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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발행일 | 2006년 02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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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91쪽 | 1,247g | 240*290*20mm |
ISBN13 | 9788989800637 |
ISBN10 | 8989800633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10월의 굿즈 : POINT OF VIEW 북커버/스탬프/유리 티포트/페이퍼 아크릴 문진/북 백/저널 노트
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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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리뷰를 썼다가, 친구들과 더 이야기해보고 싶은 책이 생각나서 이 책을 소개한다. 그런데 소개할 생각을 하고 검색해 보았다가 두 번 놀랐다. 8년전 책인데 리뷰가 한 편도 없었고, 판매지수가 겨우 12여서. 단적으로 말한다. 이 책, 아주 멋진 책이다. 미술사로도 페미니즘 책으로도, 역사서로도 유용한다. 특히 기존 미술사책이 남성작가들 위주였던 사실에 심히 의아했던 독자에게는 강추다. 기록되고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뿐이지, 여성미술가들도 많았다.
이 책이 좋은 것이 고발과 소개 위주가 아니라는 점이다. 차근차근 왜 여성 미술가들이 역사에 덜 기록되었는지를 밝혀 준다. 여성 작가의 작품만이 아니라 유명 남성작가들이 여성을 다룬 실제 예도 보여 준다. 회화나 조각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사진도 많다.
구성도 좋다. '제1장 여신' 부분에서는 고대 예술에 보이는 여신 이미지와 현대 여성 미술가들이 재해석한 여신을 소개한다. 고대 미노스 뱀 여신과 빌렌도르프 비너스가 등장함은 물론이다. '제2장 여성 영웅들'에서 기독교 성녀들이나 잔 다르크, 유디트 와 같은 여성 영웅들에 대한 남성 화가들의 해석을 고발한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유디트는 물론 독보적이다. 난 이 장에서 엘리자베스 캐틀릿의 <해리엇 터브만> 목판화에 반했다. 여기까지 1,2장만 읽어도 보람차다. 역사와 미술, 페미니즘이 조화롭게 만난다.
하지만 더 보자. '제3장 모성'에서는 인간의 모든 삶의 순간을 화폭에 담던 남성 미술가들이 기피해온 임신과 출산을 살펴본다. '제4장 일상 속의 여성'은 일하는 여성을 그린다. 산업혁명과 공장 노동, 가사 노동, 기타 전문 분야에서 노동하는 여성들과 전쟁 속의 여성들,,,,, '이어지는 5장과 6장은 좀 열받는다. 제5장 자초한 결과?'는 서양 미술사에서 강간 등 스스로 희생자 운명을 자초한 여성을 그린 그림을 살펴본다. 우리 여성이 보기에는 변태로만 보이는 남성 작가들의 창작행태를 고발할 뿐만 아니라 이에 문제 제기하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한다. '제6장 누워 있는 여자와 창녀'는 마네의 <올랭피아>나 고야의 무하연작처럼 남성 욕망의 대상이 되는 비스듬히 누운 여자의 누드를 분석한다. '제7장 나는 그린다, 고로 존재한다'는 마리 앙투아네트 초상화로 유명한 비제 르브룅 등 과거 보기 드물었던 여성 직업 화가들을 소개한다. 이들의 자화상에서 이들의 자의식을 읽어낸다. '제8장 여성의 몸은 전쟁터'은 남성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 남성이 여성의 몸에 대해 가진 공포와 비뚤어진 성심리를 엿본다. '제9장 덧없는 일상'은 거울 보는 여자를 그리는 남성과 여성 화가의 다른 심리를 보여주고, '제10장 정체성 찾기'에서는 마이너 중에서도 마이너인 유색여성, 레즈비언 미술가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양한 창작 활동을 들어 살펴본다.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근원)> 등 기존 미술사책에서 문자로만 보았던 작품이 떡하니 실려 있으니, 주의하시라! 옆에 누가 있을 때 보면 민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미성년 자녀 눈에 안 띄는 곳에 책을 숨겨 둘 것! 나도 기욤이 몰래 보았다!
다시 말하지만, 미술사책으로도 페미니즘 서적으로도, 역사책으로도 수준이 꽤 되는 책이다. 도판 등 완성도도 높다. 미술 쪽은 잘 모르지만. 내가 그동안 읽은 여성 미술가 관련 책에 이 책의 내용을 언급하거나 몰래 갖다 쓴 듯한 문장이 많은 것으로 보아, 이 분야에서 꽤 권위있는 책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여성 영웅 그림을 피렌체적 특징에 연관지어 서술한 부분은 이 책에만 있다. 난 이렇게 큰 맥락을 짚어주는 책이 좋다!
예스에서 겨우 12권 팔렸다니, 내가 다 아쉽다. 그러니 관객, 꼭 읽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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