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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00년 12월 3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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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38쪽 | 153*224*20mm |
ISBN13 | 9788936440039 |
ISBN10 | 8936440039 |
2024년 08월 21일 ~ 2024년 09월 30일
9월의 굿즈 : 타공 정리함/클립 북 라이트/디즈니 캐릭터 태블릿 파우치/손잡이 텀블러/메쉬 펜 파우치
2024년 08월 30일 ~ 2024년 09월 30일
2024년 09월 01일 ~ 2024년 09월 30일
상시
작은 용서가 가져온 큰 변화
-사슴과 사냥개를 읽고
내가 처음에 이 책을 봤을 때는 ‘사슴과 사냥개’라는 제목 때문인지 아님 겉표지의 그림 때문인지 조금 지루하고 철학적인 책일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숙제니까 그냥 읽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읽어보니 슬프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읽으면 일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고 이야기 속에 등장한 가난한 아이들의 어두운 삶을 보면서 이런 아이들을 만들어 내는 사회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마해송 작가님의 대표적인 이야기인 ‘사슴과 사냥개’라는 이야기는 사냥개인 비호의 이야기인데 처음에 비호는 자신의 주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들의 동지인 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잡고 괴롭힌다. 그러다가 자신이 다치게 될 때 까지 말이다. 그런데 자신들을 힘들게 했던 비호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비호에게 위협을 당했던 사슴이 구해준다. 나는 그런 선택을 한 사슴의 마음씨에 감탄했고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비호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고 그 뒤론 다른 동물들을 괴롭히지 않았다. 그러다 한 염소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 염소를 지키려다가 죽게 되는 조금은 슬픈 비극적인 결말이다. 나는 이런 결말이 너무 허무하고 슬펐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염소를 지키려다 죽은 비호는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생각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의 삶은 멋진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슴과 사냥개’라는 이야기에 대해 선생님께서 해석해 주신 것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마해송 작가님이 살았던 시대는 일제 강점기였기 때문에 이 이야기 속 동물들의 상황을 그 시대의 상황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우리 나라 백성들은 사슴과 같은 약한 동물들이고 사냥개는 친일파, 그리고 사냥개의 주인은 일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런 말을 듣고 이야기의 내용을 떠올려 보니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 작가의 표현에 감탄이 나왔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작가가 살던 시대에 대해서도 생각하면서 읽으면 여러 가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나는 사슴이 원수인 사냥개를 구해주는 부분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라는 질문을 해보게 되었고 나는 나의 목숨을 위협했던 원수를 만난다면 나는 그 사람을 구해주려는 마음을 가질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준 사람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다음 날, 전에 서로 오해를 가지고 있었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비록 대단한 사연은 아니었지만 나는 그 친구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는데 나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이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친구의 전화를 받을 때 나에게 든 감정은 짜증이 아니라 반가움이었고 나는 그런 반응을 보이는 내가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예전에 함께 즐겁게 놀았던 친구였는데 왜 서로를 싫어하게 되었을까? 이렇게 작은 일로 친구를 잃는 것은 후회할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사슴과 사냥개의 관계는 나와 서로 멀어졌던 친구와의 관계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내가 친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싶어진 이유는 책 속 이야기에 몰입해서 감정을 느껴보았기 때문인 것 같고 사냥개를 받아들인 사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같이 공유했기 때문인 것 같다.
요즘 시대는 의견이 충돌한다거나 상대방이 마음이 들지 않으면 서로를 헐뜯고 상처받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 나는 그런 사람들이 한번쯤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먼저 따뜻한 마음을 품어주면 좋을 것 같다. 싸워서 상대방을 눌러 이기는 것만이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주려는 마음을 가져 본다면 그들도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돌이키고 변화된 삶을 살지 않을까? 마치 사냥개를 받아들여 준 사슴처럼, 그리고 염소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 사냥개처럼 말이다. 작은 용서가 서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힘들지만 실천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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