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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0년 07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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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258g | 128*188*20mm |
ISBN13 | 9791190382229 |
ISBN10 | 1190382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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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1일 ~ 2024년 10월 31일
상시
41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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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순간에 찾아오는 희한한 위로의 느낌. 위로는 생각보다 복잡한게 아니라 단순하고 일상적이지만 '이런 순간에?' 싶은 희한한 타이밍에 찾아온다. 누군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처음 서평단 신청을 할 때 책 설명을 읽는데 희한하게 위로가 되었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네?' 하는 생각만으로 위로가 되었다. 내가 느끼는게 나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희한하게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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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 책을 열심히 읽지 않았다. 남들이 다 보는 베스트셀러도 잘 읽지 않았다. 그래서 강세형 작가님을 이 책으로 처음 만났다. 전체적인 목차는 크게 4부분으로 나뉘며 한 부분을 시작하면서 또는 마무리하면서 짤막한 호흡의 에세이로 부분을 나누어 놓았다. 잘 읽히는 문장이라 술술 읽다가 잠깐 멈춰서 쉴 수 있는 타이밍이라 이런 편집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읽으면서 책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 글을 쓰던 세형 작가님을 꽉 끌어안아주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 때의 안아주고싶어했던 마음은 세형 작가님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안아주고 싶은 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세형 작가님이 겪고 쓴 것들을, 책을 읽은 내가 내 순간들도 덧붙여 써두면 혹여나 이 글을 읽을 누군가가 "희한하게" 위로 받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그 순간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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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성인이 되고 돈에게 떠밀려 취직을 했다. 회사와 집만 오가다가 현생도 놓치고 덕생도 놓치고 기본적인 일상을 못 챙기게 되자 자주 우울해졌다. 돈과 행복을 교환하는 기분이었다.
이것 저것을 포기하면서 현실과 타협하게 되었지만 주말마다 멍하니 앉아있다가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울고 싶어졌다. 슬럼프가 찾아올 때마다 뭐든지 내 잘못 같았다. 내가 게을러서, 못나서, 공부를 덜 해서, 남들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그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좀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서 나를 욱여넣으니까 나는 눈에 띄게 깎여나가고, 자꾸 자꾸 작아졌다.
이젠 이 책을 읽었으니 위에 나온 부분을 읽으며 슬럼프를 견뎌보려고 한다. '노력'은 누군가에겐 쉬운 말이겠으나, 어떤 이에겐 폭력적일 수 있고,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며,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기로 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이 사실을 알고 본인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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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읽고 내가 자주 글을 남기는 SNS 계정이 생각났다. 거기에서의 나는 사회생활을 위한 어색한 친절, 개를 줄래도 없는 사회성, 웃는 얼굴, 남을 위해 억지로 동의하는 상황 같은 것들을 내려둘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람들과 다정을 나누고, 보여주고싶은 만큼 표현해도 되는 곳. 그저 사회생활을 위한 '사회성'을 내려놓기만 해도 사람은 이렇게 홀가분한데. 세형 작가님의 "내 안의 진심을 쏟아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정말 위로가 된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속에서 뭔가 왈칵 왈칵하는 기분이 들었다. "나 참 괴로웠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탈출구를 찾으며 잘 헤쳐왔구나" 싶어서 나를 조금 칭찬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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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을 보고는 깔깔 웃었다. "헐.. 작가님도..? 나도 그런데!!!" 하면서 마음껏 공감했다. 나는 대학생활 4년 내내 기숙사에 살았었는데 그 중 2년 정도 기숙사를 관리하는 간부 활동을 했었다. 그 활동을 하며 같은 기수 언니오빠들과 식구처럼 지냈고, 학교를 졸업한 지금도 일년에 1~2번씩은 꼭 만난다.
그리고 거기서 나는 막내다!(나보다 더 어린 사람이 한 두명 있지만 그 동생들은 모임에 안 나온다!) 그래서 언니오빠들한테 찡찡대고 깝죽대고 장난치고 오빠들이 놀리면 언니들한테 쪼로로 가서 이르는(...) 유치한 짓을 맘껏 할 수 있다.. 이 느낌은 평생 집안에서는 맏이, 엄마아빠한테는 친구같은 딸, 동생에게는 언니누나, 또 '나'라는 1인가구의 가장으로써 내가 느끼던 부담감 같은 것에서 해방시켜준다. 편하다. 나를 그대로 두어도 되는 곳에서 그 기분을 잔뜩 느껴본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어딘가 희한하게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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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에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가까운 몇몇 친구를 제외하곤 아무도 만나지 않았고, 그런 만남에서도 괜찮은 척하는 게 힘겨웠다." 이 문장을 읽고 가슴이 뻑뻑했다.
슬럼프와 동시에 우울이 다녀갈 시기에도 나는 여전히 출근을 해야했고, 이미 잡혀버린 약속들이 있었고, 취소할 수 없는 일정들이 있었다. 그 속에서 괜찮은 척하며 웃고, 다같이 모인 그 분위기를 깨지 않는게 너무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맞추는 것이 습관이라 약속 장소에서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느라 안간힘을 쓰는 내가 우습고 싫었다.
혹여라도 또 그런 순간이 찾아오면 꼭 이 부분을 읽어야지. 이렇게 힘든 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고, 세형작가님 또한 겪었고, 이 세상을 살고 있는 누군가도 겪었을 것이고, 늘 그래왔듯 또 잘 넘길 수 있을거라고 꼭 스스로에게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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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 첫 번째. 세형 작가님이 적어둔 이야기와 내 상황이 정말 똑같아서 묘하게 안심되고 위로가 되었다.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게 왜 이렇게 안심이 되는지 모르겠다. '저 사람은 나를 이해해줄거야' 같은 마음이 들어서 그런걸까?
경제적, 물리적 독립을 시작하면서 절대로 부모님한테 도움 받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실 도움을 주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스로 친 감정의 배수진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받아서는 안돼. 그건 전부 네가 갚아야 할 빚이니까." 이런 마음으로 살았다. 운이 좋아서 아등바등 위기의 순간을 넘기면 살아오고, 나 스스로를 독립적인 사람이라 말하면서 내 상황을 나 자신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어줍잖은 내 깜냥으로 버티기는 너무 어려웠고, 이제는 안다. 오롯이 내 선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일부분은 늘 내 주위의 누군가가 써준 마음과 다정이었다는 사실을. 여전히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내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어렵지만, 주위의 사람들을 돌아보고 안아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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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두 번째. 내 명함 귀퉁이에 "무언가 늘 기다리는 사람"을 적어넣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나는 기다림으로 사는 사람이다.
동네친구와의 저녁 식사, 여동생과 놀러가기로 한 주말, 언니오빠들과 떠나는 여행, 고르고 골라 주문한 책의 배송예정일, 좋아하는 작가님의 신간이 나오는 날, 최애의 라이브 방송, 고대하던 필사 모임의 시작, 고딩 친구들과 오랜만의 술 약속... 사실 나열하려면 끝도 없다.
나는 인생은 커다란 빈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살아있어야할 이유를 만들고, 그걸 기다리고, 기다림의 끝에 온 기쁨으로 살아내고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빈 공간에 잘 채워넣고 나면 또 다음 해가 오고. 그 리듬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촘촘히 채우는 기분이 든다. 사실 사이사이에 무섭고 두렵고 하기 싫은 것이 잔뜩이지만 기다리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불안한 것들은 재빠르게 흘려보내고, 겪은 후에 잊어버리려고 한다. 인간은 쓸데 없이 기억력이 좋아서, 좋았던 것보다 나빴던 것을 더 잘 기억하니까 스스로 계속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준다.
그래서 이 부분이 좋았다. 내가 살면서 떠올리고 견뎌왔던 것들을 세형 작가님이 이해해주는 기분이 들어서. 누군가는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구나. 나만 그렇게 옹송그리며 견디는 것이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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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행복했고, 맨 마지막 표지를 덮으며 세형 작가님과 나이를 넘어 친구가 된 것만 같았다. 책을, 또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이 더 자주 일상에서 희한한 위로를 찾으셨으면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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