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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3월 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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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8쪽 | 340g | 135*210*30mm |
ISBN13 | 9791190853255 |
ISBN10 | 119085325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08월 29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2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뭔가를 써보고자 달뜨고 지지부진한 매일을 사는 이들에게
어떻게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멈췄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다시 시작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포기했다가 다시 열어서 끝장을 볼 수 있을까.
날마다 치욕은 새롭고 거절은 끝이 없다.
이것은 일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출근하듯 매일 쓴다.
오직 행위만이 생산적이다.
서두르지 않고 쉬지도 않는다.
대니 사피로의 책 『계속 쓰기 : 나의 언어로』의 뒤 페이지에 적힌 글이다.
“20년 동안 작가로서 나 자신과 가족을 부양해 왔다”라고 말하는 대니 샤피로의 글쓰기를 실천하는 방법을 적은 핵심적인 말이다. 계속 써나가야 하는 작가로 사는 삶과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진 책이다. 좋은 책을 추천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한 페이지를 넘기기도 전에 인용되는 작가가 등장한다. 하나의 큰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끌어 나가면서 다른 작가가 이렇게 많이 등장하는 책을 본 적이 없다. 그가 얼마나 많은 양의 독서력이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놀라운 부분이다. 심지어 이 책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 작가가 강조하는 낱말이나 문장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 친절함까지 보태졌다. 귀하고, 새겨들어야 할 말들이 많아 깊이를 더하고 있는 이 책을 “글쓰기의 보물창고”라고 여겨졌다.
글을 쓰려고 마음먹고 자리에 앉았을 때, 스마트폰, 메일, 인터넷, 자잘한 집안일들, 돌봐야 하는 가족들 모든 것이 글쓰기를 방해하는 요소들이다. 그는 과감하게도 그런 모든 것들을 “인생의 벼룩들”이라고 규정한다. 다소 냉정한 부분도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느껴져 공감이 갔다.
고수리 작가님, 리베카 솔닛, 에바 메이어르, 애슐리 오드레인 님의 책들을 읽으면서 여자 작가들의 궁금했던 모습이 보였다. 생활면에서 겪어야 하는 집안일이나 돌봄의 의무들이 겹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닌 일도 본의 아니게 책임지게 되어있는 사회적 구조와 통념 속에서 자신이 자신임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하는 숙명을 짐작해 볼 수 있기에 안타까움과 공감으로 몰입할 수 있는 것 같다.
「규칙 깨기」에서 (212P)
“최근 내 마음에 든 문학작품들은 위험을 감수한다. 예측할 수 없고, 기대에서 벗어나며, 그릇된 행동을 하는 인물이 넘쳐나고, 계획을 따르지 않는다. 삶은 대부분 결코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다. 그러니 문학에서 그럴 필요가 있을까? 매우 조심스러운 소설 말고 기막히게 엉망진창인 소설을 보여달라. 나는 역동적인 산문을, 심각한 결함이 있는 비범한 인물을 원한다. 숨도 못 쉬게 여러 페이지에 걸쳐 이어지는 문장을 원한다.”
세상에는 수많은 글이 존재한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독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작가는 독자에게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 보다 새롭고 파격적인 시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니 샤피로는 위와 같은 새로움을 원한다. 글쓰기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
「몰입」에서 (238P)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최적의 경험에 대한 심리학을 다루는 『몰입 Flow』에서 “한 사람이 어떤 어렵고 가치 있는 일을 성취하려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며 자기 신체나 정신을 한계 너머로 확장”할 때 이런 순간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대니 샤피로는 자신이 글쓰기를 소설, 에세이, 칼럼, 글쓰기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안에 겪게 되는 심리적 압박과 환경적인 방해 요소들로부터 글쓰기로 돌아와 쓰기에 몰입해져 가는 과정들을 들려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인 줄 몰랐던 것들도 있었고,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많았다.
누구와 약속하고 쓰는 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요일과 시간을 정해 놓고 글을 써서 발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일상이 바빠지면서 책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고 글을 쓸 시간도 부족해서 마음이 다급해지는 경험치가 늘어나고 있지만, 나만의 사간을 확보하기 힘들다. 글 쓰는 작가의 삶이 위험투성이라고 말한다. 자기 삶에서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인내를 갖고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작가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글을 쓰는 작가의 삶을 선택한 그들이 부럽다.
그는 일상을 벗어던지고 글쓰기에만 전념한 사람은 아니다. 아이를 돌보고, 가족을 돌보며 집안 살림을 꾸려가면서도 철저한 “자기 관리자”가 되어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하고, 소모적인 시간을 없애서 글쓰기에 몰입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미니멀 라이프』에서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의 방식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미니멀 라이프라고 했듯이 작가로 살기로 한 만큼, 작가가 되기 위해 삶의 방식들을 정립해서 몰입하는 방법들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옮긴 이 한유주 님의 글에서
"우리는 언제든 글쓰기를 그만둘 수 있지만, 또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다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늘 좋은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신기하게도 좋은 책들이 존재하는 모든 책 보다 많으니까. 그리고 쓰기는 읽기에서 시작된다. 한동안 글이 써지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읽기로 돌아갈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에서 다시 확인하게 된 진실은 이것이다. "라고 위로의 말로 글을 맺는다.
[계속 쓰기]는 80개의 이야기 조각을 엮은 책이다. 목차를 펼쳐서 마음에 드는 단어나 문장을 골라 읽어도 되고, 아무 데나 펼쳐 읽어도 된다. 이 책은 나도 모르는 사이 계속 쓰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글을 쓰는 삶이란 용기와 인내, 끈기, 공감, 열린 마음, 그리고 거절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자신에게 상냥해야 하고, 가리개 없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사람들이 보는 것을 관찰하고 버텨야 하고, 절제하는 동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글을 쓰려고 앉았다면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전화 받지 않기. 이메일 확인하지 않기. 철자가 헷갈리는 단어 확인을 포함해서 어떤 이유에서건, 그리고 글쓰기를 미룰 뿐인 자료조사라는 미명 아래 인터넷 접속하지 않기. 인물이 운전하는 차가 정확히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연식은 어떤지 하필 지금 꼭 알 필요가 있을까
저자에게 날마다 글을 쓰냐고 묻는 이들에게 일주일에 닷새 동안 글을 쓴다고 대답하면 믿기 어려워한다. 할 수 있는 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작업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영감의 길목에 내려놓는다.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다. 어떤 사람은 새벽이 오기 전 첫 소설을 썼다. 집중력을 쏟는 한 시간 동안 많은 걸 이룰 수 있다. 글을 쓰는 일상엔 요가와 명상이 포함된다.
늘 한 사람의 독자를 특정하고 글을 쓴다. 유일한 독자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가끔은 엄마를 향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애원 같았다. 나중에는 유일한 독자는 남편이 되었고, 여전히 그렇다고 한다. 지금은 아들도 포함되어 있다. 언젠가 내 책들에서 자기 어머니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고 한다.
당신이 이야기나 시, 에세이, 긴 작품의 서두 등 무엇이건, 괜찮게 느껴지는 글을 썼다면 한 번 귀를 기울여보자.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자.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 언어가 움직이는 방식에 주목하자. 바라던 효과가 만들어지고 있는가?p112
첫 책을 쓰는 시간은 어둠이 가장 순수하고 가장 귀할 때다. 언젠가 당신은 그때를 갈망하며 돌아볼 것이다. 당신은 리뷰나 언급을 찾아 인터넷을 헤매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당신은 자유로이 밤메꽃처럼 피어날 수 있고, 결과와 관계없이 실험할 수 있다. 글 속에서 저자는 어머니를 직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를 에세이를 무수히 써왔다. 어머니를 피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자신이 아닌 독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작품의 장점을 찾아내는 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지점에 도달했는지 어떻게 알지? 어떤 작가들은 여러번 퇴고하고 나서야 남들에게 작품을 보여준다. 우리가 인물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건 아니다. 인물에 대한 완벽한 서류를 취합하고 가계도를 꼼꼼히 작성했더라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인물의 집착을, 은밀한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는 죄를, 근원적인 욕망을, 가장 내밀한 갈망을 발견한다.
글쓰기란 자신의 고통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고통을 냉정하게 아는 것, 우리가 에이브러햄 링컨 전기를 쓰건, 철학 논문을 쓰건, 소설을 쓰건, 우리는 자신의 악마들과 마주하고 있다. 작가 발레리 마틴은 기질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좋은 기질, 나쁜 기질, 작가의 기질. 이 단순한 문장을 기억하는 건, 작가 기질 혹은 예술가 성향이 특정 성격들의 융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삶에는 위험이 가득하다. 기꺼이 다시 또다시 처절히 실패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되는 창작의 위험이 있고,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위험도 있다. 잘 풀리지 않을지도 몰라 같은. 아주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적립금이 쌓이는 건 아니다. [계속 쓰기]를 읽고 나니 글쓰기는 여전히 두려운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마음에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글로 표현해보니 나의 역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니 샤피로처럼 계속 쓰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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