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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0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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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52쪽 | 704g | 152*225*35mm |
ISBN13 | 9791196067694 |
ISBN10 | 1196067694 |
『찬란한 멸종』 이정모 관장 특강 11월 30일(토) 오후 2시
2024년 10월 31일 ~ 2024년 11월 28일
그래제본소 : 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2024년 10월 23일 ~ 2024년 11월 11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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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미권 최고의 질의응답 사이트인 '쿼라'(Quora)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다는 저자의 관심에서 비롯됐다. ‘쿼라’는 네이버의 지식IN 또는 다음의 아고라 같은 곳이다. (내 생각에 ‘Quora’는 ‘Qu’estion Ag‘ora’의 합쳐진 말이 아닐까 싶다)
저자 조던 피터슨은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40개의 법칙을 답으로 올렸다. 이 목록은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그 중 12개를 추려 3년 동안 집필했다.
그는 인생의 절대적 진리 중 하나는 '인생은 고통이요 비극'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언젠가 병들거나 죽음을 맞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본질적으로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외면해봤자 인생의 비극 앞에서 무너지기 쉽다. 따라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고통에 무너지지 않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의 내면에 아직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그대들 내면에는 아직 혼돈이 있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은 인생의 경험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로, ‘혼돈’, ‘질서’ 그리고 ‘혼돈과 질서를 중재하는 과정’을 들고 있다. 혼돈의 시기를 산다는 것은 변화무쌍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의미다. 피터슨에 따르면 ‘혼돈과 질서를 중재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혼돈과 질서에 예속된 자신을 탈출할 수 있다.
이때 ‘과정’이란 ‘의식’을 말한다.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먼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하고, 그 다음 나아갈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렇듯 삶의 목표와 방향은 넘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니체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했던가.
저자 조던 B. 피터슨 교수(가운데)는 현재 토론토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피터슨은 춥고 황량한 캐나다 앨버타주 북부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접시닦이, 양봉업자, 건설 인부, 운전사 등 온갖 일을 경험하며 자랐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캄캄한 구렁텅이에 빠져 인생의 암흑기를 힘겹게 보낸 시절, 그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서로 친구가 되고 배우자와 자녀 및 부모가 사랑하며 많은 일들을 성실하게 해내는 수많은 사람의 모습에 깊이 감동한 덕분”(100쪽)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그가 제시하는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란 우리가 살면서 한두 번 쯤은 맞닥뜨리게 될 삶의 고비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에 관한 이야기다.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법칙 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법칙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법칙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법칙 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법칙 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법칙 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법칙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법칙 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법칙 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법칙 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법칙 11.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개인적으로 12가지 법칙 모두 좋았지만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12번째 법칙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 치면 쓰다듬어 주어라’였다. 왜냐하면 여기서 피터슨은 딸 미카일라가 어떻게 고통받고 자랐으며, 또 어떻게 성장하고 이겨냈는지 자세히 들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피터슨의 이야기를 통해서 앞서 말한 “인생의 의미를 찾고 고통에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미카일라는 7세 무렵 어느 날 일어서서 걷기 어려워했다. 병명은 다관절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 무려 서른일곱 관절에 문제가 있었다. 딸은 통증을 견디다 못해 실신하기도 했고, 발목을 절단할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그렇게 피터슨은 아빠로서 아픈 딸과 함께 10년 넘게 투병하면서 좋은 의사를 찾아 전전하고, 여러 번 수술도 받았다.
마침내 그는 딸을 돌보고 지켜보는 과정에서 의미있는 인생을 살기위한 대원칙을 터득할 수 있었다. 인간은 나약하고 우리의 삶은 비극이다. 과거에 타인에게 일어났던 무수한 고통과 불행이 오늘날 나에게 일어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저자는 우리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극복하기 어려운 일에 미리 고민하고, 자신의 삶을 축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조언한다. 나 역시 어려운 삶의 고비와 자주 마주했기에 마음에 와 닿은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저자는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면, 존재의 경이로움이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보상해 준다는 사실을 떠올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니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쫓는 대신, 기꺼이 쓰다듬어 줄 일이다.
마침 스페인 출신 초현실주의 화가 레메디오스 바로의 그림〈Simpatia 감응感應〉이 떠오른다. 그림을 보면 고양이가 테이블에 뛰어올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하지만 주인은 고양이를 탓하지 않고 쓰다듬어 준다. 그 순간 굉장한 불꽃이 튀면서 거대하고도 대단히 복잡한 전기 장치가 형성된다. 고양이와 사람 그리고 우주와의 감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Simpatia (감응感應) 1955 캔버스에 유채 95*83.5cm 개인 소장
피터슨은 이처럼 우리가 인생에서 놓칠 수 없는 소중한 법칙들을 심리학과 행동과학, 진화생물학, 신화와 문학, 철학과 종교 등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을 통해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 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 「마태복음」 6장 34절
위의 산상 수훈에 담긴 뜻은 선함과 아름다움, 진실에 시선을 고정하고 매순간 문제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땅위에서 부지런히 일하면서도 목표는 끊임없이 하늘에 두고, 현재에 충실하면서도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현재와 미래를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는 이런 취지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간절하게 전한다. 내일의 염려와 괴로움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면 극복할 수 있다.
다음 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면 우선 내일만 생각하고, 내일도 너무 걱정된다면 1시간만 생각한다. 1시간도 생각할 수 없는 처지라면 10분, 5분, 아니 1분만 생각한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만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운 때일수록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485쪽)
턱수염도마뱀들은 서로 앞발을 흔들며 평화롭게 지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다. 우리가 예절을 배우는 것도 타인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대로 대하기 위해서다.
저자의 조언대로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서 내 삶의 주인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나를 성장시키고 최고의 사람들을 만난다면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한 걸음, 두 걸음 나아가다보면 저자가 인생에 깨달은 것들을 나 역시 온전히 터득하고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자, 그 뒤로 미카일라는 어떻게 되었을까? 저자가 이 책을 거의 마무리했을 무렵, 영국 런던에서 일하는 발목전문 치료사를 만났다. 치료사는 두 손으로 딸의 발목을 잡고 약 40초간 지그시 누르고는 발을 앞뒤로 움직여보라고 했다. 거짓말처럼 딸을 괴롭히던 통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릎도 똑바로 퍼졌다. 오래 걸어도 아파하지 않았다.
마침내 미카일라는 결혼해서 올해 딸을 낳았다. 할아버지가 된 피터슨은 손녀에게 외할머니의 이름을 따 ‘엘리자베스’라고 지어주었다. 아! 그렇게 삶은 다시 이어지는 것인가 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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