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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07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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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12.37MB 파일/용량 안내 |
글자 수/페이지 수 | 약 24.3만자, 약 7.9만 단어, A4 약 153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88983717986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18일 ~ 2024년 10월 18일
상시
2023년 02월 09일 ~ 2024년 12월 31일
상시
114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감히 ‘서평’을 할 수 없는 책이다. 엄마의 숭고함을 느끼는 것 이외에 무력해질 뿐, ‘서평’이라는 단어 자체가 궁색해진다. 이 책의 추천의 말을 읽고 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이미 내가 느낀 바와 똑같은 감정을 수많은 이들이 느꼈고, 앞으로 누가 읽어도 그럴 것이다. 게다가, 앤드루 솔로몬과 수 클리볼트가 쓴 두 개의 서문을 읽고 나면 이처럼 추악한 주제에 대하여 이보다 더 아름답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경이롭기까지 하다.
“1999년 4월 20일,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리볼드는 총과 폭탄으로 무장하고 콜럼바인고등학교에 갔다. 두 사람은 학생 열두 명과 교사 한명을 살해하고 스물네 명에게 부상을 입힌 다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역사상 최악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딜런 클리볼드는 내 아들이다.“
원서와는 다르게, 한국의 편집자가 쎈 제목을 붙였단다. 콜럼바인 총기사건은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그래서 책 제목도 무시무시한데, 시작문구도 저렇다. 마음이 어두워진다. 도대체 이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읽지 않았을 것 같다. 역시나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침울해져서 어서 끝마치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다. ‘내가 이 책을 접는다 해서 세상의 본질을 외면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토록 처절하게 16년 넘게 고통과 싸우고 있는 그녀를 같이 아들을 둔 입장에서 응원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이러한 마주침은 주제를 달리하여 여러 차례 태클을 건다. 점점 머리가 아파오고 마음속에 소용돌이가 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정해진 답을 날려버려야 한다. 생각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 같아 힘들어진다. 하지만 결국 뿌리를 뽑고 나면 새로운 깨달음의 순간이 온다. 저자가 특별히 제기하는 문제 말고도 책을 읽다보면 생각할 부분들이 정말 많은데, 특히 교육에 관하여는, 내 아이를 위한 교육은 사교육이 아닌 사회 시스템을 바로잡는 일이라는 생각이 명확히 든다. 아울러 이를 위한 사회적 공론을 이끌어내는 일이 그녀가 이 책을 쓴 소명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 내용을 요약하자면, 1장에서 수 클리볼트는 자신의 아들이 살인마가 된 것을 초현실적 상황이라 느끼며 이를 0.1%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다른 희생자들의 분노와 증오가 빗발치는데도 오로지 아들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모습에 나도 몇 번 눈이 뒤집어질 뻔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그 당시의 상황을 솔직하게 써내려갔다. 이후 명명백백 나타나는 증거들에 의해 드디어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하지만 도대체 왜 자신의 착하고 완벽했던 아이가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음에 답답해한다.
2장에서 그녀는 변한다. 이제 현실을 인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체계적으로 공부한다. 이로써 그녀의 아들이 확실히 살인을 저질렀지만, 이는 자살의 한 유형인 자살-살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며, 아이가 왜 자살하려 했는지를 딜런의 일기장과 주변인들의 증언, 학교생활, 가정에서의 미세한 변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리며 퍼즐을 꿰맞추듯 하나하나 짚어간다. 이를 통해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아들의 모습에도 우려할 점들이 있었고,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점과 이를 알아차릴 지식이 전무 했다는 사실에 탄식한다.
“오툴 박사는 아이의 말을 믿으면 위험하다며 부모들에게 행동을 관찰하라고 조언한다......아이에 대한 맹목적 사랑 때문에 걱정스러운 행동을 보지 못하거나 나름대로 납득하려고 노력한다. 문제의 아이가 '착한 아이'이고 부모와 사이가 좋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행동들을 뚜렷이 직시하고, 무언가를 감지했을 때 행동으로 옮기기는 무척 힘겨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후회가 닥칠 것이다.”
그녀는 아들의 뇌 건강이 자살과 큰 연관성이 있음을 알게 되고,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의 공황발작을 통해 그 고통에 절감하게 된다.
“상태가 좀 회복되고 나면 방금 전까지의 내 생각이 얼마나 엉망진창으로 왜곡되어 있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딜런이 터무니없는 길로 가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옳은 길을 간다고 생각할 수 있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우울과 자살 충동이 폭력과 어떤 식으로 결합되어 최악의 결과를 낼 수 있는지의 가능성을 말하고,
“딜런이 총을 살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이 가장 취약한 순간에 이렇게 위험한 무기를 쉽게 얻을 수 있다면 엄청난 위험이 된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법을 논의할 때에는 이런 위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뇌 장애로 힘들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편견으로 인하여 방치되고 있는 현실을 통하여
"아무도 다친 무릎을 의지와 용기로 낫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낙인을 피하려고 스스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만 한다.”
자살예방연합 모임을 통해 아파하는 사람들을 돕고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목적의식을 가지며,
"슬프고도 무서운 진실은 언제 우리가(혹은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이) 심각한 뇌건강 문제를 일으킬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 뿐 아닌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가정에서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십대의 경우에는 더더군다나 그렇다. ‘양육’이란 한 사람이 접하는 모든 환경적 요소를 가리킨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모로 독자들을 힘들게 한다. 가장 힘든 점은 우리가 아는 그 어떤 엄마보다 수 클리볼트가 훌륭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다. '뭐라도 문제가 있겠지'라는 기대를 하며 눈을 부라려 보지만 이내 포기하게 되고, 그녀의 사랑으로 가득찬 진실한 마음의 소리에 가슴이 울린다. 아마 그녀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후회하는 경미한 문제들로 인해 자식이 흉악범죄자가 된다고 하면 자신있게 자식을 키울 엄마는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장밋빛 미래만은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올바른 윤리와 도덕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분마저 모호해지는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가고 있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3D 프린터로 개개인이 소총까지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 홀로 열심히 양육을 한다고 해서 내 아이가 안전할까? 우리가 바로 이 책을 다른 사람 이야기라고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공동체의 건강함을 위해 모두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화의 장을 열어 변화를 위해 힘쓸 때만이 장밋빛 미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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