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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5년 07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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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600쪽 | 674g | 146*209*35mm |
ISBN13 | 9788925556789 |
ISBN10 | 8925556782 |
2024년 09월 09일 ~ 2024년 10월 10일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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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15일 ~ 2024년 10월 01일
문학 PD가 보내는 백 번째 편지 : 100호 기념 기획전
2024년 09월 20일 ~ 2024년 11월 30일
소진시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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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부터 9월 5일까지 장장 37일간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그놈의 자전거 행사에 무슨 한이라도 맺힌 분들이 많은지, 올해 광복 70주년 기념 행사로 중국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동경로를 거꾸로 짚어가는 행사 실무책임을 맡아 다녀온 것. 여하튼, 그에 관한 긴 얘기는 생략하고 중국 충칭에서 상하이까지 약 3,000km를 자전거와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대충 상황을 짐작하실 분들을 위해 팁을 드리자면.... 거의 매일 짐을 싸고 풀었다. 말하자면, 동가숙서가식이 따로 없는 일정이었던 것.
대충 나이를 먹긴 했어도, 중국 대륙을 한달 넘게 떠돌며 팔자에 없는 홀아비 생활을 한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는데(음...무슨 뜻인가는 충분히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 덕에 담배만 늘었다. 애꿎은 담배 외에 독수공방을 달래줄 존재는 열 권 가량 짊어지고 갔던 소설책들이었다. 그나마 책읽기라도 좋아했길래 망정이지....
하지만, 가지고 간 책도 대충 바닥이 드러났을 즈음, 살짝 발을 걸쳐놓고 있는 눼이버 '북카페'를 통해 '마션'이란 책이 핫 아이템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성탐사에 나선 일행들이 엄청난 모래폭풍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실종-사망 처리되지만, 짜잔~~ 주인공이 죽으면 얘기가 안 된다. 거꾸로 말해, 특수한 상황에서 살아남았으니 그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암튼, 임무포기 명령으로 탐사선은 지구로 떠나버리고 거대한 행성에 달랑 혼자 남은 한 남자. 다음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하려면 혼자서 4년을 버텨야 한다. 그러나, 그의 생명을 유지해줄 산소도, 식량도 절대 부족한 상황. 그래도 그는 주인공답게 행동한다. 식물학자 겸 공학자로서 체득한 지식과 나름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무장한 그는 주어진 악조건 속에서 자신의 생존을 연장할 방법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간다....는 내용.
귀국 날짜도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상하이로 들어오는 후배편에 책 공수를 부탁했다. 출국 때 세 보루를 가져갔지만 고작 이틀분의 재고 밖에 남지 않았던 담배와 더불어 말이다. 사실 책도 책이지만, 인천공항에서 날아온 '클라우드 9 / 타르 0.1밀리' 담배를 대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다. 책 내용 중 화성에 홀로 버려진 주인공의 생존사실을 확인한 나사(NASA)측이 보급선을 급히 보낼 계획을 세우는데, 내용엔 없지만 그가 흡연자라면 당근 담배도 포함되어 있었겠지..? 아니, 외계 기지에선 절대 금연인가...? 그렇다면 나같은 사람은 화성 같은 곳에 갈 자격이 원천무효다.
서울에서 상하이로 긴급공수된 '마션'.
근데, 무엇보다 '마션'에 흥미가 더해진 이유는 이 영화가 이미 영화화되어 곧 개봉된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다름아닌 리들리 스콧 감독 어르신에 의해서라니... 아시다시피 리들리 스콧 형님의 아우라는 이미 오래 전에 공인된 것이었고, 그가 손댄 다양한 장르(SF, 전쟁, 액션, 범죄)에서 모두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수작들을 냈으며, 특히 SF의 경우 위대한 초기작 '블레이드 러너'부터 최근의 '프로메테우스' 처럼 빼어난 작품을 냈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가 되는 바였다. 암튼, 일단은 6백 페이지 가량의 두툼한 원작을 붙잡고 사흘동안 시간을 쪼개어 읽었다.
음... 꽤 재밌다. 참고로, 이 책에는 우주공학-기계공학-화학-식물학 등등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망라되어 있고, 그 지식의 응용을 통해 주인공이 생존을 연장해 나가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런 과학적 상식을 갖추지 못한 독자들 입장이라면 무척 알쏭달쏭한 코드의 늪지대를 헤매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터이다. 필자 역시 전형적인 문과출신이다. 그렇지만, 나름 이런 부류의 잡학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그리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문제는, 책이 아니라 영화다. 활자로 구성된 소설과는 달리 영화는 시각정보가 알파요 오메가다. 대사 정보는 극히 제한적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화성에 생존하는 유일한 인류인 주인공은 그 어떤 대사를 치건 그 방식은 독백이나 나레이션일 수 밖에 없다. 독백과 나레이션으로 가득한 영화... 생각만 해도 졸립다. 영화는 영상으로 관객을 이해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업에서 이 문제를 가장 크게 고민했을 테지만, 그 태생적인 한계를 리들리 스콧은 얼마나 극복할 수 있을까...
대략 2년 전에 나온 '프로메테우스'가 32년 전에 나온 '불레이드 러너'나 35년 전에 나온 '에이리언'보다도 더 흐릿한 인상을 남겼던 것도 엇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거대한 테마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엔 스콧 형님이 동원한 영화적 장치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설에서 지겹도록 나열한 생명연장 장치의 개발을 영상 만으로 풀어나가기엔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한다. 또 한 가지. 우주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여전사, 자신에게 지워진 운명의 한계를 거부하는 인조인간... 테마와 선악이 분명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마션'에서도 주인공은 사투를 벌인다. 단지, 그 대상이 말없는 외부적 환경이다. 아니면 자칫 절망에 사로잡힐 수 있는 자기 자신일 뿐이다. 우리의 주인공은 흡사 링 위에 혼자 올라가 쉐도우 복싱만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아야 하는 고독한 복서의 입장이 된 것이다...
물론, 헐리우드에 남은 몇 안 되는 '거장' 감독 리들리 스콧 표 영화가 제대로 물을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최근 한국관객들로부터도 큰 찬사를 받았던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남긴 부력의 덕을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역으로 그들이 관객들에게 심어준 깊은 인상과 감동코드의 높은 벽을 뛰어넘기에 '마션'의 스토리라인은 비교적 단순할 뿐이다. 아무튼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한 일이 될 것 같다. 리들리 스콧 형님과 혼자서 고군분투해야 할 맷 데이먼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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