각함과는 어울리지 않게.
위인들의 모습은 포장된 것일까
목숨을 걸고 하느님과 골프로 ‘맞짱’을 뜨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그린 위에 등장한 인물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왜 대타를 내 보냈을까 하는 의문은 외면당한 채, 매 홀마다 역사적 위인들이 한 명씩 나타나서 시합을 하게 된다. 다빈치 외에도 프로이트, 소크라테스, 존 레논, 마릴린 먼로, 잔 다르크, 셰익스피어, 베토벤 등등.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이 위인들의 공통점은 주인공 엘리엇이 좋아하는 인물들이라는 것, 그러니까 결국은 작가의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던 위대한 천재들인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위인들의 묘사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모습과는 다르지만, 너무도 사실적이다. 아마도 실제로 만났다면 그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에 대해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점잖은 트림이 아니라, 그야말로 메머드 급의 우렁찬 트림을 하는, 그 트림 소리와 냄새가 얼마나 심했던지 모르는” 사람으로. 우리도 종종 유명하거나 존경하는 인물을 실제로 만나게 되면, 환상이 깨지며 때로는 심한 충격까지 받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속임수를 쓰는 링컨
그 충격이 극에 달한 것은, 12번째의 파4홀, 링컨과의 승부에서였다. 에이브러햄 링컨. 그는 수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루었으며, 정직과 성실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반면 우리가 현실에서 겪어본 사람들은 수시로 약속을 어기고, 거짓말을 하고, 편법을 쓰고... ...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래서 정직함을 갖추면서도 위대한 일을 해낸 링컨 같은 사람이 더더욱 존경을 받는 것일테다. 그런데, 엘리엇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링컨이 볼의 위치를 슬쩍 바꿔서 치기 쉬운 곳으로 보낸 것이다. 속임수를 쓰는 링컨이라니! 공황상태에 빠진 엘리엇은, 어쩌면 역사는 위인들의 실제 모습을 왜곡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이처럼 희화적이고 친숙한 모습으로 그려진 18명의 위인으로부터 인생의 중요한 의미들을 배우며, 또 한 편으로는 살아남기 위한 골프 승부를 벌인다. 그것을 보면, 치열한 생존경쟁과 동시에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우리들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에 '골프는 인생이다'라고 작가는 말했나보다.
나무 동전은 줍지 말라
이 골프 시합의 승패는 어떻게 되었을까? 승패와는 상관없이 하느님은 결국 한번 더 엘리엇에게 삶의 기회를 주기로 한다. 그 이유는 그가 끈질기게 목숨을 걸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외면하고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눈을 뜬 그의 가슴에는 작은 나무 동전이 놓여있었다. "나무동전은 줍지말라(Don't take any wooden Nickels)"는 메시지를 남긴 것인데, 원래는 '절대 속지 말라'는 관용식 표현이지만 여기서는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 자신에게 진실인 것만을 취하라는 의미로 쓰였다. 역사적인 위인들, 그리고 하느님과의 목숨을 건 승부의 교훈으로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보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한 마디가 있었다. 비록 골프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한 마디를 새겨두고자 한다.
“살다 보면 러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때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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