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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15년 07월 0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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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0.26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7.8만자, 약 2.6만 단어, A4 약 49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58160128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18일 ~ 2024년 10월 18일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6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한참 베스트셀러 목록에 내려와 있다 특가로 빠졌던 <끌림>을 읽은 후 나도 모르게 이병률의 새 책이 나오면 사게 된다.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도 그렇게 읽었고, 이번 새 책 내 옆에 있는 사람도 그렇다.
책을 받고 그의 글만큼 사진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쉬운 판형, 아쉬운 종이재질이어서 약간 실망을 했다. 대신 부록으로 따라온 아코디언 사진집이 내 마음을 위로해주었다. 근데 이런 건 좀 그냥 주면 안 되나? ㅎㅎㅎ
깊어진 이병률의 감성은 일상 속에서 닳고 닳은 나같은 아줌마도 추억에 빠지게 한다. 특히 그가 보여주는 얄궃은 인연이란. 우리가 속된 말로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뛰어넘은, 나의 이런 모습만큼은 보여주기 싫은 사람에게 딱 그런 행색으로 만나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아니 잊으려고 무지 노력했었던 사람을 정말 어이없는 장소에서 만나기도 하는 그런 인연들 속에서 삶이란 무엇인가를 조용히 생각하게 해주는 시간 속으로 초대한다.
이번 책은 아마도 길을 떠난다는 의미보다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 인연에 관한 책인 듯 하다. 유난히 그런 이야기가 많아 마음이 아릿하다.
그의 차분한 말 속에 뜨끔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인생에 겉돌지 않겠다는 다짐은 눈빛을 살아있게 한다”는 제목 속의 글이다.
남의 일에 관심 많고, 남의 시선에 흔들리고, 자신이 아닌 남을 살아가는 먼지 앉은 눈빛으로 세상의 절박한 그 무엇에도 말을 걸 수가 없다. 우리가 자기를 들여다보지 않아서 우리 눈빛을 잃은 것처럼, 이 세상이 이토록 불안한 구조로 가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서로의 삶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좋은 눈빛에 흔들렸으면 한다.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쉬지 않는 눈빛과 마주쳤으면 한다. 그것이 다행한 일이다.
부산에 와서 만난 인연은 우연히도 직장이 있는 곳의 지명이 나와 반가웠다. 매일 출근 길에 “냉정”역에서 내리지만, 냉정이 찬 우물이라는 뜻임을 잘 알고 있기에 대수롭지 않게 느꼈는데, 저자는 “무심코 밖을 내다봤는데 역 이름이 냉정이었다. 그렇다면 냉정의 전 역은 열정이었을까”라고 적고 있다.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구나.
그가 마음을 둔 여성에게 함께 영화를 본 후 사귀자고 하려고 했다는 그. 하지만 그들이 함께 본 영화는 프랑스 영화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었고, 그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별 감흥이 없다는 밋밋한 표정이었다고. 이 영화를 공감한 후 사귀자고 하려고 했던 그의 계획은 보기 좋게 틀어져버렸다. 그녀가 결혼 한 후 다시 만났을 때 그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중에 여러 번 생각났다고. 그제야 참 좋은 영화였구나 싶었다고. 내가 많이 어렸노라고 고백했단다.
이 바보같은 남자. 혼자서 계획하고 좌절하고. 그래. 사랑을 할 때 이렇게 바보같은 일을 참 많이 했더랬지. 왜 그 사람에게 직접 묻지 않았을까? 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상대를 존중하지 않았을까. 그 영화가 뭐라고 말이다. 그녀 역시 그 영화를 함께 보러 가자고 했던 그의 마음을 한참 뒤에야 깨달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글은 "달빛이 못다 한 마음을 비추네“였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한 어르신. 그가 찍어준 사진을 소중하게 간직했던 어르신이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자제분으로부터 듣고 한참을 기억을 더듬어서야 기억이 났지만 그는 그 인연을 저버리지 않고 밤길을 달려간다. 장례식장에 들어서자 저자가 찍어드린 사진이 영정사진으로 모셔졌음을 알고 다리가 풀렸단다. 사소한 인연이었지만 항상 기억을 하고 있었다는 어르신. 그가 다시 만나고 싶다며 아들들에게 그의 책도 사달라고 해서 읽으셨단다. 어르신이 살던 집을 들러본 그는 하룻밤을 혼자 그 집에서 지내고 발인을 보고 올라가겠다고 한다. 어르신이 키운 사과를 안주로, 어르신이 남긴 소주를 한잔 하며 소중한 인연을 추억했다는 그 글이 참 가슴에 오래 남았다.
피곤한 토요일 퇴근길.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을 읽으며 가슴이 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사랑이란 말에 힘을 주어 얘기한 지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이제 입에 발린 말이 되어버린 사랑. 어쩐지 듣기 간지러운 말이 되어버린 인연. 이병률의 책을 읽으면 어쩐지 그런 감상적인 말들에 무장해제 되는 느낌이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좋은 글을 써 낸 이병률의 신작 <내 옆에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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