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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9년 12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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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38쪽 | 226g | 132*224*20mm |
ISBN13 | 9788937462337 |
ISBN10 | 8937462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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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소망 없는 불행 +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 관객모독 2019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전3권
페터 한트케 저/윤용호 역 | 민음사 | 2019년 10월 11일
25,200원 (10% 할인)
32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이전에 꽤 유명한 골키퍼였던 요제프 블로흐는 건축 공사장에서 조립공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아침에 일하러 가서는 자신이 해고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꾼들이 모여 있는 대기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마침 오전 새참을 먹고 있던 현장감독이 그를 힐끗 올려다보는 순간 그는 그것을 해고 표시로 이해하고 공사장을 떠났다.
9p
블로흐는 방황을 시작한다.
여관과 술집을 전전하던 그는 극장 매표소 직원과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에 거침없이 끼어드는 그녀에게 불쾌함을 느끼고 계속된 대화에서도 불쾌감을 느낀 블로흐는 "오늘 일하러 가지 않으세요?"라는 물음에 그녀를 살해한다. 이후의 내용은 블로흐가 도피하며 방황하는 내용이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묘사되는데, 매우 난잡하고 정신이 없다. 다양한 인물과 만나 대화를 나누지만 그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술집에서는 남자들과 주먹다짐까지 한다. 그러다 그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가고, 골키퍼라는 위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소설의 내용은 매우 정신이 없고 일관성이 부족하며 독자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는 작가의 의도적인 서술로, '불안'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매표소 직원을 살해한 후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지는 신문을 보며 초조함을 유발하는 것을 기반으로 다양한 죽음에 대한 묘사와 다툼들로 불안을 증폭시킨다. 그는 범죄자로서 도망치며 주변부로 밀려나지만 여자관계에서, 일반적인 관계에서도 계속해서 어디론가 밀려난다. 배제와 소외, 부적응의 모습을 보인다. 더불어 소설에서는 대체로 단정적 표현이나 말끔한 서술이 사용되지 않는다. 해고된 순간을 묘사할 때도 매표소 여직원을 살해했을 때도 단정적 표현이 쓰이지 않아 독자에게 오해를 일으킬 정도다.
이런 서술의 특징 또한 작가의 의도로 볼 수 있다. 언어와 소통의 오류, 단어와 뜻의 부정확한 전달과 의미의 실패, 주인공의 무기력함과 신경과민, 정신없음. 그는 시체를 보아도 그냥 지나치거나 떨어지는 케이크 상자를 보고도 가만히 있는 등 무기력함을 드러낸다. 소통의 실패와 무기력은 현대사회의 상징으로 볼 수 있겠다.
말없이 그렇게 누워있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동작이자 쓸모없는 일이었다. (..) 그는 방어력 없이 저항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욕지기가 나면서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낯선 것은 아니었지만 좀 혐오스러웠다. 그것은 충격이었다. 그 충격으로 그는 이상해져 버렸고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는 실제로 그렇게 아무런 가능성도 없이 그곳에 누워 있었다. 비교할 것도 없었다.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만은 너무 강렬해서 불안스러웠다.
75-76p
주인공은 종종 주변의 것들이 자신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가 바라보는 것들이 그의 관심을 끌었다. 아이가 세상을 인식하는 듯한 묘사 같은데, 이런 면에선 주인공이 어두운 배경과 불안한 심리 속에서 세상과 소통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안타까움이 든다. 한편 주체성을 되찾아가는 하나의 희망적인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혹은 혼잣말로 질문을 계속하는 것을 보았을 때 그가 소통 자체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자기 뒤처리는 잘하고 다녀야지", "블로흐는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버릇이 있다고 대답했다."(105p) 행동을 하고 그 이후를 생각하지 못하는 어떤 현대인의 초상으로 그릴 수 있지만, 동전과 단추를 자주 떨어뜨리는 행동은 이 불안함의 의식, 자기의식 혹은 경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반부에 주인공은 공허함과 '구토'감, '수치심'을 느낀다. 사르트르의<구토>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사르트르의 구토가 인간 존재의 의미와 무질서에 대한 사유를 던지듯, 한트케의 작품에서는 불안함으로 요동치는 인간 존재가 보인다. 계속해서 세상에 대한 해석이 어긋나면서 인간의 근본적 소통의 한계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 소통의 대상은 세상이자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주인공 블로흐는 소통에 실패하며 불안함을 해소하지 못한다.
사실 그들 모두는,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언어 장애자들이에요.
95p
공을 차기 위해 키커가 달려 나오면, 골키퍼는 무의식적으로 슈팅도 되기 전에 이미 키커가 공을 창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 키커는 침착하게 다른 방향으로 공을 차게 됩니다. 골키퍼에게는 한 줄기 지푸라기로 문을 막으려는 것과 똑같아요
1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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