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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의 나비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박완서 | 푸르메 | 2006년 06월 25일 리뷰 총점8.9 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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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517g | 153*220*20mm
ISBN13 97889958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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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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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자 소개 (1명)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 경기도 개풍(현 황해북도 개풍군) 출생으로, 세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서울로 이주했다. 1944년 숙명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교사였던 소설가 박노갑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작가 한말숙과 동창이다. 1950년 서울대학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전쟁으로 중퇴하게 되었다. 개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완서에게 한국전쟁은 평생 잊을 수 없을 없는 기억이다. 의용군으로 나갔다가 부상을 입고 거의 폐인이 되어 돌아온 `똑똑했던` 오빠가 `이제는 배부른 돼지로 살겠다`던 다짐을 뒤로 하고 여덟 달 만에 죽음을 맞이하고, 그후 그의 가족은 남의 물건에까지 손을 대게 되는 등 심각한 가난을 겪는다.

그후 미8군의 PX 초상화부에 취직하여 일하다가 그곳에서 박수근 화백을 알게 된다. 1953년 직장에서 만난 호영진과 결혼하고 살림에 묻혀 지내다가 훗날 1970년 불혹의 나이가 되던 해에 [여성동아]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 이후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까지 뼈아프게 드러내는 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박완서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소재에 적절한 서사적 리듬과 입체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채로우면서도 품격 높은 문학적 결정체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우리 문학사에서 그 유례가 없을 만큼 풍요로운 언어의 보고를 쌓아올리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그녀는 능란한 이야기꾼이자 뛰어난 풍속화가로서 시대의 거울 역할을 충실히 해왔을 뿐 아니라 삶의 비의를 향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구도자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한국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데뷔작 『나목』과 『목마른 계절』,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아저씨의 훈장』, 『겨울 나들이』,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을 비롯하여 70년대 당시의 사회적 풍경을 그린 『도둑맞은 가난』, 『도시의 흉년』, 『휘청거리는 오후』까지 저자는 사회적 아픔에 주목하여 글을 썼다.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가는 행복한 결혼은 어떤 형태인가를 되묻게 하는 소설인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 점점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한다. 또 장편 『미망』,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등에서는 개인사와 가족사를 치밀하게 조명하여 사회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배반의 여름』은 1975년 9월에서 1978년 9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다. 「조그만 체험기」, 「흑과부黑寡婦」,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등에서 볼 수 있듯이 박완서가 그리는 모성의 힘은 실로 놀랍다. 성균관대에서 열린 ‘2006 호암상 수상자(예술상) 초청 강연회’에서 박완서는 이렇게 말했다. “내 문학의 뿌리는 어머니”라고. 박완서 특유의 수다스러움으로 풀어내는 모성의 힘은 힘센 것들만이 권력을 쥐고 판을 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뒤로 처진 자들의 아픔을 진정으로 위무해준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는 1987년 1월에서 1994년 4월까지 발표되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가족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 네 개나 있는데 그중「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남편의 죽음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아들의 죽음을 담고 있다.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은 특이하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는데 담담하게 이어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에서 가슴이 메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의 해후』에는 1984년 1월부터 1986년 8월까지 발표했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 「해산바가지」, 「애 보기가 쉽다고?」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기에서 나타나는 하층민들의 인간애는 가진 자들의 야만성과 대비되어 더욱 빛을 발한다.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은 1979년 3월에서부터 1983년 8월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수록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속물성과 위선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젊은 것들의 무관심과 조롱 속에서 외롭게 늙어가는 노인들의 모습을 담아낸 「황혼」, 「천변풍경泉邊風景」과, 출세한 자들의 허위를 그린 「내가 놓친 화합(和合)」, 「그의 외롭고 쓸쓸한 밤」 등이 그것이다.

『미망』은 조선조 말기에서 6ㆍ25 전쟁 직후까지 그 파란만장했던 시대를 한 개성 상인의 가족사를 통하여 재창조한 대하소설이다. 민족의 수난사와 더불어 고난과 격동의 시대를 험준한 산을 넘듯 숨가쁘게 살아온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박완서 소설 문체가 도달한 궁극적인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작가는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느낀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을 담아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펴냈다. 「친절한 책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어 노작가의 연륜과 성찰이 돋보이는 글을 선보였다. 1993년부터 국제연합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1994년부터 공연윤리위원회 위원, 1988년부터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으로 한국문학작가상, 『엄마의 말뚝』으로 제5회 이상문학상, 『미망』으로 대한민국문학과 제3회 이상문학상, 『꿈꾸는 인큐베이터』로 제38회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다. 2006년, 문화예술인으로서 처음이자 여성으로서도 처음으로 서울대학교 명예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입버릇처럼 "전쟁의 상처로 작가가 됐다."고 고백해왔던 그녀는 전쟁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경험으로 글을 써왔다. 여러 편의 장편소설과 수필집, 동화집을 발표하고, 2010년 8월 수필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마지막으로 2011년 1월 22일,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경기 구리시에는 '박완서 문학마을'이 조성될 예정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타계 이후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소설집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저문 날의 삽화』,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기나긴 하루』, 산문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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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주간우수작 환각의 나비, 그 힘겨운 날갯짓
평점8점 | t******2 | 2010-07-01 | 신고

슬픔의 층위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울증처럼 일상 속에서 때때로 정처없는 슬픔이 밀려오기도 하고, 온 인생을 관통하는 근원적인 상처로 인한 슬픔이 있을 수 있다. 박완서 작가의 '환각의 나비'를 읽으며 슬픔의 정체와 깊이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다. 썩 기분좋은 경험은 아니었지만, 아교처럼 끈적이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슬픔'이 묘하게도 위안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기실 문단의 많은 사람들이 90년대 후반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들을 '여성작가'란 테두리 안에서 논의하고 재단했다. 예의 여성성의 발로, 처절한 연애담과 내면 속으로 한없이 침잠하는 연약한 글쓰기란 꼬리표를 붙이며 말이다. 나또한 다양한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며, 일정 부분 괘를 달리하는 작가들, 가령 오정희, 신경숙, 은희경, 하성란, 김형경 등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이상하게도 박경리 선생과 박완서 선생의 경우는 달랐다. 왠지 모를 어려움. 노작가들이 풀어놓는 융숭한 문장의 실타래에 지레 겁먹고 멀리하기 일쑤였다. 5편의 중편이 실린 '환각의 나비'를 읽으며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출발은 여성성과 모성이다. 끊임없이 희생 당하고, 배신 당하고, 단 한번도 주인된 삶을 살아본 적 없는 우리네 엄마들. 특히 소설집에 실린 주인공들은 전쟁과 현대사의 격변기를 살아온 여성들이고, 자식의 죽음(뱃속의 아이까지 포함)이란 엄청난 상흔을 간직한 인물들이다.

 

모성의 범주에서 자식의 상실 혹은 자식으로부터의 버림 받음은 곧 자신의 삶 자체가 송두리째 위협받는 상황. 하여 단순히 여성성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모순되고 붕괴된 가족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이야기가 확장된다. 오정희 선생이 40~50대 여성의 삶을 특유의 유머로 풀어낸다면, 박완서 선생의 글 속엔 도저한 슬픔의 강이 흘러넘친다. 읽으면 읽을수록, 명치 끝을 송곳으로 찌르듯, 삼켜지지 않는 슬픔과 분노를 억지로 참아내듯... 힘든 책읽기가 되어버린다.

 

국내 유수의 문학상 수상 선집인 이 소설집. '그 가을의 사흘 동안'에선 한국전쟁 이후 창녀촌에 산부인과를 차리고 소파수술을 도맡아했던 한 여의사. 쉰을 앞두고, 필생의 소원으로 아기를 제손으로 받는 것을 꿈꾸다 좌초된 상황을 그린다. 원치않는 성폭행의 상흔을 간직한 여의사. 채 피지 못하고 죽어간 수많은 태아들이 절규하듯 아우성치는 꽃밭의 풍경.

 

'엄마의 말뚝2', '꿈꾸는 인큐베이터',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환각의 나비' 등 다른 작품 속에서도 엄마가 등장하고, 상처가 드러난다. 주인공은 그 상처의 정체 앞에 정면으로 대면하며, 때론 정신줄을 놓고 쓰러지기도 하고, 뜬금없이 통곡을 하며, 실종된 엄마를 먼발치서 바라만 보기도 한다. 최근에 읽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서 엄마의 시점으로 바라본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슬픔이 있다.

 

6월의 마지막을 함께 한 박완서 선생의 책. 이야기의 층위 그리고 그 속에 담겨지는 단단한 슬픔의 결이 내내 마음을 신산하게 한다. 그리고 가족의 복원이란 전반적인 주제를 논할 때, 그 중심엔 항상 '엄마'의 자리가 있음을, '엄마의 희생과 아픔'이 있었음을 또 한번 깨닫게 되었다. '환각의 나비'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말이 마치 내게 말을 걸듯, 힘겹게 날갯짓하는 나비의 모습처럼 처연하게 다가온다.

 

몸집에 비해 큰 승복 때문에 그런지 어머니의 조그만 몸은 날개를 접고 쉬고 있는 큰 나비처럼 보였다. 살아온 무게나 잔재를 완전히 털어버린 그 가벼움, 그 자유로움 때문이었다. 여지껏 누가 어머니를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드린 적이 있었을까. - P258 '환각의 나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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