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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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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지중해의 태양 아래에서 만난 영원한 이방인

[ EPUB ]
최수철 | arte(아르테) | 2020년 02월 13일 리뷰 총점9.7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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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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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수/페이지 수 약 12.9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81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ISBN13 9788950986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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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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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1958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이외에도 1998년에 윤동주 문학상을, 1993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수철은 답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좋은 소설을 쓴다, 그는 분명한 행동 대신 모호한 의식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문학평론가 ... 1958년 강원 춘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문과 및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맹점」이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이외에도 1998년에 윤동주 문학상을, 1993년에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수철은 답을 알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좋은 소설을 쓴다, 그는 분명한 행동 대신 모호한 의식을 표현하려고 한다"는 문학평론가 김인환씨의 말처럼 해답불가능한 문제, 일탈적인 주제를 드물게 촘촘한 문체로 엮어내는 그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읽기가 힘들다. 데뷔 때부터 작가는 글을 너무 어렵게 쓴다는, 그야말로 비판 아닌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작가도 이런 저런 시도를 했었다고 한다. 독자가 읽어주어야지, 하는 쪽으로 애써 의미를 맞춰보려고도 하고, 자기 성찰적인 글쓰기를 위해 어지간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이질적이고 독자적인 소설 형식은 한국문단에서 최수철을 중요한 작가이자 예외적인 작가로 평가받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설집으로 『공중누각』(1985), 『화두, 기록, 화석』(1987), 『내 정신의 그믐』(1995), 『분신들』, 『모든 신포도 밑에는 여우가 있다』, 『몽타주』, 『갓길에서의 짧은 잠』, 『포로들의 춤』, 장편소설로 『고래 뱃속에서』(1989),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랑』(4부작, 1991), 『벽화 그리는 남자』(1992), 『불멸과 소멸』(1995), 『매미』(2000), 『페스트』(2005), 『침대』,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독의 꽃』, 장편동화 『물음표가 느낌표에게』 등이 있다. 윤동주문학상(1988), 이상문학상(1993), 김유정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르 클레지오의 작품 『사랑의 대지』, 『매혹』, 『우연』, 『타오르는 마음』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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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드디어, 카뮈가 찾아왔다
평점10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s********e | 2020-02-15 | 신고

 

이 세상을 살면서 모든 좋은 책을 다 읽을 수 없고 모든 뛰어난 작가들을 알 수도 없다. 운명론자는 아니지만 책과 작가의 세계에 대해서는 ' 예정된 만남'이 있다고 믿는다. 특정 책을 알게 되고 특정 작가에 빠져들 시기가 내 삶에 정해져 있으며, 이러한 만남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내 삶에 결정적 전환점이 된다. 책과 작가별로 정의될 내 인생의 연대기가 있는 것이다.

 

 

『이방인』을 몇 페이지 읽다가 꾸벅꾸벅 졸았던 대학시절의 어느 여름날, 그때는 카뮈가 내 인생에 들어설 때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학교 서점에서 첫 장만 읽고선 그 난해함에 포기해버렸던 『시지프의 신화』도 때가 아니었다. 그 이후 한두 번 재도전했지만 뫼르소도 시지프도 카뮈도 항상 버거운 존재여서 곧 잊어버렸다. 카뮈란 그저 코트 깃을 세우고 담배를 문채 수줍은 듯 자신감에 넘친 듯한 미소를 머금은 사진 한 장으로 남았고, 뫼르소는 태양의 폭발적 열기에 몰려 이성과 충동의 선을 넘어 버린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이며, 시지프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밀어 올려야 하는 처절한 장면으로 남았다.

 

 

그러니까, 카뮈는 나의 한창 젊은 시절과는 상관없어야 할 인물이었던 게다. 그러나, 카뮈의 때는 정해져 있었으니 불과 2년 전 『고전에 기대는 시간』을 읽던 중이었다. 이 책을 통해 장 그르니에의 『섬』에 매료되었고 ( 이 책 역시 처음 접했을 때는 몇 장도 못 읽고 졸다가 덮어 버렸었다), 『섬』 을 '서문'부터 다시 읽다가 이렇게 아름다운 서문을 쓴 사람이 바로 카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선 충격에 휩싸였다. 이 책의 한국어 역자이자 '옮긴이의 말'의 환상적인 필체로 나를 단번에 사로잡은 김화영 선생이 전대미문의 카뮈 전문가라는 사실을 알고선 그의 언어로 카뮈를 읽고 싶어졌다. 『결혼-여름』은 사 두고도 몇 장 읽지 않았고 『페스트』 『전락』 『반항하는 인간』 은 들추어본 적도 없는 상태였지만, 『섬』의 카뮈 서문을 수십 차례 탐독하며 '김화영의 안내를 받아 깊게 알아가게 될 카뮈'로 정해 두었다.

 

 

『고전에 기대는 시간』과 『섬』의 도움으로 서서히 카뮈를 향해 오던 내 걸음에 『카뮈×최수철』이 막강한 동력을 제공한다! 카뮈의 모든 것에 관한 완벽한 참고서로서 카뮈의 삶과 문학에 대한 큰 그림을 제시해 주었다. 이 책의 카뮈를 따라가는 동안, 나와는 동떨어진 장소와 시대를 살았던 위대한 인물 카뮈가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왔다. 우선, '장소의 정령 le genie du lieu'에 따라 카뮈의 '장소들'을 알아간다. 저자가 찾아가는 카뮈의 장소들은 파리를 제외하고는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했거나 있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던 생소한 곳들이지만, '카뮈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는 장소들'로서 곳곳마다 '각인된 카뮈의 실존과 문학의 흔적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장소에 대한 사진과 이에 얽힌 카뮈의 삶과 문학에 대한 설명이 탁월하지만, 이와 관련지어 인용해 놓은 카뮈의 문장들이 일품이다. 저자가 자신의 문장을 멈추고 내가 직접 카뮈를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놓은 '여백'이다. 가보지 않은 장소, 읽어 보지 않은 작품, 잘 알지 못하는 작가 카뮈, 전혀 상상해 본 일이 없는 인생에 대해 감동하고 고민하게 된다.

 

 

 

이야기는 카뮈가 어린 시절을 보낸 알제의 리옹 거리에서 시작된다.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가난으로 열악한 삶을 살아가는 카뮈이다. 재능을 알아본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랑리세에 진학했지만 유복한 친구들 틈에서 가난한 자신의 삶과 세상의 부조리함을 인식했다. 이때 이미 카뮈는 강해져 있었다. "햇볕 덕분에 원한이라는 감정을 품지 않게 되었다.(---) 아무것도 부러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나의 권리이다"라 말하며 지중해의 자연이 베푸는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활력과 강인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카스바에서는 "자기 자신과 분리되는 어느 한순간이 찾아오는 법'을 알았고 '어느 것도 거부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불사르며 '삶의 도저한 다양성 속으로 자신을 던지고 싶은 요구'에 불타올랐다. 저자의 글만으로도 신비하게 다가온 제밀라, 카뮈는 이 폐허 같은 유적지에 버려진 돌들로부터 "시간에 저항할 수 있는 신비로운 색깔'을 포착했고, "고통을 받으면 그만큼 더 행복할 권리를 얻는다"라고 단언했다. "인간 삶의 유한함과 하찮음을 의식"하므로 "현재에 열정, 즉 에너지"를 얻노라고 자부했으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생명의 무게 그 자체를 최대한으로 누리'겠다고 결심한다. 20대 초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다듬었던 곳은 티파사이다. 여러 시대의 유적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카뮈는 자연과의 감각적 일체감을 경험하며 "모든 것이 무상하나 자연의 현존은 압도적"이라는 사실에 눈을 뜬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다만 또렷한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며 "현재의 이 공간에 자신의 존재 전체를 송두리째 내맡"기며 "이 삶을 사랑"하자고 설득한다.

 

 

 

 

 

 

 

 

 

 

 

오랑은 카뮈에게 부정이자 동시에 긍정적인 무대이었다. 개인적 삶에서 폐결핵과 실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곳으로 '권태, 법석, 고독'으로 메워진 도시로 여겼는가 하면, 이곳의 부이스빌 해변은 그의 첫 역작 『이방인』에 대한 영감을 준 장소였다. 미노타우로스의 미로 같은 탐탁지 않게 다가온 도시이지만 "'무'이고 '권태'도 받아들이고 그대로의 삶을 최대한으로 살아가는 것, 그 절도가 바로 삶이라는 미로를 빠져나가는 아리아드네의 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 도시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 『이방인』을 출간하고 프랑스 여행 신청을 기다리면서 카뮈는 작가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었다. 카뮈는 알제리를 떠나 프랑스로 이주하게 되는데 그에 앞서 두 차례 유럽 여행을 한다. 두 번째 유럽 여행은 사부아 지방에서 출발하여 파리-앙브룅-이탈리아를 거쳐 알제리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는데, 소설가로서의 소명을 인식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특히, 앙브룅에서는 "내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소설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골몰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내 안에서 살고 있는 세상을 구체화하는 것이다"라고 선포하기에 이른다. 

 

 

 

 

첫 출간 작품인 『이방인』에서부터 위대한 작품을 쓸 수 있었던 카뮈만의 저력은 무엇일까? 인간으로서의 카뮈가 가진 가치관과 이를 실천하려 했던 삶의 태도가 아닐까? 가난과 질병으로 카뮈는 일찍이 세계의 부조리, 삶의 부조리함을 꿰뚫어 보았다. 가난과 병에 의해 무너지지 않는 것이 그의 목표라면 이 목표 수행에 있어서 제1 강령은 '매 순간 명징한 의식으로 삶의 진실을 똑바로 보는 것' 이었다. '한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늘 일상의 나태와 마비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한 한 인간으로서의 카뮈'야말로 여러 역작을 탄생시킨 근원이었다. 부조리한 삶이 휘두르는 고통-절망-전쟁-죽음에 대항하여 '명징한 정신'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해 간다면 삶에 저항, 반항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갈 수 있다. 카뮈가 실현한 문학도 세계와 삶의 무의미함과 부조리에 통일성을 부여하며 거기에 대항하는 힘겨운 노력의 과정이요 산물이다. 시시때때로 예측할 수 없게 그의 생명 자체를 위협했던 폐결핵에 대해 '반항'하는 모습은 거의 신에 가깝다. 병은 카뮈에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진지 속으로 떠밀려 들어가는 것'이었고, 이에 대해 카뮈는 시간을 더 잘 활용하고 생활에 체계를 갖춤으로써 '죽음이라는 종말에 앞서 자기완성에 이르고자 하는 필요가 절실해지는' 계기로 삼았다. "더 행복하지도 더 불행하지도 않은, 그러나 내 힘에 대한 자각, 내 허영들에 대한 무시, 그리고 내 운명과 마주하여 나를 떠미는 명중한 열기"를 힘껏 끌어안겠다고 선언했다. 가난에 대해서도 움찔하지 않고 "삶의 진정한 의미라고 여겨지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손으로 만져보는 것은 가난한 삶 속에서"라고 당당히 밝힌다. 가난했기 때문에 카뮈는 자연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보았고 이를 작품 속에서 고백하며 스스로 '태양과 바다에서 태어난 종족'이라 자부할 수 있었고, 더불어 타인들로부터 '지중해의 태양을 품은 지중해인'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었다. 적대적인 삶의 어떤 조건 속에서도 '명징한 의식'으로 똑바로 바라보며 온갖 위협에 반항하는 인간 카뮈 자신이 그의 모든 작품에 현존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들은 힘이 있고 정신을 움직인다.

 

 

프랑스 중부의 파늘리에에서 요양을 할 때 카뮈는 가난하지는 않았다. 재발한 폐병에 대해서도 ' 병보다 더 밀쳐내야 할 것은 없다. 병은 자기 자신에 대한 마음 약한 연민의 감정을 일으켜서 산 채로 죽음 앞에 무릎 꿇게 만든다'라고 단호히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병 덕택에 나태함에 빠지지 않았고 '병은 나름대로의 규칙과 절제와 침묵과 영감을 갖춘 수도원 같은 것'이라고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가난과 병이라는 부조리를 이겨낸 자리에 '전쟁'이 끼어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군대 자원, 레지스탕스에 참여, 레지스탕스의 기관지 <콩바combat>에서 기자로 활동( 파리 해방에 즈음하여 '진실의 밤'이라는 사설을 개재하여 큰 반향을 불려 일으켰다)으로 맞섰다. 동시에 작가로서 전쟁을 대하는 법도 알았다. 시대가 처한, 자신이 겪고 있는 참담한 상황을 소설로 형상화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삼아 작업에 몰두했고, 전쟁의 알레고리로 가득한 『페스트』를 탄생시켰다. 부조리의 한 측면으로 사형제도와 사형수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했다. 카뮈가 보기에 이 주제는 부조리한 삶에 대처하여 도덕성을 구성하는 중요 모티브이고 '신이 없이 성자가 된다'라는 무신론자적 모럴리스트로서 카뮈의 철학을 구축하는 주요 요소이다.

 

 

 

 

삶과 세계의 부조리에 대해 명징한 의식을 갖고 끝까지 반항하라고 외쳤던, '우리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천명한 카뮈이기에 호락호락한 성격은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카뮈가 평생 어떤 사람들을 만나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관심이 간다.'명징한 의식'을 띈 남다른 삶의 태도를 일찌감치 재능으로 봐준 사람이 있었으니, 리옹 거리에서 가난하게 살던 시절의 스승 '루이 제르맹'이다. 그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업전선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던 가난한 카뮈에게 무료 개인 교습을 해 주어 카뮈가 중고등부 장학생 선발 시험에 합격하게 이끌었다. 그랑리세로 진학하여 장차 기자로 작가로 살아가게 될 길을 터준 이 은인을 카뮈는 평생 기억, 훗날 노벨문학상 수상의 공로를 돌리기도 했다. 카뮈가 기자가 되어 사회, 정치 문제에 날카로운 눈을 가지게 된 데에는 <알제 레퓌블리킹>의 창간자인 '파스칼 피아'의 공이 크다. 나중에 <파리수아르>에서 일하며 파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도움을 아끼지 않았고, 레지스탕스 활동의 동지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첨예한 눈과 예리한 언어를 가졌기 때문이었는지 레지스탕스 활동상 정치적 견해 차이로 결국은 절교하게 된다. 카뮈와 샤르트르의 관계는 연극에서 시작되었는데 절교로 이어지는 '극적인' 요소가 다분했다. 『이방인』이 성공을 거두자 평단의 기준이 더 높아져서인지 『페스트』에 대해서는 신랄한 냉소가 쏟아졌다. 수년간 교분을 이어오던 샤르트르도 이에 가세하며 사이가 틀어지는가 싶더니, 『반항하는 인간』을 두고서 샤르트르와 격렬한 이념 갈등을 벌이게 되었다. 카뮈는 소련과 동유럽을 장악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비판한 반면 샤르트르로 대표되는 프랑스 좌파는 역사의 진보라는 맥락에서 공산주의를 추앙하는 입장이었다. 이 논쟁으로 두 사람은 카뮈가 죽을 때까지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었다. 카뮈는 자신의 견해를 굽히지 않았지만 '오독은 없다'라고 이들의 비판적 시각을 묵살하지 않았다. 오히려 창작을 위한 노력에서 삶의 정당성을 발견, 문학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랑리세의 철학교수였던 장 그르니에와의 관계는 사제지간으로 출발했지만 평생 우정으로 지속된다. 덕분에 그르니에의 『섬』에 카뮈가 서문을 써서 내가 카뮈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이고, 카뮈의 사후 그르니에가 『카뮈를 추억하며』를 저술하여 인간 카뮈를 후대에 전하게 된 것이다. 노벨상 수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찬사와 부적절한 수상이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방금 투우는 끝났습니다. 황소는 죽었거나 아니면 그에 버금가는 상태"라고 편지를 띄우며 개인적 감정을 고스란히 전할 정도로 그르니에는 카뮈에게 버팀목이기도 했다. 샤르트르를 포함한 비평가들의 공격, 프랑스 좌파의 반격, 알제리 사태의 중재 실패,마다가스카르 폭동을 무력으로 진압한 드골 정부를 비판하여 깊어진 정치권력과의 불화,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가해진 비난 등으로 카뮈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할 때 위안이 되는 친구가 있었으니, 프랑스 현대시의 대표라 불리는 '르네 샤르'이다. 그가 살고 있는 한적한 릴쉬르라소르그를 자주 찾았고,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지내고 싶은 욕구'를 느껴 '약간의 고독과 영원의 몫'을 찾을 곳으로 낙점한 루르마랭도 르네가 권유한 곳이었다. 카뮈의 거의 모든 저서의 출간을 맡아 주었던 갈리마르 출판사도 카뮈의 든든한 동지였다. 불행하게도 미셸 갈리마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돌아오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카뮈는 즉사하고 미셸도 닷새 후에 숨을 거두는 비극의 동반자이긴 했지만.

 

 

 

 

 

 

 

이런 관계를 보면 '부조리'와 '반항'을 설파한 위대한 작가요 '명징한 의식'을 실천했던 강인한 인간 카뮈이더라도 우리네와 다를 바 없이 긍정적-부정적 관계의 스펙트럼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점은 그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자관계이다. 피카소, 헤밍웨이 또는 조르바를 떠올리게 하는 '멈출 줄 모르는' 연인들의 등장에 당혹스럽긴 하다. 이런 세상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늘 새로운 관계를 시도하면서 몇몇의 옛 관계를 유지하고, 그러면서 아내에 대한 양심의 가책과 책임은 갖고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결혼을 작정했다. 그의 죽음으로 마지막 연인으로 남게 된 '메트 이베르'는 파리의 카페 플로르에서 '첫눈에 반했'던 사이인데, 루르마랭에서 시작할 새 삶의 동반자로 결정해 두었다. 그러나, 죽어서도 카뮈 옆에 자리한 사람은 그를 참아 준 아내 프랑신이다. 현재 루르마랭의 카뮈의 집을 지키고 있는 사람도 프랑신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카트린이고.

 

 

 

 

『이방인』과 『시지프의 신화』로는 카뮈를 이해할 수 없었고 『페스트』『전락』『반항하는 인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은 훌륭한 작품 가이드가 되어 준다.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단순함'과 간결함, 과묵함 속에서 '자신의 내적 진실에 대한 믿음에 따라 행동'하기에 '사물을 남들과 다르게 바라보는' 뫼르소, '다른 사람들이 날마다 사회적으로 벌이는 유희에 참여하기를 거부'했기에 '이방인'으로 규정되어 사형대로 내몰린 뫼르소를 이 책에서 먼저 알고 『이방인』에 재도전한다. '삶의 모순과 부조리라는 문제를 끝까지 밀고 나가서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그 섬뜩한 진실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작품'이라 할 『이방인』의 진가를 발견하리라 기대한다. 내가 보기에는 불행하기 짝이 없는데 카뮈는'행복'하다고 정의해둔 시지프의 고뇌와 땀방울이 느껴지는 『시지프의 신화』에서도 영웅의 단호한 메시지를 건져 올린다. 우리의 존재가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운명 지어져 있는 가장 대단한 부조리 즉, 죽음에 의해 무의미해지지 않도록,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획득해서 끊임없이 '갱신'해야 된다. 이는 '죽음과 대면하는 방법이자 죽음으로부터 거듭남'으로써 '스스로 창조'하는 길이다. 또한, 신의 저주와도 같은 '무상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 삶을 똑바로 직시하며 끝까지 이어나가며' 신에게 '반항'하는 것이다. 즉,'삶이 곧 반항'이자 신 앞에서도 삶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행복'하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페스트』를 풀어 나가는 전쟁의 알레고리에도 대단한 삶의 서사가 들어 있다. 전쟁이 그렇듯 삶에도 온갖 구호와 선전이 난무하며, 전쟁이 떨치는 고통과 두려움의 도가니 속에서도 행복을 원하는 것처럼 고통이 옭아매는 삶 가운데서도 희망을 가진다. 소설과 연극을 합쳐놓은 독특한 형식의 『전락』에서도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인 거짓된 양심과 잃어버린 순수성'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다. 카뮈 생전 최후의 작품인 단편 소설집 『유배지와 왕국』에 속한 「손님」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인데 강렬하다."손님의 삶은 관습에 밀려 자신의 가치를 잃고 살아가는 유배지의 삶"이다. "어떻게 하면 이 삶에서 자신의 왕국을 이루어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실험하는 이야기라니, 철학자 카뮈의 음성이 담겨 있다. 카뮈가 가장 먼저 썼지만 사후 10년 뒤 발표된 소설 『행복한 죽음』, 루르마랭에서 영감을 떠올려 알제의 어린 시절 무대를 등장시켜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구상했던 최후의 소설 『최초의 인간』(미완성작이 어 가족들은 카뮈의 사후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1993년 딸 카트린의 재결정으로 발간되었다)도 이 책에서 알게 되었다. 가지고 있은지는 몇 년 되었지만, 무슨 소리인지 몰라 묻어 두었던 『결혼·여름』도 이 책의 도움으로 빛을 보게 될 것 같다. "티파사의 폐허에서 세계는 날마다 새로운 빛 속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겨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마침내 내 속에 억누를 길 없는 여름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를 비롯, 그야말로 심장을 멎게 하는 아름다운 문장의 코러스가 울려 퍼지는 책, 그 진가를 이제야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세 권으로 된 『작가 수첩』역시 값진 발견이다. 저자가 카뮈의 흔적을 좇아가는 곳마다 이 시리즈의 문장들을 인용하는 데다가 하나같이 번쩍이는 사상과 반짝이는 어휘들로 이루어져 있다. 『카뮈×최수철』의 장소,작품,작가이자 인간이었던 카뮈를 떠올리며 이 시리즈를 읽어간다. 가난, 질병, 전쟁, 관계, 꿈, 행복, 사랑 등이 던져주는 삶의 부조리 속에서 '끝까지 살아나갈 것을' 설득하며 실천에 옮긴 카뮈의 목소리를 듣노라니, 때로는 버거운 이 삶에 감추어진 보화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카뮈를 가장 잘 아는 언어의 마술사 김화영 교수의 번역이라 언어가 입체적으로 살아나, 카뮈에 대해 무지하고 둔탁한 내 사유와 감각을 퍼득이게 한다.

 

 

『카뮈×최수철』을 통해 연극인 카뮈의 모습도 알게 되었다. 촌철살인의 대가요 철학적 사유로 무장하여 남다른 가치관으로 시대를 앞서가던 카뮈이므로, 샤르트르 같은 동시대의 대표 사상가들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카뮈인지라, 기자와 소설가라는 독자적인 작업을 필요로 하는 일에 평생 매진한 카뮈이기 때문에(대학시절 광적으로 좋아했던 축구에서도 그의 포지션은 '홀로' 서야 하는 골키퍼였으니!), 웬만한 사람들하고는 어울리지 못했을 것 같은데 이는 나의 편견이다. 파리에서 『오해』를 연극으로 상영했고 『계엄령』과 『정의의 사람들』같은 희곡을 썼으며, 『칼리굴라 』에서는 직접 대역으로 출연할 만큼 연극분야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인간관계에 의해 고독과 절망으로 내몰릴 때 연극은 카뮈에게 해독제이자 회복제였다. 동지애와 연대의식이 중요하다고 믿었고 '환상을 먹고 사는 사회'에 비해 연극이야말로 '진실의 장소'라고 확신했다. 앙제에서 열린 연극제가 끝나고서는 "삶이 또다시 시작된다. 모든 것을 다 사랑하고 모든 것을 다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찾았다며 환희에 들떴다. 노벨문학상 수상 전후로 자신에 대해 더 냉담해진 기류에 압도되어 밀실 공포증과 공황상태를 겪었지만, 도스토옙스키의 『악령』을 각색하며 연극에 몰두했다. 인간에 대한 환멸을 가져다준 파리를 완전히 떠나 루르마랭에 정착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마음을 흔드는 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연극제를 열기에 적절한 장소로 여겼기 때문이다. 

 

 

 

 

카뮈의 마지막은 아이러니했다. 세계와 삶의 부조리를 통찰, 이에 맞서 싸워 왔지만 카뮈의 삶 역시 부조리하게 끝나 버렸다. 루르마랭에서 파리로 가는 길, 그의 가방에는 '사랑에 대한 소설'이라고 스스로 말한 『최초의 인간』 초본이 들어 있었고, (아내 프랑신과 쌍둥이 자녀 장과 카트린은 앞서 기차로 파리로 보내고 자신은 기차표를 주머니에 넣은 채) 오랜 시간 끈끈한 우정을 나누던 친구 및 그 가족과 함께 하는 길이었고,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겠으나 새로운 연인 메트 이베르와의 새로운 삶을 공표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소설로 새롭게 삶을 사랑하여 자신의 삶에 더욱 '반항'할 준비를 마쳤지만.... 아직까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다니 이야말로 '부조리'아닌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는 것, 어쩌면 카뮈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종말의 형식인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그의 작품세계에 발끝만 담근 초보 애독자 나에게도 카뮈의 죽음은 카뮈의 삶 못지않게 문득문득 생각나며 아리는 여운을 남긴다.

 

 

 

 

 

 

이제 준비가 되었다. 내 인생과 무관한 키워드로 제쳐 둘뻔한 카뮈가 이제 내 인생의 혁혁한 사건으로 기록될만한 무게를 지니게 되었다. 『섬』의 서문을 통해 카뮈에게 마음이 활짝 열렸고, 이 음악적 선율과 같은 부드럽고 단호한 언어를 원본으로 느껴 보고자 프랑스어에 더 매달렸고(김화영 교수의 멋들어진 번역에 힘입어 프랑스 원문을 조금씩 읽어가며 감격했던 그 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카뮈×김수철』을 숨죽이며 하루 만에 독파했고, 두 배 세 배로 커진 감동과 기대에 일렁여 한동안 리뷰를 쓰지 못했고... 쟁여둔 카뮈의 책을 바라보며 더욱 벅차오르는 이 마음을 주체할 수 없고... 누구에게든 '너 자신을 알기 전에 카뮈를 알라'고 강요하고 있으며... 읽고 알아서 감동했다면 보자,라는 공식에 맞게 '여행'을 도모한다.

 

 

소심하고 운전엔 재주가 없어 알제리와 프랑스를 종횡무진하는 저자 최수철의 여정을 따라 할 수는 없다. 알제, 티파사,카빌리, 카스바, 제밀라, 오랑 등의 알제리 지역은 『카뮈×최수철』, 카뮈의 작품들, 김화영 교수의 저서들 등을 통해 간접 여행하는 것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내에서도 사부아 지방, 앙브룅,파늘리에도 그저 글속의 장소들로 남을 것 같다. 루르마랭에서 카뮈의 집을 외관이라도 뚫어져라 바라보고, 카뮈의 묘석에 예쁜 꽃다발을 놓겠다는 꿈만 같은 상상은 바라건대 불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김화영 교수의 여러 책에 등장하는 엑상 프로방스에서 출발하는 여정이라면 언젠가 한 번은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대신에 카뮈가 찬양한 자연을 보러, 자연과 육체가 합일되어 발하는 열광의 순간을 엿보기 위해 '지중해'로 간다. 카뮈가 알제리에서 바라보았던 것과 흡사할, 뜨거운 태양과 파란 하늘 아래 빛났던 지중해를 볼 수 있는 남프랑스로 간다. 다행스럽게도 파리에서는 카뮈의 궤적을 따라가 볼 수 있다. 생제르맹 데 프레의 '카페 드 플로르'에서 조금은 언짢은 듯 무관심한듯한 표정을 한 채 샤르트르-보부아르와 마주 앉아 있던 카뮈를 찾아본다. 세상의 수군거림에 아랑곳 않고 이곳에서 메트 이베르와의 사랑을 확신했던 대책 없는 남자 카뮈의 넋 나간 표정도 그려본다. 지금은 5성급에 맞먹는 화려함을 내두르고 있지만, 카뮈에게 처음으로 안락을 맛보게 해 주었던 '메디슨 호텔 Hotel Madison'도 들러 혹시 카뮈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까 기웃거려 본다. 카뮈의 첫 파리 생활의 첫 거처였던 몽마르트르도 천천히 거닌다. 비록 '푸아리에 호텔'은 사라졌지만, 불결함에 놀라 파리를 '비인간적인'곳으로 거북해했던, 장차 파리를 주 무대로 살아갈 줄 미처 몰랐던 카뮈의 스산한 마음을 더듬어 본다.

 

 

이미 온 세상에서 유명해져 있고 많은 것이 알려진 카뮈이지만, 내가 지금에서야 '발견'한 카뮈는 새로운 카뮈이다. 20대 초 이래 접할 기회가 많았지만 기이하게 나를 피해 갔던 카뮈가 이제는 단단히 내 삶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내가 알고 있는 카뮈는 아직 어리다. 『섬』의 서문으로 씨앗이 뿌려졌고 김화영의 카뮈 이야기로 싹이 틔워졌다가 『카뮈×최수철』로 단비를 만나 부쩍 자랐다. 이제부터는 내가 직접 나선다. 때로는 햇빛을 쬐여 주고 때로는 거름을 퍼 날라주며 내 삶 속에서 '나의 카뮈'를 옹골찬 나무로 키울 것이다. 초록을 머금은 싱싱한 나뭇잎도 볼 것이고 눈을 떼려야 뗄 수 없는 우아한 꽃도 피울 것이고 보아짐하고 먹음직한 열매도 거둘 것이다. 카뮈의 삶과 문학이 넉넉하게 드리워 줄 그늘에 깃대어 카뮈와 그의 수많은 페르소나들이 철저하게 '반항하며 사랑했던 삶'을 그대로 배워 나갈 것이다.

 

< 이 글은 예스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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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카뮈 _ 지중해 태양 아래 영원한 이방인 _ 최수철 지음
평점10점 | YES마니아 : 로얄 d*****2 | 2020-02-05 | 신고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를 좋아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막연히 알던 거장, 흔히 말하는 위인이나 예술가들이 더욱 사랑스럽게 잘 보인다. 그들이 살던 그 장소에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든다.

대학시절 카뮈를 처음 만났다.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선배의 책장에 <이방인>이 있었다. 카뮈를 찾아보게 됐다. 시가를 물고 무언가 반항기 있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듯한 그 얼굴. 

나는 김화영 교수님 번역으로 조금은 무슨 내용이지?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거지?를 연발 속으로 외치면서 읽었다. 

카뮈하면 으레 따라붙는 '부조리' 반항적 대학생에게 이 말은 무언가 멋져보이는 말이었다. 결국 나는 이해도 잘 하지 못한 까뮈의 <이방인>을 감명깊게 읽은 소설이라고 주변에 알리고 다닐만큼 좋아하게 됐다. 그 뒤 시시포스 신화, 페스트, 작가수첩 등 알베르 카뮈 전집을 한권씩 구매하게 됐다. 비록 다 읽지는 못했지만.  

 

이번 클래식 클라우드 책을 읽으면서 카뮈는 왜 그런 소설을 썼을까? 그의 인생은 어떻게 그렇게 흘러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카뮈를 알게 됐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의 미덕은 결국 '아는만큼 보인다'를 절절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가 거닐던 알제리 카스바와 오랑이, 프랑스 파리의 노천 카페인 카페 드 플로르로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카뮈가 자주 드나들었던 파리의 카페 드 플로르)

 

카뮈는 1913년(아직 채 100년이 되지 않았다) 11월 7일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출생했다. 아버지 뤼시앵 오키스트 카뮈는 포도주 제조 노동자였고, 어머니 카트린 생테스는 거의 말을 안하고 벙어리처럼 지낸 스페인 출신의 여성이었다. 

1914년 카뮈의 아버지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고 사망하게 된다. 카뮈는 결국 아버지의 사랑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다. 앞날이 막막해진 어머니는 알제의 빈민촌으로 이사해서 가정부로 일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어렵게 꾸려나가다. 그에게 가난이라는 '의미'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떻게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후에는 프랑스 사람도, 알제리 사람도 아닌 이방인으로 살아가게 됐는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이민자 3세대로 알제리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서 20세기 최고의 문제작이라 불리우는 <이방인>을 발표하여 아직까지 세상에서 존경받고 사랑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두번째 최연소자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그의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 그러던 마흔 일곱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돌연 죽음을 맞이하게 된 카뮈, 마치 한 편의 신화와 같은, 영화같은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어린 시절 경험한 질곡같은 가난과 질병은 그로 하여금 삶은 부조리하다는 인식에 닿게 했고, 지중해의 찬란한 바다와 태양 그리고 그곳에 남은 고대문화는 인간의 유한한 삶에 대한 긍정과 중용을 통한 진정한 반항의 의미를 깨우치게 해줬다. 

그의 기존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소설은 <이방인>과 희곡 <칼리굴라>, <오해>, 에시이인 <시시프스의 신화>를 쓰게 했으며, 생에 대한 긍정은 소설 <페스트>와 희곡 <계엄령>, <정의로운 사람들>, 에세이 <반항적 인간>을 쓰게 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이제 인간에 대한 부정도 긍정도 아닌 사랑을 테마로 한 대서사 <최초의 인간>을 써 내려가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그 여정을 멈췄다. 

10여년 전 카뮈가 남긴 최후의 소설이라는 말에 <최초의 인간>을 나오자마자 구입했던 기억이 있다. 앞에 조금 읽다가 다른 바쁜 일 때문에 못 읽고 본가에 놔두고 왔는데 이 책을 읽은 지금 너무나 읽어보고 싶어졌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이를 쓴 작가도 중요한데, 저자 최수철은 불문학을 전공했고, 그 역시 소설가다. 어떤 사람보다 적합한 분으로 심지어 <이방인>을 번역하기도 했다.

저자는 카뮈와 세 번의 인연이 있었다고 한다. 첫번째는 프랑스에서 <최초의 인간>을 만났을 때라고 한다.

젊은 시절 프랑스 현지에서 유학하면서 카뮈를 알게 됐다고 한다. 사실 처음에는 카뮈를 아주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작가가 전달하려는 이념적인 메시지가 과도하여 상대적으로 리얼리티와 정서적 감응의 힘이 약하다고 여겨진 탓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초의 인간은 달랐다고 한다. 작품 속에는 지극히 세부적이고 사실적이면서도 리얼리즘을 넘어서는 카뮈 특유의 삶에 대한 비전이 진솔한 내면의 고백을 통해 절실하게 펼쳐지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나(저자)는 한동안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슥거릴 정도로 완성된 형태의 <최초의 인간>을 우리 인류가 가지지 못한 데 대한 크나큰 상실감 때문이었다. 카뮈가 좀 더 살아남아 계속하여 자신이 겪은 병과 여자들과 전쟁, 삶의 기쁨과 슬픔, 인간들의 사랑과 비극적 운명을 마저 들려주었다면 얼마나 놀랍고 계시적인 이야기가 서사시처럼 펼쳐졌을까 하는 아쉬움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결코 완성은 불가능하고 미완성으로 완성을 그려내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이 소설에서 완성된 모습을 찾는 것은 우리의 몫일 것이다. ---p.15

 

두번째는 서울에서 소설가로 만났을 때다. 저자는 언제부터인가 글을 쓰지 못하고 우울증과 무력감이 있었는데 그 때 한 도시가 자살의 광풍에 휩쓸려 황폐해져가는 가운데 그것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노력을 담은, 나 자신의 장편소설 <페스트>를 쓰리로 했다고 한다.

카뮈의 소설 <페스트>를 먼저 읽고 카뮈가 겪은 개인적 시련, 폐질환과 싸우는 과정을 담은 일종의 메타포로도 읽힌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점이 바로 자신의 소설의 창작동기가 됐다는 것이다.

카뮈는 그의 작품속에 인생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카뮈의 개인적 불행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그의 인생은 역경과 불행으로부터 부단한 투쟁이었다.

일찍부터 호기심과 열정,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서 역경을 헤쳐 나갔다.

그는 만 1세가 되기 전에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그로 인해 가난했으며, 가족들 대부분은 문맹이었고, 어머니는 선천적으로 귀가 잘 들리지 않는데다가 남편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말까지 더듬었으며, 카뮈 자신도 결핵에 걸려 젊었을 때부터 수시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아내에게 배신 당했고, 자신의 고향 알제리에 대한 애착이 컸던 나머지 오히려 프랑스와 알제리 양쪽으로부터 변절자로 불려야했다. 그러면서도 대세를 거스르는 투철한 소신을 고수한 탓에 수많은 적을 얻었으며, 그 결과 작가로서 성공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불안과 우울 증세와 밀실 공포증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인상적 외모와 기질적으로 활력이 넘쳤고, 알제리라는 이국적 풍토를 경험하면서 뛰어난 감수성을 얻었다.

저자는 그런 카뮈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짓누르던 신경증으로부터 서서히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카뮈와 세번째 인연은 바로 카뮈의 대표작 <이방인>을 번역한 것이었고, 저자는 이 소설을 「나는 뫼르소다」라는 제목의 내적 독백형식의 글로 재구성했다. 텍스트를 자기식으로 해석하여 다시 쓴 것이다.

 

책은 카뮈의 인생에서 중요한 거처였던 곳을 작가가 함께 따라가며 그 의미를 되짚어 보는 형식이다. 나중에 카뮈 여행을 기획해도 될 정도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설가로 유려한 필치로 이 책 자체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카뮈 생애의 문학적 공간 8곳이다)

카뮈의 영원한 고향인 알제리의 벨쿠르부터 카빌리, 티파사, 오랑을 거치면서 그의 여정을 따라가고, 그가 예술과 정치 활동의 정점을 찍은 프랑스 파리부터 고독과 침잠의 시간을 보냔 곳으로 폐병 요양차 머물렀던 프랑스 중부 고지대의 파늘리에, 카뮈가 참여한 연극 축제가 열린 앙제를 거쳐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프랑스 남부 뤼베롱 산악 지대 밑에 위치한 루르마랭에 집을 장만하여 다시금 집 활동에 들어간다. 프랑스인이자 북아프리카인이었던 이중의 정체성을 지닌 카뮈는 이곳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기를 핵심 주제로 하는 유작 <최초의 인간>을 집필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떠난다.

알제 빈민가 시절의 카뮈다. 일곱살 때 술통 제조자인 그의 외삼촌 에티엔 생테스의 작업장에서 찍은 것인데 카뮈는 훗날 <최초의 인간>에서 사냥과 수영에 자신을 데리고 다니던 외삼촌에 대한 기억을 감동적으로 되살려냈다.

 

그는 어릴 때 위대한 스승 제르맹을 만나서 공부의 기회를 가진다. 후에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그는 스승의 역할에 대한 감동적 명연설을 남긴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선생님이 당시 가난한 어린 학생이었던 제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면, 선생님의 가르침이, 그리고 손수 보여주신 모범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은 있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수상의 영예를 지나치게 중시하지는 않습니다(아, 노벨상에서도 이 시크함,이 부분은 내가 쓴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적어도 제게는 (...) 선생님의 노력, 일, 그리고 거기에 바치는 너그러운 마음이, 나이를 먹어도 선생님께 감사하는 학생이기를 결코 그치지 않았던 한 어린 학생의 마음속에 언제나 살아 있음을 말씀드릴 기회가 됩니다. ---p.42

 

 카뮈는 장학생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가난한 집을 떠나 책과 더불어 지적 욕구를 마음껏 채우며 해방의 세계에 빠져드는 낯선 이방인이 된다. 학교에서는 비교적 과묵했던 모양이다. 그는 가정환경 조사서에 국가 보호대상자로 기재되어 있다. 가난했다. 카뮈는 알제대학에 진학하고 거기서 21살의 나이에 스무살의 시몬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6월에 결혼식을 올린다. 시몬은 미모와 도발적 행동으로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 카뮈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생리통으로 모르핀 주사를 맞았는데 모르핀에 중독된 상태였다. 카뮈는 그녀와의 생활을 위해 가정교사나 알제도청에서 일도 했지만 가난의 굴레가 여전히 그를 옥죄었다. 

카뮈는 이 시기 공산당 활동을 하고, 1936년 아내의 친구 이브 부르주아와 함께 중부 유럽으로 카누 여행을 떠난다. 도중에 잘츠부르크에서 아내 시몬의 배신을 알게 된다. 아내에게 마약을 공급하던 의사가 그녀의 정부였던 것이다. 지중해적 마초 기질을 지녔던 카뮈에게 이 일은 매우 큰 상처가 되었고, 이후로 그는 여자들에 대해 애증의 이중적 감정을 지니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 그를 구원한 것도 여자친구들이었다. 카뮈는 잔 폴 시카르와 마르그리트 도브렌이라는 여자친구들과 함께 알제 언덕에 집을 구입하여 함께 살았고, 거기서 <행복한 죽음>, <칼리굴라>같은 초기 작품들을 썼다. 

 

1938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티파사, 오랑 등에서 생활하며 여러 여자들과 연인관계를 가지고 오랑 출신의 프랑신 포르와 재혼한다. 

1942년 8월 카뮈는 알제리를 떠나 프랑스로 간다. 요양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보다는 작가로서 새로운 도약의 의미가 더 컸을 터다. 

카뮈의 작품 속 전반을 흐르는 부조리는 가난, 가족들의 불행, 질병, 첫 아내에게 당한 배신 등이 뒤섞인 것이 표출 된 것일 것이다.

카뮈는 <시시포스 신화>에서 부조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명철성이 살아나는 어떤 순간에는, 인간들이 하는 행동의 기계적인 면과 의미없는 무언극으로 인하여 그들 주위의 모든 것이 다 어리석게만 보인다. 한 사내가 유리 칸막이 저쪽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무언극 같은 뜻 모를 몸짓은 보인다. 이쯤되면 저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살아 있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겨나게 된다. 인간 자신에게서 엿보이는 비인간성을 접하면서 느끼는 막연한 불안, 우리 존재 자체의 모습 앞에서 경험하는 측량할 길 없는 추락, (...) 이것도 또한 부조리다."

우리는 행복하고자 하지만, 행복이란 무상한 것으로 우리는 죽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우리는 자신의 존재가 좀 더 위대해지는데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허약한 육체 속에 갇힌 우리의 존재가 조만간 죽음과 더불어 무의미해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요컨대 우리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수수께끼와 대면할 때, 전화 부스 안에서 요란하게 몸짓을 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 부조리의 감정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부조리라는 감정은 세상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과, 세상의 측량할 수 없는 비합리적 속성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다. ---p.104 ~ 105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우선 부정할 수 없는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카뮈는 <안과 겉>에서 "삶에 대한 절망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도 없다"라고 했다.

카뮈는 부조리는 긍정적 니힐리즘이요, 부정이 난무하는 시대를 헤치고 나아가며 생존의 길을 발견하기 위한 수단이다. 부조리한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획득해야 하고, 그것은 끊임없이 갱신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예술이 큰 힘을 주는 것이며, 죽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죽음의 형식조차 창조할 수 있는 예술이야말로 창조이자 반항이라고 했다. 이것이 카뮈가 도달한 결론이었다.

 

이방인을 통해 카뮈는 부조리를 폭발시킨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에정. 삼가 조의를 표함.' 이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어제였을 것이다.  - 작가수첩1, p.149

카뮈는 소설사에서 가장 멋진 서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유명한 구절을 써냈다. 

얼마 전 읽은 베르베르의 소설에 내가 죽었다. 도 여기서 뭔가 따오지 않았을까?

 

카뮈는 작가이기 전에 기자였다. 그는 알제리의 '알제 레퓌블리캥'의 기자로 자신의 삶에 많은 영감을 끼친 파스칼 피아를 만나게 된다. 파스칼 피아의 초청으로 카뮈는 드디어 프랑스에 입성하게 된다. 세상을 놀라게 할 소설 한편과 함께 말이다.

 

카뮈는 파리에서 약간의 고독과 싸우며 소설도 쓰고, 또 그를 평생 괴롭힌 병마 때문에 요양도 다닌다. 그는 이방인을 발표하고 프랑스 문단의 극찬을 받았고, 주목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당대 프랑스 최고 지성중 한명이었던 장 폴 사르트르를 1943년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지성으로 존대하며 최고의 지성적 동맹 관계를 유지했으나,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을 둘러싸고 갈등이 표출되었다. 카뮈는 이책에서 스탈린 치하 소련의 공산주의에서 보듯 폭력을 정당화하는 마르크스의적 혁명 개념을 거부한 반면, 사르트르는 역사의 진보라는 맥락에서 스탈린 편은 아닐망정 공산주의를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 사람 간에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벌어졌고, 1952년 완전히 결별한다. 

두 사람은 카뮈가 불의의 사고로 죽을때까지 다시는 보지 않게 된다. 

카뮈는 1957년 10월 16일 "오늘날 인간의 양심이 직면한 문제를 진지하게 파헤쳐 밝혀준 최고의 문학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역대 두 번째 최연소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하지만 프랑스 지성계 반응은 냉담했고 이로 인해 공황 장애를 겪게 된다. 

 

카뮈는 노벨상 수상금으로 프랑스 남부 산악지대인 루르마랭에 거처를 마련한다. 카뮈는 두번째 아내 프랑신과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카뮈는 첫번째 여인에게 배신당해 여성에게 애증의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자신 역시 자유 분방한 여자관계로 인해 프랑신에게 고통을 안겨준다. 

카뮈는 루르마랭에서 한 인간의 40년의 대서사를 다룬 작품을 구상하고, 써내려간다. 

하지만 이 소설은 주인공이 14살에서 멈춘다. 

1960년 1월 4일 카뮈는 미셀 갈리마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루르마랭을 떠나 파리로 향하던 중 자동차 사고로 이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와 사상적 이념 갈등으로 결별했던 사르트르는 "엄격하고 순수하며 준엄한 동시에 관능적인 그의 완강한 인문주의는 이 시대의 거대하고 기형적인 사건들과 맞서 승패가 불확실한 싸움을 벌여왔다"라며 그의 죽음에 경의를 표했다. 

 

마지막에 카뮈 문학의 키워드가 잘 정리되어 있다. 

1. 어머니, 2. 가난, 3, 절망, 4. 부조리, 5. 태양, 6.반항, 7.사형이 그것이다. 

 

이 리뷰를 보시는 어떤 분이라도 카뮈를 좋아하고, 예술가들의 삶을 따라가면서 나중에 그곳을 답사하는 여행을 계획하거나 마음속에 가지고 계신 분, 또는 이방인을 보며 이 책이 왜 유명하지? 또 카뮈의 다른 작품을 캄명깊게 읽으신 모든 분들은 이 책을 구매하라고 말하고 싶다. 카뮈에 대해서 더욱 잘 알고 작품도, 여행도 하게 되면 그만큼 더 잘 보이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앞으로도 100권이나 더 나올 것이라는데 벌써부터 그 엄청난 양의 책 구매를 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집에 있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다. 니체와 헤밍웨이는 집에 있어서 몇 번을 찾았는데 어디 있는지 못 찾았다.  집에 책이 너무 많은 관계로 가끔씩 이런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부조리한 상태인 것 같지만 지금은 당분간은 카뮈에 취해 있어야겠다.

 

좋은 기회 주신 아르테와 클래식 클라우드 담당자 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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