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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년 11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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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 /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폰 /안드로이드패드 /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PC(Mac) |
파일/용량 | COMIC(DRM) | 371.94MB 파일/용량 안내 |
페이지 수 | 약 264쪽 글자 수/페이지 수 안내 |
ISBN13 | 9791134897925 |
2024년 10월 04일 ~ 2024년 11월 30일
상시
19명의 예스24 회원이 평가한 평균별점
(스포 有)
사토는 누구인가? 사토는 플레이어이다. 7권에 나가이 케이의 입을 빌려 직접적으로 언급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 플레이어란 무엇인가?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임 외부의 나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플레이어는 실제로 '외부의 나'이며 게임에서 '내부의 캐릭터'를 조종한다. 내부의 캐릭터는 외부의 나에게 종속된 개념이며 내부의 캐릭터가 죽든, 체포되든, 다치든 외부의 나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게다가 내부의 캐릭터가 사라지고 다시 하나 새로 만들어 져도 실제로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실질적인 기억과 의식은 외부의 나가 가지고 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아인의 능력은 이러한 플레이어의 특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인은 상처를 입고 죽으면 모든 상처가 회복되며 부활한다. 그 상처가 머리, 그중에 뇌라고 생각해보자. 뇌가 손상을 입음으로써 기억에 손상이 오고 부활을 하게 되면 상처가 회복되며 기억또안 회복된다. 그러나 그 기억속에는 기억에 손상이 생겼던 순간의 기억또한 존재한다. 만약 몸을 그저 이전으로 회복시키기만 했으면 기억에 손상이 생겼던 순간의 기억을 기억할리가 없다. 아인은 기억과 의식이 신체를 초월한 어딘가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아인은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작품에서는 사토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어 같은 행동을 하는 아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의식적인 부정인지, 무의식적인 인지 왜곡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아인은 저러한 외부의 기억을 인정하지 않고 잠에 잤다 깨는 것과 같이 자신의 기억의 연속성을 근거로 자신은 이 신체 안에 존재하다고 인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사토는 정상적인 사고관을 지니지 않는 사이코적인 캐릭터였기에 그러안 인지 왜곡 없이 자신이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쉽게 이해하였다. 그래서 사토는 다른 아인에게 그러한 인지 왜곡을 알려주기 위해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머리 자르기라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아인에게 죽은 나와 부활하는 나를 구분해 외부의 기억을 강제적으로 인식시켜 플레이어임을 인식시키는 나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작품 내 플레이어(사토)라는 개념은 아인의 은유 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게임에서 주인공 보정을 받는 것처럼 기이할 정도의 운, 행운이 따르며 자신을 제압하는데 상대방은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마취총만을 고집하는 모습이 보여지기도 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건, 정말로 사토는 <아인>이라는 게임의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사토의 입장을 통해 스토리를 정리하면 그것은 우리가 게임(특히 fps 싱글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상황을 그대로 스토리화 하였다고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토는 플레이어화 된 후, 생명의 제한도 없고 행동을 함에도 제한이 없어졌다. 사토는 작품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재미를 추구하는 것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 아인 인권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테러를 일으킨다. 웨이브 1-3이라는 게임 에피소드들을 통해 점차 강한 적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별 문제 없이 제 3웨이브까지 성공하게 되고 그것에 질려버린 사토는 새로운 컨탠츠를 찾으러 다른 나라도 도망치려고 하게 된다.
이는 우리가 게임을 했다 질려 다른 게임으로 떠나기까지의 과정과 상당히 유사하다. 처음에는 분명 재미있게 즐겼지만 반복컨탠츠에 질려 다른 게임으로 떠나가는 모습은 분명 게이머라면 한번쯤은 겪어 봤을 상황이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사토와 나가이의 관계이다. 사토는 나가이에게 괴이할 정도로 집착을 하는가 하면 결말부에서는 집착을 다 내려두고 떠라려고 하는 등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그냥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토의 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게임의 은유로써 살펴보자.
사토는 게임에 질린 것이다. PVE(Player versus Environment)에 질린 것이다. 사토 자신의 기준으로 NPC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이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토가 이야기 초반 연구소에 침입했을 때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첫 아인과의 싸움, 나가이 케이와의 싸움이였다. 그때 느꼈던 신선한 경험을 다시 원했는지 제 2웨이브에서 나가이가 발견되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포지 안전으로 달려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가이 케이는 압도적으로 패배하였으며 사토는 실망했다. 사토는 이 실망의 원인이 나가이가 아직도 NPC의 모습을 버리지 못한 것 때문이라고 판단, 나가이의 머리를 자르려고 시도한다. 제 3웨이브에서는 나가이가 여전히 플레이어가 되지 못한것에 미련이 없어졌는지 다른 나라로 도망치려고 시도하게 된다. 그러나 기억상실이 온 나가이가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면서 '기억을 잃기 전 나'와 '기억을 회복한 후 나'를 구분하여 자신의 플레이어적 요소를 인정하였고 이를 눈치챈 사토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가이의 전면승부를 받아주게 된다. 사토가 그렇게나 원했던 PVP(Player versus Player)가 성립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나가이 케이와 사토를 각각의 숙적으로 만들었고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피할 수 없는 결말로 이끈 것이다.
그러니 말을 마무리하자면 <아인>에는 총 2명의 주인공이 있다. 나가이 케이와 사토. 그러니 각각 두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바라 볼 수도 있다. 만약 나가이 케이의 성장이야기를 집중해서 보았다면 나가이 케이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고 사토의 액션을 집중해서 보았다면 사토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사토의 관점에서 만화를 주로 바라보았다. 멋진 액션신 그것이 이 만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나가이 케이의 입장에서 그의 성장을 집중해서 한번 만화를 다시보고 싶다. 사토와 비슷하게 주변인들에게 싸이코 취급을 받언 나가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다정하고 친화적인 인물이 되었는지 보고싶다.
만화 <아인>은 아인이라는 불사능력을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게임적인 방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한 작품이다. 누구의 관점을 선택하냐에 따라 한 만화가 두 가지의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독특한 경험이었다. 스토리 작가가 떠났음에도 처음부터 모두 계획했는 것 처럼 수미상관에 맞는 엔딩도 그렇고 그림 실력 만큼이나 스토리를 짜는 능력도 대단한 것 같다. 만화계에서 고증이 좋은 밀리터리 액션물 또한 보기 어려운데 과연 이 작가의 차기작은 무엇이 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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