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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2년 02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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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96g | 146*220*20mm |
ISBN13 | 9791130680750 |
ISBN10 | 1130680754 |
2024년 05월 20일 ~ 2024년 06월 17일
얼리리더를 위한 5월의 책 : 디즈니 캐릭터 PVC 마그넷 증정
2024년 05월 01일 ~ 2024년 05월 31일
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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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죽어가는 것은
오프라인 공간이 아니라
고정관념이다.
지루한 공간은 죽고,
가슴 설레는 공간은 산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가장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기가 아마 작년 초가 아니었을까 한다. 그때 예상치 못한 소식을 많은 분들이 들었을 것 같다. 여의도에 새로 백화점이 문을 열었는데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
나 역시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걸 보면 궁금해서 직접 봐야 하는 성격인지라 감염의 무서움에도 불구하고 얼른 가보았던 그곳 바로 더현대 서울이었다. 이곳은 서울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개점하는 백화점이었는데 이름부터 특이했다.
분명 백화점인데 백화점이라는 단어가 이름에 없고, 밀폐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기존의 백화점 매장들과 달리 천장에서는 채광이 비치고 낭비가 아닐까 싶을 만큼 빈 공간이 많았다. 또한 여성복과 남성복 매장은 한데 뒤섞여 있었고, 처음 보는 브랜드들도 엄청 많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거대 정원을 옮겨 놓은 듯한 5층의 사운드 포레스트와 3층에서 1층까지 이어지는 폭포. 눈이 휘둥그레지는 그곳에 가득한 사람들을 보며 나처럼 단순한 호기심에 이리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건 아닐까 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보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곧 잠잠해지리라 믿었던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신기하게 더욱 번성하고 있는 더현대 서울을 보며 그 이면에 숨은 원인과 교훈을 분석한 분이 있었다.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로 유명한 김난도 교수님.
비대면 온라인 유통의 발달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지속하는 동안 사람들은 언택트에 온전히 길든 것만은 아니었다. 직접 만나 교류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이고 그동안은 바이러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본능에 반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밖으로 나오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더현대 서울 단지 더 멋진 공간을 보여줬다기보다는 전통적인 소매의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장르를 열며, 미래 유통 공간이 가져야 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 자영업자들, 그리고 각 개인들까지 새로운 시대에서의 생존법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에서는 부제만으로도 전반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오직 트렌디한 것이 살아남는다 / 뉴리테일 시대를 선도하려면 / 전에 없이 새로운 / 환상 그 너머의 / 오직 거기 존재하는 / 취향으로 소통하며 / 기술을 입혀 / '페르소나 공간'으로 진화하라.
요약하자면 뉴리테일 시대에 페르소나 공간이 중요한데, 더현대 서울은 공간디자인, 머천다이징, 커뮤니케이션, 리테일테크, 조직문화 등 모든 국면에서 매장을 페르소나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왜 현대사회에서 페르소나 공간이 중요해졌는가?'
과거와 비교되는 현대사회의 특징은 다양하다. 일단 소득이 높아지고, 계급이 무너졌으며, 정치가 민주화되었고, 도시가 거대해지고, 무엇보다 기술이 발달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변화는 '개인이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단지 개인주의의 부상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의 근거가 개인화되었다는 것이다. 중세 시대에는 신에 근거해 개인을 규정했고, 봉건시대에는 신민, 즉 절대 권력의 일원으로 개인을 인식했다. 그런데 이 종교, 왕권, 지역, 가족 공동체의 근거가 흔들리면서 오롯이 개인, 나 자신만이 정체성의 근원이 되는 시대를 살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집단 협업이 중요한 농업에서 개인 노동이 중요한 공업으로 산업구조가 바뀌었고, 이에 따라 도시로 주거지를 옮기면서 핵가족화함에 따라 가족의 범위가 크게 좁아졌다. 시장 또한 개인적 소비를 부추기는 방향으로 발달했다.
거리 곳곳에 있던 공중전화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모두 개인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특히 각종 소셜미디어의 발달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각종 게시판의 댓글은 플랫폼의 것이지만, 카톡, 인스타그램, 틱톡, 블로그 등의 계정은 순전히 내 것이다. 전 세계를 향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매체를 갖게 된 것이다.
이런 시대에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지난날 나를 규정해 주던 종교, 권력, 학연, 지연, 가족이 아니라, 항상 접속 가능한 다양한 매체에서 '나'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의 문제가 소비를 포함한 모든 일상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찾고 규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맥락으로 MBTI 테스트를 비롯한 각종 자기성향 테스트가 크게 유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떻게든 스스로 나를 알아가야 하는 일은 이제 모든 현대인의 피치 못할 숙제가 되었다.
책에서는 모든 것이 소비로 수렴되는 현대 소비사회에서 정체성에 대한 궁구 역시 소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에 소비의 두 축은 필요와 욕망임을 알려주었다. 온라인 채널이 편리함과 저렴함을 무기로 필요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오프라인 공간은 경험과 재미를 정체성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
이 정체성의 욕망이 실현되는 공간이 바로 페르소나 공간이고, 사람들을 끌어모으려면 목표는 바로 이것. '페르소나 공간'으로 진화하라. 비단 기업가나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즐겨찾고 있는 이 공간에 대한 저자들의 탁월한 분석에 감탄하며 읽었고, 앞으로 방문할때는 막연히 그저 감탄하며 바라보기 보다는 책에서 배운걸 나에게는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생각하며 이 곳을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에 집중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다.
선택하는 것은 쉽지만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문제는 늘 실행이다.
실행의 첫걸음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은 일'을
구분하는 능력
즉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용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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