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br/><br/><b>1부 냉전과 그 유산</b><br/>1장 윌슨의 승리<br/>2장 다시 생각해 본 냉전<br/>3장 주권국들의 세계<br/><br/><b>2부 평화 창조</b><br/>4장 암 치료<br/>5장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br/>6장 탈냉전 시대의 무질서<br/>7장 용의 소굴<br/><br/><b>3부 자유주의 역사 이론</b><br/>8장 민주적 평화<br/>9장 시장의 승리<br/>10장 보이지 않는 건설 현장<br/>11장 글로벌 유틸리티<br/>12장 국제경제의 미래<br/><br/>결론<br/><br/>감사의 말<br/>찾아보기

1장 윌슨의 승리
우드로 윌슨이 파리강화회의에서 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이라는 이념을 제시한 후 이 이념들이 국제 문제를 지배하게 되었다. 각 이념들이 어디에서나 충실히 지켜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쟁자를 가지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윌슨이 처음 이 이념들을 제시한 이후,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연이은 두 차례의 전쟁, 즉 2차 세계대전과 냉전에서 승리해야만 했다.

2장 다시 생각해 본 냉전
냉전은 각국 정부들과 상당수 국가들의 국경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킴으로서 근대에 발생했던 다른 대규모 전쟁과 똑같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냉전은 일반적인 의미의 전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이것은 역사적 과정에서 가장 오래된 방식, 새로운 이념, 제도, 실행, 그리고 산물들을, 이것을 만들어 낸 핵심부 국가에서 주변부 국가로 전파시키는 ‘문화 전파’ 개념에 해당했다.

3장 주권국들의 세계
전 세계는 주권국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핵심국과 주변국이라는 분류가 가능하다. 독일과 일본은 과거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국 자유 시장과 민주주의, 평화를 받아들임으로써 근대 역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핵심국들 중에서도 특별한 중요성을 지닌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국가는 여전히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주변국 가운데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들은 중동 지역 국가들과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주변국의 일부이지만 세계 안보 측면에서는 핵심국에 속한다.

4장 암 치료
전쟁을 평가절하하는 시각은 21세기 세계의 중요한 특징이 되었다. 국경 수호가 정부의 주요 역할이었던 시대가 끝나자, 자유 시장이 원활히 기능하도록 이를 촉진하고 유지하는 일이 정부의 주요 역할이 되었다. 21세기 이전 다섯 세기 동안 극도의 폭력이 난무했던 유럽에서, 20세기 말에 이르러 ‘공동 안보’라는 평화 방안이 등장하였다. 유럽과 북미 지역만이 이 원칙들을 채택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보였다.

5장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국제 질서를 흔들 만큼 거대한 규모의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동아시아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전망이 이 장의 주제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은, 유럽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역할과 동일한 역할을 떠맡고 있다. 동아시아, 특히 한반도와 타이완(대만)해협은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타이완해협은 중국이 개입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 될 수 있다.

6장 탈냉전 시대의 무질서
냉전 종식 후 핵심국들은 전반적으로 보다 평화로워졌지만, 대부분의 주변국들에서는 냉전 종식과 함께 폭력이 급증하게 되었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그리고 왜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강대국 간의 경쟁 체제가 정지됨에 따라, 핵심국들은 주변국들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게 되었다. 더 이상 주변국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중단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된 것이다.

7장 용의 소굴
핵심국과 주변국 사이의 단절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만큼은 예외였다. 핵심국들, 특히 미국은 중동 지역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테러리스트들의 조직망이 중동 지역에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이고, 둘째, 석유를 세계 최대로 보유한 매장지이기 때문에, 셋째, 대량 살상 무기의 존재 여부 때문이다. 이 장에서는 이 세 가지 요인이 제공하는 위협을 평가한다.

8장 민주적 평화
핵심국들은 21세기 세계에 대해 보편적으로 다음 두 가지 명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는 민주국가들이 평화적인 외교 정책을 취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유 시장이 확립된 곳에서는 시장이 운영됨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민주주의를 촉진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이 두 가지 명제를 검토하고, 이 명제들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실제적인 타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9장 시장의 승리
21세기에 들어 경제 조직의 한 방법으로서 자유 시장은 세계에서 당당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 장에서는 자유 시장이 어떻게 세계를 지배하는 위치로 상승했는지를 살펴본다. 둘째, 근대에 상상했던 것보다 자유 시장 구축과 유지가 훨씬 어렵다는 사실도 함께 살펴본다. 사실상 모든 주권국들이 시도하였으나, 그 성공의 정도는 국가들마다 천차만별이었다.

10장 보이지 않는 건설 현장
러시아와 중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 시장 구축과 운영에 따르는 난점을 탐구한다. 시장경제의 구축은 대부분 개별 사회와 정부의 노력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20세기 경제사는 우리에게 국가 경제는 세계시장에 접근하는 만큼 발전한다는 교훈을 일깨워 주었다.

11장 글로벌 유틸리티
국제 경제 질서는 핵심국들이 만들어 낸 창조물이다. 그것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데에는 이들 국가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 장에서는 세계 무역과 통화 시스템의 발전 과정을 서술한다. 국제무역 시스템과 국제통화 질서는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주도 아래 재건되었다. 탈냉전 세계는 미국이 후원하는 이들 규칙, 관행, 제도들을 물려받았다.

12장 국제경제의 미래
이 시스템들의 21세기 전망을 평가한다. 통화 위기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 탈냉전 초기 10년의 국제무역에 대한 평가를 기술하고, 유럽연합 등 지역 통합으로 나아가고 있는 무역의 추세를 살핀다. 국제무역 및 통화 체제들이 확대되어 20세기 후반에 걸쳐 그 체제들 외부에 속해 있었던 국가들을 포함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체제가 어느 정도 확립되고 확대되었는지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결론
테러 행위가 21세기 세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는 있지만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이 장에서는 윌슨의 세 가지 이념의 권위를 붕괴시키려는 그 밖의 다른 잠재적 위협 요인들을 탐구한다. 이 요인들에는 러시아, 중국, 미국의 국가적 운명과 대량 살상 무기의 확산과 사용, 그리고 세계경제의 붕괴 등을 포함한다. 또한 핵심부 국가들과 주변국들 사이의 점증하는 부의 불균형도 포함하고 있다.

<b>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은 어떻게 세계의 지배 이념이 되었나?<br/>경제 위기의 시대에 돌아보는 자유주의 탄생의 역사</b><br/><br/>이 책은 냉전 이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에 대해 고찰한 역사적이며 현재적인 교과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드로 윌슨이 제창한 세 가지 이념, 즉 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이는 상호 힘을 보태면서 지난 60년간 파시즘과 공산주의 체제와의 대결에서 승리해 온 이념들이다. 이 책에서는 이 세 이념을 중심으로 한 서구 자유주의 이념의 진화 과정을, 저자의 뛰어난 역사적 통찰에 기대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유주의가 핵전쟁, 경제 붕괴,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한 만델바움의 전망도 담겨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외교 정책학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만델바움은 미국의 국제관계학 권위자로서 복잡다단한 국제외교 역학의 의미와 결과를 명쾌하게 설명하는 학자이다. 특히 아시아, 중동, 유럽 지역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이 21세기 평화의 근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br/><br/>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와 우라늄 농축 선언으로 한반도에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미 정상들이 회담에서 북핵 제재 입장을 합의한 현재, 북핵 문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비행기 두 대가 날아들었다. 자유 시장 체제를 상징하는 세계무역센터가 테러로 붕괴된 후 세계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연설을 통해 이슬람 세계에 적극적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과연 미국과 이슬람 세력의 관계는 호전될 것인가. 왜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서는 자살 폭탄 테러와 민간인 납치가 끊이지 않는가. 다변하는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일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관계망들을 함께 살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세계적인 국제 외교 전문가 마이클 만델바움이 쓴 『자유의 지배(The Ideas That Conquered the World)』는 이와 같은 온갖 국제 정세의 뿌리를 보여 주는, 역사적이면서도 현재적인 교과서이다.<br/><br/><b>자유주의를 떠받치는 세 이념 ― 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b><br/><br/>이 책은 나폴레옹전쟁이 시작된 18세기 말부터 9·11 테러가 있었던 2001년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가 세계의 지배적인 이념으로 자리 잡아 온 과정을 살피고 있다. 만델바움은 공산주의, 전체주의 등 자유주의의 대항 이념이 하나둘씩 몰락해 왔으며, 테러마저도 자유주의가 만들고 유지해 온 체제를 파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는 특히 1차 세계대전 종료 후 전후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파리평화회의에서 우드로 윌슨이 주장한 세 가지 이념, ‘군비 제한(무장 해제), 민주주의, 자유 무역(을 통한 번영)’을 자유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개념으로 내세우고 있다.<br/>우리에게는 ‘민족자결주의’를 주창한 사람으로 더 유명한 윌슨은 약 90여 년 전 파리평화회의에서 이 세 가지 이념을 제시했다. 그는 국제연맹을 창설하고도 조국인 미국을 참여시키지 못해 정치적으로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가 제시한 세 이념만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의 대부분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만델바움은 이 이념들을 ‘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으로 새롭게 정비했으며, 이들을 세계를 지배하는 이념으로 평가한다.<br/>만델바움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마치 문화가 발생한 곳에서 이웃하는 지역으로 퍼져 간다는 ‘문화 전파’ 개념처럼 19, 20세기 세계사를 경험하며 전 세계로 확장되어 갔다. 그리고 평화에 대한 갈망은 1?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경험하는 동안 ‘공동 안보’라는 형태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세계전쟁에 대한 혐오감, 무위성이 폭넓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 오늘날, 국가 간의 경쟁은 군사력 경쟁에서 시장 경쟁으로 그 형태가 바뀐 지 오래다. 마지막으로 만델바움은 애덤 스미스, 리카도, 리스트, 슘페터 등 정통 경제학자들의 ‘분업’, ‘비교 우위’, ‘유치산업’ 등의 논리를 끌어오면서, 자유 시장이 어떻게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하며 세계적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핀다.<br/>역사적 통찰이 돋보이는 자유주의 교과서<br/><br/>이 책에는 21세기 국제 정세의 근원이 된 19, 20세기의 역사가 담겨 있다. ‘자유주의’를 열쇠말로 삼아 재배열된 만델바움의 역사적 통찰들은, 자유주의가 어떤 경쟁과 도전을 경험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만델바움은 한 장을 할애해 설명할 정도로 ‘냉전’을 비중 있게 다룬다. 냉전은 국제적으로 자유주의의 압도적 승리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1차 세계대전에서도 자유 진영이 승리하긴 했지만 그와 동시에 두 가지 형태의 반자유주의, 즉 파시즘과 공산주의도 낳았다. 2차 세계대전은 파시즘의 패배로 끝났지만 공산주의의 승리로 이어졌다. 자유주의가 아무런 도전도 받지 않는 자리에 오른 것은 냉전이 끝난 뒤였다.<br/>만델바움의 역사적 통찰은 각 주권국들의 역할, 공동 안보의 창조, 중동 지역의 특수성, 무역과 화폐의 발전 등을 다루면서도 빛을 발한다. 만델바움은 국제 사회의 ‘리더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영국,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이양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20세기 미국의 역할이 자유주의 이념 확산에 큰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페르낭 브로델의 ‘사건사’와 ‘장기 지속’ 개념을 원용해 현상을 ‘사건 차원’과 ‘경향 차원’으로 구분해 서술하는 날카로움을 보인다. 세계 핵심부 사회 안에서 점차 증가해 온 전쟁에 대한 혐오감이라는 ‘경향’과 일련의 군비 제한 협상들을 맺도록 유도한 특정 ‘사건’들이 더해져 ‘공동 안보’가 탄생했다고 설명한 예가 대표적이다.<br/>만델바움은 그리스의 장군 투키디데스의 말을 빌려 전쟁의 원인을 ‘국가 수준’과 ‘체제 수준’으로 나누어 분석하는가 하면, 9?11 테러를 1941년의 진주만 사건과 비교하기도 한다. 중동의 패권을 둘러싼 국제적 갈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해당하는 20세기 말 상황들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다. 1970년대의 석유파동과 이란혁명, 1980년대의 이란이라크전, 1991년에 일어난 걸프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곡물법 폐지, 다자간 무역협정인 네 차례의 라운드, 브레턴우즈 체제, 금본위제 등 여러 사건과 체제 변화를 겪으며 무역과 화폐 시스템이 오늘날의 형태로 발전했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br/><br/><b>자유주의의 역할과 21세기 미래 전망</b><br/><br/>평화, 민주주의, 자유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만델바움은 ‘타협에 대한 신뢰’와 ‘투명성’이라는 민주적 특성과 평화의 관계를 예로 든다. 서로 간의 차이점을 폭력 없이 다룰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민주주의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분쟁을 우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제공해 준다. 또한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민주주의 정치가 군사력의 투명성을 불러일으켜 공동 안보를 가능하게 한다.<br/>만델바움은 이 세 가지 이념 가운데 특히 자유 시장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그는 자유 시장을 움직이는 원리 가운데서도 ‘무역’과 ‘화폐’를 핵심으로 꼽는다. 국제무역 시스템과 국제통화 질서는 여러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들도 늘어 갔다. 만델바움은 많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화폐 통합에 성공한 유럽의 사례를 긍정적인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유럽 경제 통합이, 유럽과 다른 지역 간의 재화와 자본의 흐름을 감소시키지 않으면서도 그들 사이의 무역과 투자를 확대시켰다고 평가한다. 세계 정부가 없는 시대에 참가국들이 자발적으로 자유주의 규범을 준수하였으며, 이것이 국제 정부 없이도 국제 질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실증해 보여 주었다는 것이 만델바움의 설명이다.<br/>그렇다면 21세기 국제 사회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전쟁의 지위가 급격히 추락했으며, 혁명과 독재의 영향력이 줄어든 21세기라고 해서 완전한 평화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만델바움은 중국, 러시아, 미국의 정치적 위기들과 대량 살상 무기의 확산과 사용, 그리고 세계경제의 붕괴 등을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로 뽑고 있다. 그는 시장도 대규모로 실패했을 때는 전쟁과 견줄 만한 영향력을 미친다면서, 세계 핵심부의 몇몇 주요 경제들, 특히 미국 경제가 동시에 심각하게 파산할 경우 국제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규모의 불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에는 과도한 투기를 억제하는 국제적인 규제 기관도 없고 국제적인 ‘최종 대출자’도 없다. IMF가 외환위기 때 이 역할을 주로 담당했지만, 몇몇 핵심국들의 주요 금융난에 대처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세계로 확대되는 불경기에 직면하여 국제적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글로벌 당국은 없었던 것이다.<br/>국제적인 규제와 최종 대출, 그리고 세계적인 규모의 수요를 제공하는 업무를 효율적이며 신뢰성 있게 수행하려면,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와 같은 전 지구적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정부를 창설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델바움은,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적인 정치 기구 모델이 다른 것보다 더 적격이라고 주장한다. 자유주의적 정치체제들은 자유로운 토론을 허용하고,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정치 운동을 허락한다. 또한 국제 협력 경험을 가장 많이 갖고 있룀며 그러한 협력의 장으로서 국제기구들을 창설하기도 했다. 만델바움은 자유주의가 핵전쟁, 경제 붕괴, 지구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최선의 것은 아니더라도, 실현 가능성 있는 것 가운데서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br/>만델바움이 ‘대규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한 동아시아 지역에 속한 나라로서, ‘탈냉전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한반도의 반쪽 국가로서 우리 역시 만델바움의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는 북핵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에서 한반도가 차지하는 위치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핵무기를 둘러싼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동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유주의 체제를 운영 원리로 삼고 있는 국가로서, 자유주의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에 대한 통찰력 깊은 사유에 귀 기울이는 것 역시 우리의 기본적인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