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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9년 11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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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552g | 138*215*25mm |
ISBN13 | 9791160945164 |
ISBN10 | 1160945160 |
2024 노벨 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2024년 10월 15일 ~ 2024년 11월 15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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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책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의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책을 읽다가 저자가 궁금해지는 경우는 두 가지다. 책이 몹시 맘에 들거나 책의 내용에 '신빙성'이 궁금할 때 말이다. 이 책은 아무래도 후자 쪽이다. 나에게 학력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학력과는 별개로 상당한 '실력자'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전공분야'가 궁금할 뿐이다. 일단 '역사학 석좌교수'라고 하니 일단 통과. 그러나 '사학자'라고 해서 모두 신빙성이 높은 건 아니다. 다들 아시지 않은가? 시시껄렁한 역사책들이 넘쳐나는 시대이니 말이다. 교수의 신념이랍시고 온갖 왜곡과 거짓을 찌끄리는...암튼, 저자가 그동안 집중한 '역사학의 주제'가 뚜렷이 적혀 있어서 일단 신빙성이 높아졌다. [현대 필리핀의 등장], [비밀작전의 지하세계], [현대 제국의 역사]..이 세 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단다.
아닌게 아니라, 이 책의 거의 대부분이 바로 이 세 가지 주제로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번째 주제인 '필리핀'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며 미국이 필리핀을 식민지로 다루다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맞아 대중국 정책의 변화를 아주 섬세하게 보여주는데, 그 이면에 '비밀공작', '군사 개입', '달러', '마약 밀매', '고문', 그리고 '감시' 따위를 하며 '패권국의 몰염치'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놀랍다 못해 눈 뜨고 못볼 정도로 혐오스럽기까지 했다. 특히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CIA가 '고문 전문가'를 파견하고 '고문 기술'을 전수하기까지 했다는 내용을 읽을 때는 책을 집어 던지고 싶을 지경이었다.
거기다 미국이 '전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면서 벌인 비밀작전들은 하나 같이 더러운 범죄조직과 하등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특히, 중남미의 '마약밀매' 집단과 거래를 하고, 중동의 석유를 탐내며 전쟁도 불사하는 장면은 내가 그동안 보아온 '미국의 역사'의 '또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에 정말이지 역겨웠다. 겉으로는 평화를 추구하고 나라간의 분쟁을 조율하며 불의한 세력에 당당히 맞서서 싸우는 '히어로 영화' 속 영웅의 모습을 보여놓고 뒷구녕으로는 온갖 지저분한 짓은 다 하셨다. 오직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말이다.
더구나 미국에 반(反)하는 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패권국의 진정한 힘'을 과시하는 공작질을 볼작시면 정말이지 어마무시하다. 마치 생쥐를 잡을 때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자처럼 약소국, 시민단체, 심지어 개인에 이르기까지 '협박', '고문', '매수', '청부살해'까지 못할 짓이 없을 정도다. 모두 '패권국'이라는 무소불위의 힘을 앞세워서 말이다. 솔직히 정말 궁금했다. 이렇게 전세계를 상대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협잡질'을 하기에 [한국]을 대상으로 한 내용들이 있는지 샅샅이 찾아봤다. 이승만 독재정권을 지지하고, 박정희 독재정권과 딜(?)을 해서 '베트남 파병 32만 명'을 뽑아냈다는 점, 그리고 트럼프가 문재인 정부 때 '한국은 중국 역사의 일부다'라는 실언을 했다는 것이 언급 되어 있는 등 관련 내용이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진짜 그럴까 싶을 정도로 안 보인다. 아마도 저자가 연구한 '분야' 속에 한국의 내용이 많이 없었던 모양이다.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참 많이 언급되어 있다. 일일이 다 소개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아마도 [미국 세기의 종말 시나리오]일 것이다.
미국 세기의 종말이 지금으로부터 30~40년에 걸쳐 원만하게 연착륙할 수 있을까? 큰 기대는 마시라. 미국은 예상보다 훨씬 급격한 종말을 맞을 것이다. 대부분의 제국은 외부에 과시하는 무소불위의 이미지와 달리 민족국가에 내재된 힘이 부재하여 놀랍도록 취약하다. 실제로 제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가장 위대한 제국조차도 반드시 붕괴했으며, 이때 가장 큰 원인은 재정 압박이다. (중략)
제국은 수입이 줄어들 때 위태로워진다. 계획경제가 무너지면서 동구가 붕괴한 사례를 보라. 또는 2차 세계대전 후 영국제국의 "국내 복구와 식민지 유지" 사이의 선택에 직면한 뒤 급격히 해체된 사례를 떠올려보라. 제국은 매우 섬세한 힘의 생태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어떤 문제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걷잘을 수 없는 속도로 무너진다. 포르투갈은 1년, 소련은 2년, 프랑스는 8년, 오스만 제국은 11년, 영국은 17년 만에 완전히 해체되었으며, 미국은 십중팔구 2003년을 기점으로 27년 후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중략)
2016년 미국 대선 결과에서 드러나듯,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지켜본 평범한 미국인들은 세상 물정 모르는 지도자들보다 훨씬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2010년에 시행된 한 여론조사에서 이미 미국인의 65퍼센트가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라고 응답했다. (중략)
지금부터는 미국 패권의 역사를 바탕으로 2030년경 미국의 굵고 짧은, 또는 가늘고 긴 종말을 예견하는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 네 가지를(현 상황에 대한 네 가지 평가와 함께) 제시하겠다. 나의 미래 시나리오는 1) 세계질서 변화 2) 경제 쇠퇴 3) 군사적 재난, 그리고 4) 3차 세계대전을 큰 주제로 한다. 이외에도 2030년경에는 그 영향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2040년에 이르면 훨씬 명백해질 또 한 가지 주제가 추가되어야 한다. 다름 아닌 기후변화다. (생략) 물론 미국 패권의 쇠퇴, 심지어 붕괴가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으나 앞으로 다가올 세계를 바라보는 창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리라. (326쪽 ~ 331쪽에서 발췌)
거창한 시나리오에 비해서는 '신빙성'이 좀 떨어지는 지엽적이고 세세한 점들을 예로 들면서 책을 마무리하고 있기에 그닥 믿음은 가지 않는 시나리오다. 물론 내가 석좌교수보다 덜 똑똑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지적한 '다섯가지 이유'는 충분히 공감이 갔다. 세계질서의 변화에서 저자는 '이라크의 예'를 들고 있지만 글쎄..지금 '중국'을 거론하지 않고서 세계질서의 변화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난 대한민국 사람이기 때문에 철저히 미국의 관점에서 서술한 내용이 그닥 솔깃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요즘들어 미국은 부쩍 '세계질서의 변화'에 둔감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 '방위분담금'을 5배가 인상시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미국 대통령을 보면서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느냔 말이다. 이게 70년 동안 '동맹국'이라고 불리던 나라에 대한 미국의 대접이란 말인가? 미국이 아직도 '패권국'이라고 착각하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밖에 '경제 쇠퇴'는 말할 것도 없고, 군사적 재난'에서 보면 미국 본토의 방어에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점을 여실히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미국의 엄살'이라고 볼 수도 있다. 현시점에서 그 어떤 나라가 '미국'을 단독으로 공격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과거, 일본이 '진주만 기습'을 감행해서 충격을 받아서 생긴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어불성설이다. 허나, 저자도 언급했지만 가까운 미래에 '첨단무기'가 만들어지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더구나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은 예리할 수도 있다. 어찌 되었든 현재까지는 최고니까 말이다. 또 그로 인한 '세계대전 발발'을 거론하고 있는데...이건 상상에 맡기겠다. 워낙 변수가 많아서 뭘 장담할 수 있느냔 말이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것이 바로 '기후변화'다. 이건 미국 뿐만 아니라 '전(全)지구적인 고민'일 것이다. 허나 이산화탄소 배출 1위 국가인 미국이 '파리기후 협약'에서 탈퇴해 그동안 들인 공을 한 순간에 허물어뜨린 점은 간과할 수 없다. 이것은 미국의 멸망 뿐 아니라 '인류의 멸망'을 앞당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뻔뻔스럽기 그지 없는 짓들을 자행하고 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말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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