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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관용적 표현이 될 정도로 유명한 표현이다. 어떤 사람의 잘못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일종의 낙인이 되었을 때 주홍 글자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 주홍 글자의 유래가 되는 소설 '주홍 글자'를 접하게 되었다.
주홍 글자는 세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이들이 가지게 되는 죄의식과 복수심은 이 소설의 엔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설 전반에서 나타나는 '주홍 글자' A는 상당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홍 글자는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의 가슴에 박혀있는 주홍색 A 모양의 천을 금실로 박은 것이다. 이 주홍 글자는 이 여성과 딤스데일 목사의 간음(Adultery)을 상징하는 징표로 평생 가슴에 달려 살아야 하는 형벌을 받은 것이다. 헤스터는 이 주홍 글자를 괴로워하지만 처형대에 올라 사람들의 조롱을 당하는 형벌을 당할 때에도, 그 이후에 살아가면서 사람들의 조롱을 받을 때도 주홍 글자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는 독서가 잘 진행되지 않았다. 사건의 전개보다는 배경이나 인물의 묘사가 주를 이루는 것을 보면 지루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숨 고르고 처음부터 읽어보면 이 소설의 배경 묘사가 얼마나 소설에 치밀하게 적용되는 지 알 수 있다. 단순히 예쁘거나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묘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황과 매우 잘 일치되는 모습을 여러 곳에서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소설의 첫 장면부터 이 주홍색의 이미지는 독자에게 강렬하게 다가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1장 '감옥 문'은 이제까지 읽었던 소설의 도입부 중에 가장 멋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인물은 나오지 않고 오로지 감옥에서 꽃 핀 붉은 장미를 묘사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 어둡고 음산한 감옥이라는 곳에서 아름다운 붉은 장미가 대비되어 나타내는 아름다움을 상상해보면 짜릿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 붉은 색의 이미지는 소설 전반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니 참 아름다운 도입부가 아닐 수 없다.
이야기의 전개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죄의식과 복수심이 중심을 잡아준다. 간음을 저지를 헤스터 프린과 딤스데일 목사는 죄의식이라는 감정이, 로저 칠링워스라는 헤스터의 전남편은 복수심으로 가득한 상태에서 소설의 결말까지 진행된다.
헤스터 프린과 딤스데일 목사의 죄의식은 같은 듯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헤스터의 죄의식은 주홍글자라는 외부적인 매체를 통하여 겉으로 드러난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매우 힘들게 만든 낙인이 된 주홍글자는 시간이 지나 오히려 정열의 불꽃이 되어 남에게 선행의 빛을 비춰주는 매게가 된다. 헤스터의 죄의식은 그녀를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녀에게 좋은 이미지를 부여하기 시작하며 주홍 글자 A가 Able을 의미한다고 하기까지에 이른다. 죄의식을 드러내어 그것을 좋은 의미로 승화시키는 모습에서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에 딤스데일 목사의 죄의식은 가장 깊은 마음 가운데 숨기며 살아간다. 그의 죄의식은 그를 갉아먹으며 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불타올라 자아를 잿더미로 만들게 된다. 하루라도 빨리 사람들에게 본인은 죄인이고 헤스터 프린의 아이의 아빠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죄의 진짜 모습은 가린 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은 죄인이다라는 반 쯤 진실이 가려진 고백을 하고 그 모습을 통하여 사람들은 그가 정말 신실하고 참된 목사라고 생각하게 한다. 죄를 이용하여 오히려 자신의 기반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 어쩌면 칠링워스보다 더 나쁜 인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로저 칠링워스는 복수의 화신으로 소설에서 묘사된다. 이 늙은 학자가 처음부터 악한 존재는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딤스데일 목사에 대한 복수심은 악한 영혼이 그의 마음에 침투할 공간을 제시하였고 그로 인하여 로저 칠링워스는 점점 악의 화신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딤스데일 목사가 죄의식으로 인하여 피폐해졌다면 칠링워스는 증오심으로 인하여 영혼이 파멸하게 된다. 증오심이 담긴 모습은 딤스데일 목사가 헤스터의 남편이 칠링워스라는 것을 알았을 때 복수심이 피어오르면서 영혼이 파멸하기 직전의 모습으로도 표현되었다. - 다행히 딤스데일 목사는 증오심은 거두었지만 이미 죄의식으로 인하여 피폐해져 비극적인 결말에 이르게 된다. - 정작 복수의 결과물을 내고난 뒤 복수심을 거둔 뒤로는 삶을 지탱하게 만들어준 복수심을 잃은 나머지 기력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게 되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어쩌면 가장 악랄하게 비춰졌지만 가장 불쌍한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작가는 이 세 사람을 향하여 여러가지 이야기가 난무하는 세상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한다. 청교도 사회로서 청렴과 정조를 강조하는 이들의 실제 모습은 죄인으로 치부받은 헤스터 프린과 다를게 없는 아니 더 못난 사람들로 나온다. 주홍 글자가 뜻하는 죄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죄를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헤스터는 일종의 마녀사냥을 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내 눈의 들보는 못 보는 우리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헤스터 프린의 아이 '펄'은 그저 단순한 어린 아이로 묘사가 되지 않는다. 소설 초반 주홍 글자와 더불어 죄의 징표라고 명시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다른 어린 아이와 다를 바 없는 장난꾸러기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이 아이가 엄마의 죄를 그대로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기에 바쁘다. 펄은 헤스터 프린에게 '축복이자 벌이 되는 아이'였다. 비록 이 아이의 탄생은 죄의 결과물로 나온 아이였지만 헤스터 프린에게는 그녀 자신이 더 이상 마귀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역할을 하는 것임에 있어 펄을 축복이라고 하였다. 감옥이 나오는 첫 장면에서 나오는 장미는 이 펄과 동일한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펄Pearl이라는 이름도 상당히 매력있지 않은가? 단순히 아름다워서 진주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진주조개가 이물질을 머금게 되면 수년간의 고통가운데 이물질을 다듬고 다듬어 결국 진주라는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게 된다. 헤스터 프린이 펄을 낳고 키우는 장면 역시 죄의식이라는 이물질을 머금어 보석으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인간의 죄의식과 복수극, 청교도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이중성 가운데서 착한 본성을 유지하며 선행을 통해 죄의식을 씻어내려는 한 여성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은 소설이다. 사건의 전개는 크게 어렵지 않으며 사건의 전개 묘사에 비해 많은 배경묘사와 인물표현이 나온다. 인물의 감정과 함께 그런 배경묘사를 즐긴다면 이 소설이 상당히 매력있게 읽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
나는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다. 군대에서 선임한테 한창 욕먹을 때, 그들이 자주 딴지를 걸어오는 것이 있었다. “넌 왜 이렇게 똥 씹은 표정이야” 그것은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성하지 않을 수 밖에. 애초에 내 잘못으로 혼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후에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 데에는 조금이나마 내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는 혼날 때 내 잘못을 생각해보려 했고, 잘못을 발견하면 절로 미안한 감정이 들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상황이 벌어졌다. “넌 왜 이렇게 불쌍한 표정이야”하면서 타박을 주기 시작한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상대의 반응과 기분에 맞추어 행동한다.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다. 그것은 유심히 표정과 행동을 살피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려 들지 않는다. 상대는 순응해주는 척에서 그치지만, 대충 만족하고 넘어간다. 현대인들의 피상적인(:진상을 추구하지 않고 표면만을 취급하는) 커뮤니케이션.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상대의 기분에 맞추어 행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좋게 말하면, 조화롭게 지내는. 나쁘게 말하면, 허위와 가식을 떠는.
콜필드
콜필드는 허위와 가식을 싫어한다. 그런 이유로 할리우드로 간 형 D.B 역시 싫어한다. 반대로 어린아이를 좋아한다. 꾸밈없는, 즉 느낀 만큼만 표현하고, 솔직하게 행동하는 어린아이를 좋아한다. 특히 여동생 피비를 끔찍이도 아끼고 사랑한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다. 전혀 반갑지도 않은 사람에게 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같은 인사말을 해야 한다는 건 말이다.” 주인공 콜필드의 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하기 싫은 말은 안 한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말 하고 싶은 기분이 들면 말하고, 말 하기 싫은 기분이 들면 말하지 않는다.
소년들은 학교에서 또래집단과 어울리며 어른(의 성격)이 된다. 이것은 사회화의 과정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회화는 다음과 같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더라도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며 살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 상대의 기분에 맞추어 적절히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규율과 도덕을 내면화하는 것.
근데 콜필드는 왜 이러나. “훌륭하다니. 난 정말로 그런 말이 듣기 싫었다. 그건 위선적인 말이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구역질일 날 것 같았다.” 콜필드는 학교에서 가해오는 사회화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사회화되지 못한 것일까? 여하튼 그가 허위와 가식에 민감한 이유는 어린아이의 감성에서 한 발짝조차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의문. 이리저리 치닫는 감정, 종잡을 수 없는 기분,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행동. 실은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인간 행태가 아닐까?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내면화된 도덕 + 타인의 시선에 구속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 때문에 감정이 억눌려서 답답하고, 뒷담화를 해대고, 피상적인 관계에 회의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것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반갑지 않아도 반가운 척 하는 등의 가식을 떨 수 밖에 없나
다시 나
이 책이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이유는 많은 청소년들의 공감을 받기 때문일 것이다. 허위와 가식에 대한 거부감. 나 역시 어떤 모임에 처음 나갔을 때, 친한 척 하는 것이 질색이다. 환장할 노릇까진 아닌데, 어색해서 그냥 싫다. 느낀 것 이상 표현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입 발린 말을 하는 것 역시 짜증난다. 근데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당장 눈초리에 의해 견제가 가해온다. 그 놈의 예의범절을 들이대면서 말이다. 아, 어찌해야 하나
나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고 솔직하게 딱 느낀 만큼만 표현하고 싶다. 내 생각을 넘어서는 행동, 내키지 않는 행동을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되면 뒷담화를 하지 않게 되겠지. 왜 뒷담화냐고? 상대를 보면 떠오른 말들을 앞에서 하지 못하니까, 뒤에서 하면서 감정을 해소하는 행위가 바로 뒷담화니까.
그런데 또 이렇게 산다고 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콜필드는 퇴학을 네 번이나 당했고,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사회의 강력한 처단을 받았는데. 아, 어찌해야 하나
책에서 한 선생이 홀필드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학교 교육을 받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키움으로써, 이러한 문제로 이전에 고민했던 인간들-인간의 행위에 대해 놀라고, 당황하고, 좌절한 인간-의 기록을 접하고, 또 내가 고민하고 생각한 만큼의 기록을 남겨 후세에 전해주는 것. 근데 이게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잖아. 지금 내가 느끼는 어색함과 짜증이 공부를 한다고 해서 해소되는 것은 아닌데? 아, 어찌해야 하나
여자친구인 으네와 몇몇 소중한 친구들. 그들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관심과 사랑을 준다. 내 맘대로 행동하고 느낀대로 표현해도 다 받아준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보아, 깊이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조금 중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들에게 솔직히 내 면면을 다 보여주고, 나 역시 그들에게 깊은 관심을 던지고, 그로써 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꾸려 살아간다면, 어린아이처럼 사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콜필드의 불행은 자신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여동생 피비 이외엔 거의 없었던 것이 불행이 아니었을까? 지금 나는 콜필드를 만나면 아주 좋아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는다. 좀 더 생각해보자.
생각해 보건대, 사는 게 무엇일까 하고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중의 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性)을 탐닉하고, 나라는 존재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어리숙한 고민을 하고 그로 인해 방황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본질인 문제의 답을 찾기도 전에 몸이 먼저 성장해 버려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어른 아이에 머물러 있다. 어른과 아이, 그 모호한 경계에서 나는 아직도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홀든 콜필드는 그런 나를 닮아 있다. 16세의 나이, 나 역시 어쩌면 아직도 16세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센트럴 파크의 연못에 사는 오리들은 겨울이 되면 어디로 가는 걸까. 나를 닮은, 혹은 내가 닮은 홀든의 모습이다. 나 역시 아직도 죽어버린 가엾은 츠구미(츠구미, 츠구미는 내가 아끼던 작은 티티새이다.)의 존재를 몰라주는 그들을 의아해 하고 있다. 츠구미가 죽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 것이 슬픈게 아니라, 마땅히 그러해야 하는데 왜 무관심 한가에 더욱 더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는 것이다.
잃는 것과 잊는 것은 다르다. 잊었다면 누구든 언제든지 다시 그 기억들을 되살려 그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있겠지만 잃은 것은 이미 끝나버린 것이다. 홀든은 잃지 않기 위해 잊은 것들을 부지런히 가슴속에 담아 둔다. 죽은 동생의 기억들과 여동생 피비, 사랑하는 모든 것들. 잃지 않기 위해 잊지 않고 기억 속에서 부지런히 몇번씩 꺼내어 보는 것이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은 커버린 것 같다. 커버렸다는 것은 좋은 것 일수도 나쁜것 일수도 있다. 내 과거의 기억들. 행복 했었던 것 같지만, 아득하게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들도 있고 불과 몇년전에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애써 지울때도 있다. 아름답지 못했던 기억들로 부터.
나는 나에게서 나를 빼앗아 또 다른 나를 만들어 내고 그리고 그 과거의 감추고 싶은 기억들은 은폐시켜 나를 재포장 하지만, 그속은 벌써 폐허가 되어 가고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경우이다. 안다는 것, 알고 있는 것들, 해야 마땅한 것과 해선 안되는 것. 그 모든 것들은 모호한 명제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야기되는 허무함은 홀든을 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처럼, 나를 지금의 나로 안주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이다. 나를 증명하기. 그것은 내가 아마 지금보다 갑절은 나이가 더 먹어서 세상과 이별을 고할때 쯤에야 알게 되겠지. 부단히 나를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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