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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행일 | 2002년 03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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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1쪽 | 487g | 152*218*30mm |
ISBN13 | 9788933840559 |
ISBN10 | 89338405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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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7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박완서
세계사/200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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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저자는 8살까지 개성에서 20리 떨어진 산촌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초등학교를 시험 보고 학구위반으로 다니던 이야기. 학교를 다니며 시골뜨기와 서울내기를 비교해 가며 살던 일. 6.25를 겪고 결혼하여 시부모를 모시고 아이들 기르며 산 일. 아파트로 이사하고 생활하며 느끼고 생각한 글을 적은 수필을 엮은 책이다. 장발단속 이야기, 졸업식 날 졸업생들의 세태 이야기, 주말농장과 시골의 결혼식 잔치, 졸부들의 분에 넘치는 혼수자랑, 김장 담그기, 기와집촌으로 알려진 마을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모습이나, 시골의 변화 모습까지 살아온 시대의 세태를 하나씩 그려낸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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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자라던 시골의 풍경과 생활을 동영상을 보는 듯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구체화 된 자연 그대로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30년이 넘는 세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읽히는 글이다. “어렸을 적 우리 시골에선 분꽃이 시계였다. 분꽃이 벌어질 무렵 겉보리 절구질을 시작하면 저녁 짓기에 꼭 알맞다고 했다.(p.83)” 시계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가늠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정답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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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아이들은 지식으로 자연을 배운다. 경험이 뒷받침 하지 않는 것이라 시험을 보면 잊어버리고 마는 헛 지식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도시 아이들이 교실에 괘도를 걸어 놓고 괭이밥이 어떻고 쇠비름이 어떻고 배추꽃과 무꽃은 어떻게 다르고 골백번 배워봤댔자 말짱 헛것이다. 시험문제로서의 가치밖에 없는 그것들의 개념을 배울 뿐 그것들의 본질에 대한 이해도 사랑도 있을 리 없다. 그런 것들을 잘 배워 시험을 잘 친 아이일수록 허약하고 속이 옹졸하기가 일쑤다. 그러나 시골에서 그것들과 더불어 사귀고 친해지고 사랑하며 자란다는 건 대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대한 깨달음의 시작이 될 테고, 대자연을 위대한 교사로 받들어 모신 폭이 되니 얼마나 큰 축복일까.(p.163)” 자연을 놀이터 삼아 놀고 자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친구삼아 생활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한 자락을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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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변 환경이 변하고 따라서 인심 또한 변해가는 것을 하나씩 경험과 함께 되새기며 나이듦에 대한 생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왝, 왝’지난 1년을 토해내고 싶었다. 목구멍에 손가락을 넣고라도 토해 내고 싶었다.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 질 것이다.(p.265)” 세월의 나이테가 얼굴에 주름을 새기듯 시간의 흔적을 남긴다. 그렇게 괴로움도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감을 절절하게 느낀다. 오죽했으면 손가락을 넣고 라도 세월을 ‘왝왝’토해내고 싶다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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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서문에서 ‘내가 증언한 세월들이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지나간 시대의 풍속사쯤으로 읽힐 생각을 하니 내 나이가 새삼 무안해진다’고 말하듯 근대화 되는 과정의 한 복판에서 겪은 일상들을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듯 한편 한편의 수필에 담아낸 글이다. 이 글들을 읽으면서 나이든 사람들은 ‘그때는 그랬었지’하는 생각을 하고, 그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들에겐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우리들의 옛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수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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