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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시 참고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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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3년 06월 1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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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92쪽 | 108g | 115*188*15mm |
ISBN13 | 9788994006826 |
ISBN10 | 89940068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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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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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 2024년 10월 31일
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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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졸리운 듯 무감한 표정은 모든걸 초월한 듯한 느낌이기도 하다.
아마도 회복하는 인간은 없다 라는 말을 줄임일까?
<이책은>
구매 도서
<저자는>
저 : 한강 ---발췌하다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
<책읽은 소감>
첫 대면으로 만나게 되는 저자. 제목을 보면서 뭐가 되었든 회복하는 인간을 그렸겠네 라고 생각하는 나는 이 저자를 모르는 사람이라서 유추할 수 있는 결말이었다. 어떤 님의 리뷰로 본 저자의 글은 패기가 없었다. 우울했다. 무미건조함이 자리하는 좀더 비약하면 살맛 안나는 이야기. 이 느낌이 맞네를 확인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아시아의 K-픽션 시리즈는 왼쪽은 한글이요 오른쪽은 영어로 된 책의 구성이니까. 해설이 나오고 비평의 목소리가 있고 작가 소개가 끝.
이 책을 펼치며 당신이 등장하는데 왜 나는 대뜸 당신이 남자라 생각했을까. 당신은 죽은 언니의 싯점에서 여동생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당신은 발목에 화상을 입었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왔다. 그 화상은 언니가 원해서 매장을 했고 엄마를 부축하다 삐긋해 접질렀기 때문이었다. 한의원에서 직접구 라는 단어로 통용되는 뜸을 뜨다가 뜨겁다고 외쳐도 잠시만 참으면 된다는 간호사의 말을 믿은 댓가였다. 우리는 이런 오류에 곧잘 빠질 수 밖에 없다. 특정한 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더 잘 알 거라는 생각.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젖이 불으니 딱딱해지고 통증이 왔다. 열까지 동반하는 통증은 대단했고 남편은 하필 부재중에다 울던 차에 방문한 손님이 간호사를 불러왔다. 고무장갑을 끼고 뜨건 물에 수건을 빨아서 젖몸살을 풀어내는 간호사에게 고통을 호소하니 원래 다 아프다고 한다고. 이 뭉침을 풀어내야 모유수유가 된다고 했다. 참을 밖에 도리가 없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 처치 덕으로 젖몸살은 풀리는 느낌이 들었으나 피부가 화닥거리는 증상이 있을 때 고모님이 오셨다. 젖 아래 부분에 물집이 생겼다고 했다.
눈 나빠지니까 들여다보지 마세요.
나무라며 나가는 간호사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당신은 왼쪽 복사뼈 아래의 구멍을 들여다본다...붉은 핏줄들 같은 광선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12페이지
누구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알아버렸다.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떻게 겪어야만 이렇듯 무덤덤하고 무미건조한 상태가 될 수 있을까를 의아스럽게 생각할 즈음 이야기는 더 시작된다. 자매는 그럴 수 없이 대조되는 사이. 언니는 누구에게나 호감가는 얼굴에 키도 늘씬하고 목도 길고 결혼도 잘했다. 다만 10년을 노력해도 아이를 갖지 못했다. 당신인 나는 키도 작고 고집스럽고 평범 그 자체요 애인도 사귀지 못했다. 당근 미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당신을 언니는 질투했음이라. 헐!
둘 다 대학생 때 언니는 딱 한 번 나를 불러내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했다. 언니는 소파 수술을 끝내고 나왔으며 그 일 이후로 투명 인간 취급을 했다. 내 편에서 더 이상 사랑하는 언니에게 다가가면 안됨을 감지하고 언니에게로 향하는 감정을 얼렸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임을 아는 언니는 10년 여 세월의 갖은 노력에도 임신하지 못했다. 언니는 이 일로 외모나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열등하다 생각했던 동생에게 수모이자 평생의 수치로 남았기에 자신의 감정을 다잡는 방법으로 개무시를 했던 건 아닐까.
당신이 그렇게도 사랑했던 언니는 37킬로그램의 몸무게로 아파, 아퍼를 외치다 화장은 싫다며 묻혔다. 언니와 화해할 시간도 없이. 언니는 내게 기회를 주지 않았고 나 역시 다가갈 타이밍을 놓쳤음이라. 둘은 왜 소원한 사이가 됐을까. 이마저도 일러주지 않는다. 이 소설은 고통과 상처의 정점 상태만을 보여준다. 기승전결법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떤 상태만을 보면서 독자가 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내의 상상으로 채워야한다.
원룸에 살며 라디오 작가로 빡세게 살아내는 생활을 하는 당신. 당신에게 삶의 활력인 자전거는 언니가 죽은 후 타지 않았었다. 땀 뻘뻘 흘리면서도 자전거를 타고 언덕배기를 내려갈 때의 스릴을 즐겼었는데. 비가 와도 후줄근하게 맞으며 그 스릴을 만끽했는데. 아직도 시끈한 발목을 때묻은 운동화에 집어넣으며 추워지기 전에 한 번만 더 타자 자전거에 올라섰다. 드믈게 더딘 케이스라는 두 달을 레이저 치료를 병행한 결과 새살이 올랐고 우려했던 수술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더 추워지기 전에 48페이지
일주일, 겨우 일주일이 지났을 뿐. 말줄임표 안엔 무슨 말이 들었을까. 그토록 사랑했던 언니는 자매지간의 정을 넘어서는 당신의 감정이었나. 모든 마음을 다 언니에게만 준 건가. 도대체가 모호한 경지는 끝도 없이 펼쳐진다. 내가 소설을 막 써야 한다. 그토록 사랑하던 언니가 거기 있고, 그토록 삶의 활력인 자전거를 타자 시끈한 발목의 느낌도 없다. 달린다, 살아있음이다. 살아있음을 만끽하는 이 시간을 수면위로 올려놓고 살 수는 없나. 나동그라진 자전거와 본능으로 감싸쥔 머리, 피부가 까진 것 같고 어깨와 골반이 뻐근하게 아파 온다.
회백색 구멍 속의 상처 따위는 이제 느껴지지 않는다. 흙이 들어간 오른쪽 눈이 쓰라리다. 이 모든 통각들이 너무 허약하다고, 당신은 수차례 두 눈을 깜박이며 생각한다. 지금 당신이 겪는 어떤 것으로부터도 회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차가운 흙이 더 차가워져 얼굴과 온몸이 딱딱하게 얼어붙게 해달라고, 제발 다시 이곳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게 해달라고, 당신은 누구를 향한 것도 아닌 기도를 입속으로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린다. 64페이지
사랑하는 언니가 누워 있는 그 곳. 그 곳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게 해달라고. 죽고 싶다는 우회적 소망이 서슴없이 튀어나온다. 대상도 없는 기도를 맘속으로 되뇌인다. 간절임이 툭툭 끊어진다.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회복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는 얼마나 간절함인지, 애원인지. 어떤 상태가 되어야 우리는 이런 기도가 나올까. 궁극적으로 어떤 관계였는지도 모른채 당신이 죽은 언니를 사랑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모호하지만 그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는 심정은 조금 이해는 간다. 단지 이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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