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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3년 02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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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354g | 140*210*15mm |
ISBN13 | 9791167740908 |
ISBN10 | 1167740904 |
2024 노벨 경제학상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
2024년 10월 15일 ~ 2024년 11월 15일
2024년 11월 01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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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평균 수명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은 크게 변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 60세 전후가 되면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를 해야만 한다. 최근 노인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정책적 배려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크게 증가한 평균 수명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 후의 ‘여생(餘生)’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노후에도 꾸준하게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러한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현실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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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각자 스스로 살길을 찾는다는 표현이 바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경제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노후에 이르러 복지혜택을 받지 못해 죽음마저 각자가 책임져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각자도생’으로부터 변형된 ‘각자도사(各自圖死)’는 우리 사회의 복지 혜택으로부터 벗어난 이들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는 사회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고안한 용어라고 하겠다.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불평등한 삶의 조건을 성찰하다’라는 부제를 통해, 이 책의 저술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비록 죽음에 임받한 노후의 케이스를 전제하고 있지만, ‘불평등한 삶’을 온존시키고, 때로는 그것을 강화시키는 현재 우리 사회 복지 정책의 허실을 진지하게 따져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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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생애 말기 돌봄’이라는 주제를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존엄한 죽음’마저 불가능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한 실상을 알리고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이 책을 저술하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2부로 구분된 목차에서, 1부는 ‘각자 알아서 살고, 각자 알아서 죽는 사회’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사례들을 보고하고 있다. 어느덧 병원 영안실에서 죽음을 맞는 것이 일반화된 시절, ‘집’이 노후와 돌봄의 조건에서 어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따져 묻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 ‘노인 돌봄’과 ‘커뮤니티 케어’, ‘호스피스’와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는 이에게 ‘콧줄’을 채워 공급하는 것의 문제점을 짚어내기도 한다. 이밖에도 여전히 민감한 문제로 다가오는 ‘멀기 의료결정’과 ‘안락사’로 인한 다양한 사례들을 적시하여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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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2부에서는 ‘보편적이고 존엄한 죽음을 상상하다’라는 제목으로, 죽음과 관련하여 현재의 정책 혹은 법률과 충돌을 빚었던 사례들을 제시하여 그 문제점을 환기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여전히 절대시되고 있는 ‘제사’라는 주제는 물론 ‘무연고자’의 죽음에 임박해 법적으로 누가 팩임을 질 것인가와 같은 민감한 주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이밖에도 군대에서의 계급에 따라 면적이 다른 ‘현충원’의 묘역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진지하게 따져묻기도 한다.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웰빙(well-being)’에서 파생되어 잘 죽기로 번역될 수 있는 ‘웰다잉’의 문제와 더불어, 생명 연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냉동인간’에 대한 진지한 물음도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사례인 ‘영화관’은 이전의 주제들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지만, 저자는 ‘함께 죽음을 보면서 삶을 실감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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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들과 문제점에 대해서 진지한 논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그 대안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문제들이 여전히 죽음마저 ‘불평등’하게 맞게하는 현재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현실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짐으로써 복지 정책을 수립할 때 중요한 항목으로 고려되기를 바라는 의도일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죽음의 순간 혹은 죽음 이후까지 경제적 불평등이 존속되기를 바라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나만이 아닌 주변의 소외된 이들에게 필요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여 마지막 가는 길에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동의할 수 있는 이유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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