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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0년 09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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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97쪽 | 245g | 130*195*15mm |
ISBN13 | 9788932902753 |
ISBN10 | 89329027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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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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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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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쥐스킨트 비둘기
이 책은 15년전 내가 어느곳에 방문해 약속시간이 남아 기다려야 할 때 대기실에서
만나보았던 도서였다. 그 전에 만났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가 인상적이었는데 같은 작가인줄도 모르고 책장을 넘겼고 그당시 읽었던 속독만으로도 지금까지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던 책이다. 꼭 소장해야지. 하면서도 결혼 생활을 하면서 아이 책을 더 많이
사고, 도서관 대여시에도 습관인지 처음 보는 도서쪽으로 골랐던 것 같다.
이제 아이가 제법 글밥이 많은 도서나 애니가 아닌 감동 영화를 즐겨보는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가장 먼저 담아 두었었는데 당시 당시 필요한 도서를 사다보니 지금까지 왔다.
근간 시간에 대한 소중함, 가치, 고정관념등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많이 해왔는데 이 책은
매일 똑같은 시간을 되풀이하고 그 안에서만 안정을 느낄 수 있는 한 남자의 하루에 찾아온 변화와 이야기를 적은 책이기에 아이와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다.
그래.. 단 하루동안의 이야기..
언제 읽어도 참으로 신비한 작가 쥐스킨트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남자, 인터뷰나 유명세도 마다하는 은둔자.. 내가 가장 먼저 만나고 반했던 콘트라베이스가 극찬을 받으며 이후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향수를 쓰고 이 비둘기가 유명해졌는데 나는 앞에 두 도서와 다른 책들을 만나보면서도 비둘기는 그날 그곳에서 처음 읽었었던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단어만 보더라도 이미 심장이 쿵.. 내려 앉는 느낌이 들었던 15년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아이가 먼저 읽고 조잘거리며 대화를 시작했던 이 내용을 새벽녘에 다시 펼쳐보며 첫 구절에 다시 한 번 심장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변치 않기를 바라는 것에 일이 생겨버린 사람의 어느날 갑자기는 이렇게 철렁하는인가? 소설은 앞에 세 장에서
독자의 마음을 잡느냐 못잡느냐가 판가름 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렇게 첫
소절에서 바로 마음이 빠져드는 책이라니.. 지금까지 기다려왔던 비둘기를 만나 이제
제대로 정독하게되어더 없이 기뻤던 것 같다.
아들녀석도 나와 마찬가지로 엄마가 미리 언급했던 안 하루만의 이야기인 비둘기를 책주문
리스트중 가장 먼저 꺼내 읽기 시작했고 정말 조용히 한 권을 다 읽어내려가던게 인상적이었다. 중간 중간에 녀석은 내가 잊어버렸던 앞 부분 그의 (조나단 노엘)가족들이 어떻게 되었다거나 그가 화장실까지 가는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있는지.. 튿어진 바지를 맡기기 위해
갔던 바느질 하는 아주머니의 생김새가 어떠한지 벤치에서 빵을 먹었는데 어떤 상상을 했다는 둥~ 자기도 모르게 조나단 이라는 인물이 하고 있는 생각에 빠져 엄마와 공유하고 싶은 장면을 내뱉고는 했다.
우리는 바쁜일상속에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생각이나 시시콜콜한 고민을 궁굼해하지
않는다. 헌데 이 책은 하루만에 일어나는 조나단의 머릿속 생각을 정말 너무나도 상세하게 묘사하며 바쁜 우리의 눈과 마음을 빼앗는데 성공했다. 안궁굼한 나이든 남자의 독거 내용이나 그가 뭘 먹었는지 어디서 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끔찍하게 싫어해서 하루에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따위(였을 법한)"의 이야기를 가지고 말이다.
그저 그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가야 안정감을 느끼는 한 인간에
불과했다. 은행에 가면 옹고집스럽지만 친절하려 애쓰는 나이든 청원경찰을 만난 것과
같이.. 그렇게 헤어지면 또 금새 잊혀질 것 같이 평범한 사람이었는데.. 이 책속에서 그는 하루동안 비둘기라는 침략자를 만나 공포, 두려움, 좌절감, 불과 하루전이었던 과거에
대한 향수, 그저 일상이었던 모든 일들이 도전이 되어버린 시시각각의 극기를 느끼며
읽고 있는 사람을 웃기게도 하고 걱정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왜 초등 어린이와 성인 모두가 똑같이 이 책에 빠져들었을까? 하고 아이가 깊이
빠져 탐독하는 모습을 보며 궁굼해하다가 이런 생각이 드는것이다. 참... 극단적인듯한
생각인데도 불구하고 이해가 간단말이야? 우리는 조나단의 생각을 읽으며 이해를 하고
있고 그 생각에 빙의되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삶에 찾아오는 급작스러운 걱정거리나 행운.. 그리고 도전하고 극복해야할 여러가지 생소한 변화가 바로 [비둘기]였던 것은 아닌가 말이다. 정작 그 못된 비둘기 녀석은 두 눈 순진하게 굴리며 자유를 만끽하고 걸어다닐 뿐인데..
세브르 가까지 다 갔는데 공원 벤치에 빈 우유 팩을 두고왔다는 생각이 머리에 갑자기
떠올랐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벤치에 쓰레기를 그대로 두구 간다거나, 쓰레기를 따로 모아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어디를 가나 설치해 놓은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그냥
길바닥에 버리는 것을 혐오하기 때문에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 p.62
또 신기했던 것은 내가 읽으면서 15년을 기억에 명확히 밖아뒀던 재미있는 표현과
장면들을 아들녀석도 똑같이 느끼는것 같다는 것이다. 내가 타이핑을 하며 일을 하고
있을때에도 녀석은 내가 머리에 남겨두었던 .. 그리고 15년만에 읽을 준비를 하며 그녀석이 책을 건내주기만을 기다리는 머릿속에서 다시 꺼집어내고 있던 그 장면들을 나에게 이야기 하더란 말이지. 글에서 마치 진짜 덥다는 느낌이나 화장품 냄새가 나는듯 인상이 찌푸려
진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초등녀석은 읽는내내 '인상깊다'는 표현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있었다.
여기 또 하나 내가 너무 여러번 읽고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며 곱씹어 읽었던 장면이 아
이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기에 함께 기록해보기로 한다. 나이 오십에 온통 흔들렸던 하루.. 자신이 오로지 안신처라 느끼던 그 공간에서 그는 그날 좌절감을 느꼈고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극단적인 결정일지
모르나 조나단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생각의 맺음이었다.
그는 그날 저녁 퇴근길에 마지막 만찬이 될 음식을 사가는데 이 음식도 내 머릿속에
정말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었던 것들이다.
기름에 절인 정어리 통조림 하나, 염소 젖으로 만든 치즈 한 덩이,
배 하나, 포도주 한 병과 아랍식 빵을 하나 샀다. -본문 내용 中 -
아래 사진은 녀석이 한 번 다 읽고나서 다음날 학교 스케이트장 수업있던날 가져가
두 번째 읽고 돌아왔던 날이다. 그런데 집에와서 인상깊은 구절을 쉬며 다시 읽고 있다.
(아이 학교는 스케이트 수업을 불참 선택하면 그 3시간 동안에 독서를 하게 되어 있다)
한동안 몽롱하게 앉아 혓바닥으로 이를 훑다가 마지막 남은 빵조각과 포도주를 삼켰다.
그런 다음 빈 깡통과 배 껍질과 치즈를 쌌던 종이를 빵 부스러기와 함께 돌돌 말아서
봉지에 넣어 치웠고 쓰레기 봉지와 빈병을 문가에 세워둔 다음, 가방을 의자에서 내려놓고, 의자를 도로 제자리에 갖다 놓은 후 , 손을 닦고 침대에 누웠다. 그는 담요를 발치까지 밀어놓고, 홑이불만 덮었다. ....중략 몹시 후덥지근 했다. [내일 자살해야지] 그렇게 말하고
그는 잠속에 빠져 들었다. - 본문내용 中 -
항상 느끼는건데 쥐스킨트나 아멜리노통브 같은 작가들은 정말 자기색이 강렬한
사람들이라 자칫 호불호도 강할 수 있겠으나 일단 빠져들면 그게 조금 과하든..
너무 섬세해서 나까지 까칠해지는 일이 생기든.. 너무너무 평범한 것을 왜 읽어야 하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빠져드는 나를 제어하지 못하게 되든 그냥 받아들이게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책을 넘겨주고 나서 나는 새벽에 한 번 완독 했고, 다시 어제 커피와
함께 한 번 더 인상깊은 구절을 읽었다. 읽을 수록 확실해지는 것들.. 그는 우리 인간을
그려냈구나.. 그냥 모든 사람들이 숨기고 있던 생각을 꺼집어 냈구나..
바로 그런 생각들이었다.
내 아이는 어쩜 훗날 더 어린 자기 자식이나 후배에게 이 도서를 권하지 않을까?
내가 만나기도 전에 이 책의 어떤 매력에 끌렸었는지 침튀기며 말해줬던 그때..
녀석이 아직 본적도 없는 책과 이미 사랑에 빠진 것 처럼 말이다. [ 추천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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