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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엔티아 Scient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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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엔티아 Scientia

도다 세이지 글그림 | 애니북스 | 2017년 08월 23일 리뷰 총점9.5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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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엔티아 Scientia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22g | 148*210*18mm
ISBN13 9788959199068
ISBN10 895919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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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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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1969년 일본 시즈오카 현 출생. ‘고단샤 애프터눈 사계절상’ ‘쇼가쿠칸 신인만화대상’ 수상. 1999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 에 단편 만화를 게재하며 일본 ‘인디 만화’의 지평을 열었다. 2003년 홈페이지에 올린 작품을 모아 『이 삶을 다시 한번 生きるススメ』을 출간하며 정식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스토리 スト?リ?』 『설득게임 ?得ゲ?ム』(이상 애니북스 출간) 『행복 し... 1969년 일본 시즈오카 현 출생. ‘고단샤 애프터눈 사계절상’ ‘쇼가쿠칸 신인만화대상’ 수상. 1999년부터 자신의 홈페이지 에 단편 만화를 게재하며 일본 ‘인디 만화’의 지평을 열었다.
2003년 홈페이지에 올린 작품을 모아 『이 삶을 다시 한번 生きるススメ』을 출간하며 정식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스토리 スト?リ?』 『설득게임 ?得ゲ?ム』(이상 애니북스 출간) 『행복 しあわせ』 『우먼 WOMAN』 『음악과 만화와 사람 音?と漫?と人』 『그림 기담 グリム奇譚』 등이 있다. 『스키엔티아』는 2008년부터 쇼가쿠칸의 만화잡지 『빅 코믹 스피릿 』에 연재된 단편을 묶은 것으로, 제1화 「보디 렌털」은 후지TV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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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5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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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과학에도 감정이 있다... 『스키엔티아』
평점8점 |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n******i | 2017-09-20 | 신고

세상은 점점 편한 생활을 영위할 것들로 채워진다. 먼 거리를 이동하는 수단이 생겼고, 얼굴 보면서 전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과학의 발달은 의학에도 이용되어 우리의 수명을 더 길게 하는 수단이 된다. 무엇이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나아지기 마련인데, 한편으로는 그 발전의 이면에 감정적인 삭막함을 염려한다. 인간이 할 일을 로봇이 대신하고, 인간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들을 과학으로 가능하게 함으로써 많은 것이 채워지지만, 반면에 그 과학이 채워지는 자리에서 밀려나는 것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걸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혹시 모르겠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오고 가는 그 어떤 것, 그 감정으로 우리는 관계를 맺고, 어떤 일을 해결하며, 물질적인 것 이상을 받아들이며 사는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과학이 삶의 많은 것을 차지하는 세상이 오면 그 과학에 감정은 삶의 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이 아닐까 싶었던 거다. 그러니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언급하는, 과학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를 상상하면 문득 슬픈 생각이 먼저 든다. 우리 삶의 많은 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이기에 느끼는 모든 것이 사라져가는 흐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도다 세이지의 『스키엔티아』는 그런 SF 세상을 배경으로 한 인간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러니까, 내가 걱정하면서도 '그럴 것이다'라고 선입견을 품었던 미래의 세상에,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다독여준다. 과학의 여신 스키엔티아가 내려다보는 가상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인생을 갈구한다. 하지만 어디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더냐. 간절함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무언가를 담보로 걸어야만 한다. 과학이 이뤄낸 것을 가지면서라도 내 인생의 완성을 보고 싶은 마음에 누군가의 욕심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스키엔티아(Scientia)’는 ‘지식’ ‘과학’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라고, ‘과학(science)’의 어원이라고도 한다. 스키엔티아 건물에서 과학의 여신 스키엔티아가 내려다보고 있다. 그 건물 안 모든 분위기는 과학적이고, 이 단편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된다.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을, 과학의 힘을 빌려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다. 마비된 몸으로 과거의 왕성한 시간을 갖고 싶었던 노파에게 젊은 여자의 몸을 빌려준다.(보디 렌털) 잠깐이었지만 행복을 맛본 노파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사랑에 빠지고 싶어서 알약을 삼키는 남자에게, 결국은 약의 처방이 아니라 시선의 문제였음을 알려준다.(사랑의 묘약) 죽은 아이를 향한 그리움을 달래고자 아이를 꼭 닮은 또 다른 아이를 낳는다. 딸을 복제하여 다시 만난 그 기쁨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복제 인간) 우울을 버림으로써 단 한 번만이라도 다른 이에게 보탬이 되는 인생을 살고 싶었던 남자는 시험적인 과학의 대상이 되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다.(항우울 머신) 이상한 소문 같았지만 환각제의 복용으로 사랑을 보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게라도 사랑을 보기 원했던 소녀는 무엇을 되찾고 싶었을까.(러브2000) 혼자인 삶이 낯설지 않은 요즘의 모습에 특히 많이 공감했던, 시한부 인생을 옆에서 돌봐주는 이가 로봇인 세상.(로봇) 삶의 남은 시간과 재능을 맞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는 뮤지션의 선택.(각성 머신)

 

하나같이 간절함이 묻어난다. 현재의 자신이 조금은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 약 한 알이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자기 위안, '이렇게라도 이뤄내고 싶어' 하는 간절함의 폭발 같은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과학은 이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미래를 이뤄나가는 걸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온전하지 않다.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못하는 것들의 불완전을 예감할 수 있다. 하나의 선택은 다른 하나를 포기하게 만드는 게 낯설지 않은 삶의 방식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고, 인생의 많은 순간에 찾아오는 선택의 문제는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서도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건, 인간이 뿜어내는 감정이다. 월등히 발전한 과학이 해결해줄 것으로 믿고 선택했던 일들에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인간의 감정이 또 한 번의 기적을 이뤄내는 거였다. 약의 힘을 빌리고자 했는데, 의외의 상황에 보이는 해결점. 새로운 시스템의 도움을 받고자 찾아갔지만, 오히려 인생 상담 같은 말을 듣고 오는 일. 과학의 힘만으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인간 사이의 문제들을 우리가 직접 풀어내야 할 것들이었다.

 

 

 

 

우리의 미래 세상, 과학이 많은 발전을 이뤄내어 우리 삶까지 발전시켜놓았지만,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낼 것인 먼 훗날에도 변하지 않을 것들. 결국은 삶을 이어가는 인간의 자세가 그 미래의 모습을 바꿔놓을 거라는 진리를 전한다. 살면서 겪는 많은 것이 아프고 고통스럽고 외로울지 몰라도, 그 슬픈 순간을 이겨내고 바꿔놓는 것 또한 인간의 몫이라고 말한다. 인간이기에 가능한 온기, 배려 같은 것들이 우리 삶에 자리하고 있는 건 변함없을 거라고. 과학이 구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과학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변화의 시도나 계기를 마련해 줄지는 몰라도 과학 자체가 모든 해결을 이뤄내진 않는다는 걸 각인시킨다. 과학의 여신이 담담하게 내려다보던 세상에 우리 인간 삶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묻어 있다. 아마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도, 과학이 지금보다 더 우리 세상을 윤택하게 해줄지라도,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과학에만 있지는 않다.

 

과학과 인간이 함께 가는 세상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현재와 미래의 세상을 동시에 보는 느낌이다. 그 안에서 인간만이 가능한 것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뭔가 더 냉정하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더 따뜻했던 과학의 태도에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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